마음 한쪽에 늘 담아두고 있는 친구가 있었다. 우리는 아래윗집에 살아 눈만 뜨면 만났다. 잘 싸우기도 했지만 금세 풀어져 또 어울려 놀곤 했다. 초등학교는 10여 리를 걸어서 가야 했다. 비 오는 날이면 개울물이 불어나 금방이라도 우리 몸을 집어삼킬 듯했다. 그런 개울을 몇 개나 건너야 학교에 도착했다. 겨울은 우리를 더 혹독하게 단련시켰다. 눈보라치는 벌판의 추위는 살을 에는 정도가 아니라 공포였다. 그렇게 늘 붙어 다녔던 친구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를 따라 이사를 가버렸다. 그날의 서운했던 마음은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었
눈보라 속으로 뛰어들어야 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닦아야만 했으니까. 희망이 보이는가 싶더니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망연자실 고개를 떨어뜨렸지만 초석이 다져졌고 단단한 징검다리가 놓였다. 노력은, 꿈은, 그렇게 현실이 됐다. 한 달여 남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삼수(三修) 만에 이뤄낸 쾌거’라고 말한다. 세 번의 도전 동안 수많은 사람의 헌신과 노력, 열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올림픽 또한 없을 것이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위해 발 벗고 나섰던 노장을 기억해냈다. 前 강원도국제스포츠지원단장이자 現 아라웰다잉연구회 회장인
새해가 되면 나이 드는 걸 무턱대고 슬퍼하기만 해야 할까. 무조건 서러워하고 쓸쓸해하기보다는 흘러가는 세월의 흐름을 노련한 서퍼처럼 즐길 수는 없을까. 당당하고 지혜롭게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는 것, 바로 웰에이징(Wellaging)이다. 몇 해 전 영국의 한 TV 채널에서 ‘멋진 패셔니스타(Fabulous Fashionistas)’란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6명의 80대 여성이 등장하는데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확고한 패션 취향을 드러내며 스타일 배틀을 펼쳤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말미에 한 출연자
임진왜란이 치욕의 역사였다면, 정유재란은 왜군이 충남 이북에 발도 못 붙인 구국승전의 역사다. 그 전적지는 진주, 남원, 직산 등 삼남지방 곳곳에 있지만 옛 자취는 찾기 어렵다. 뚜렷한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은 왜군이 남해안을 중심으로 농성하던 성터들이다. 주로 경남 중동부 해안에 밀집한 왜성 터들도 오랜 세월 허물어지고 지워져 갈수록 희미해져간다. 왜성이라는 이유로 사적지 지정이 해제된 탓이다. 근래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그 중요성에 눈을 떠 옛 모습대로 복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는 아직도 방치되어 있다.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에 출연해 사랑스럽고 쾌활한 모습을 보이는 배우 추자현의 남편, 중국 배우 우효광은 ‘우블리’로 불리며 시청자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장훈 감독의 영화 ‘택시운전사’에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송강호와 함께 주연으로 나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등 외국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미국 배우 데이비드 맥기니스가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해 시청자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내에서 최고 인기를 누릴 뿐만 아니라 중국,
2018년, 드디어 58년생 개띠들이 회갑을 맞이한다. 우리나라는 61세가 되면 회갑(回甲) 또는 환갑(還甲)이라 하여 특별히 생일잔치를 열었다. 요즘이야 식구들 모여 소박하게 밥 한 그릇 나누어 먹지만 말이다. 회(回)나 환(還)은 한 바퀴 돌아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는 뜻이라는데, ‘자리로 돌아왔다’는 그 말에서 알 수 없는 무게가 느껴진다. 어쨌든 회갑을 맞이하는 벗들에게 안부를 묻고 싶다. 땡볕 내리쬐는 공사장에서, 시끄럽고 위험한 공장에서, 갑갑한 사무실에서, 긴장이 넘치는 병원에서, 영혼 없는 학교에서, 쓸쓸한 들녘에서,
모델! 시니어들에게 차별화된 자부심을 심어주는 명칭이 아닐까? '나 이렇게 멋지다!' 패션쇼를 할 때 그들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으로 빛난다. 가슴이 터질 것만 같은 열정으로 가득하다. 모델은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대다수 여성들의 로망이다. 요즘은 남성들도 많은 관심이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에는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 2026년에는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은퇴 후 재정적·시간적 여유가 있는 시니어를 강력하게 끌어들일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은 없을까?
혹한을 이기는 필자만의 비장의 무기가 있다. 휴대용 손난로이다. 여름철에 올해 유행했던 손풍기가 유용했으므로 겨울철에는 손난로가 제격이다. 손풍기는 젊은 여자들이나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 편견이다. 더우면 노인이라도 손풍기를 쓸 일이다. 겨울에 손난로를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핫팩이 아니라 손난로이다. 금속으로 되어 있고 안에 솜이 들어 있다. 솜에 라이터 기름을 넣고 불을 붙여 주면 하루 종일 안에서 타면서 열을 낸다. 너무 뜨거워서 헝겊으로 된 케이스가 있다. 케이스에 넣고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된다. 아침마다 기름
노인이 돌아가시면 동네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처럼 지혜의 보고가 사라졌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살아있을 때 노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필자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먼저 살아 본 인생선배의 말씀에 귀기울이고 반면교사로 삼는 것을 좋아한다. 올해 86세인 ‘이00’ 할아버지는 필자와 치매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함께 하시는 분이다. 치매환자가 대부분 할아버지보다 나이가 어리다. 형님이 동생들을 케어 하는 형상이다. 이분은 6·25전쟁 때 함경남도에서 피난을 내려왔는데 그때 나이가 19세였다고 한다. 19세라는
손주 돌보기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중요 이슈로 떠오른 지 오래다. 자녀 내외가 맞벌이해야 하는 현실을 살고 있어서다. 경제적 사정이 허락되면 아이 돌봄 전문인을 활용할 수 있지만, 대체로 친정이나 시댁의 부모가 그 일을 대신한다. 또한, 손주 돌봄 자체가 노후 삶에 보람을 주기도 해서다. 남의 손에 맡기느니 힘이 들어도 내리사랑을 베풀기 마련이다. 유아원이나 어린이집에 안전하게 보내고 먹거리를 챙기는 일 등이 기본이다. 정성을 다해 열심히 해도 때로는 마찰이 일기 마련이다. 한눈판 사이에 가구에 부닥쳐 생채기를 내기도 하여 며느리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이 있어서 은행에 통장정리를 하기로 했다. 필자는 대부분의 은행 업무를 인터넷으로 처리하다보니 한 달에 수십 건의 은행일도 안방이나 직장의 책상에서 대부분 해결 한다. 그러나 별 중요하지도 않으면서 꼭 은행을 방문해야 하는 일이 통장정리다. 인터넷으로 다 확인 한 일이지만 통장정리를 해 오던 습관으로 은행에 가서 통장정리를 하고 다 쓴 통장은 보관하고 새 통장을 발급받는 일이다. 거래하던 은행에 10시경 가보니 대출상담이나 펀드가입 등 차원 높은 은행업무일을 보는 사람은 별도의 창구에서 한산하게 있고
늘 생각해 오던 어딘가를 다녀오면 그것이 비타민이 되어 한동안 그 약발이 이어진다고나 할까. 남들처럼 충전이 되고 또 다른 에너지를 얻어내어 다가오는 시간에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하더라도 한동안의 되새김은 분명 활력소가 되어준다. 또한 적어도 그저 궁금했던 것을 마주해 보고 내 현재의 지점을 희미하게나마 알아내는 정도는 되어준다. 독특하기만 한 인도 문화를 단순히 매력으로 바라보는 시선 속의 호기심이나 단순함에는 매체의 영향도 있다. 책 속에서 읽었던 그들의 삶이나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지를 가까이에서 느껴보는 것도 흥미롭다. 이번
손녀가 할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할머니! 크리스마스 날 할아버지가 산타크로스할아버지 옷을 입고 선물을 갖고 온다고 하는데 진짜야?’ 손녀는 이제 7살이다. 누구로부터 무슨 말을 들었고 거기에 자신의 상상력을 보태서 하는 말이다. 할머니는 어떻게 대답해야 올바른 대답일지 몰라 잠시 머뭇거렸다고 한다. 손녀는 산타할아버지가 실제는 없다는 것을 알아버린 것 같다. 그런데 해마다 선물을 받으니 할아버지가 산타 옷을 입고 밤에 몰래 와서 주고 가는 모양이라고 믿는 것 같다. ‘응 할아버지가 산타 옷을 입고 선물을 갖고 오실거야 예원(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국립무용단의 춤사위가 펼쳐졌다. ‘향연’ 이것이 우리의 춤이다, 라는 제목으로 관객에게 보인 무대는 숨 막힐 듯한 아름다움이다. 정중동이라는 말처럼 수십 명의 무희가 고요한 가운데 손짓하나 발걸음 하나까지도 어쩌면 그리도 똑같이 움직이는지 다음 동작을 놓치지 않으려 눈 한번 깜빡할 수 없었다. 한국무용을 보게 되니 옛 생각이 밀려왔다. 꿈 많던 여고 시절 우리 학교에서는 과외활동으로 특활반이 있었다. 교과 과정과는 별도로 여러 가지 많은 과목 중 원하는 수업을 받을 수 있었는데 공부에 취미 있는 친구들은 과학반
한 대학병원에서 안타까운 신생아 집단사고가 났다. 그 원인을 찾느라고 노력하지만 시간이 걸린다. 병원의 부주의에 따른 ‘집단감염’이 유력한 사고원인의 하나로 의심된다. 예전처럼 ‘인재’라는 뻔한 결론이 사고대책의 전부가 될 터이다. 요즘은 한파가 몰아치면서 감기가 크게 퍼졌다. 어린 학생들은 학교 다니기 어려워졌다. 인구가 밀집한 도회지에서 흔히 발생하는 집단감염이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공중장소를 가려서 가고, 학교는 임시휴교를 하는 경우도 있다. ‘집단감염’을 피하려면 ‘집단‘을 멀리 하여야 한다. 손녀가 산후조리원에서 집단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