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인상이 험악하고 머리에 뿔 달린 괴물들이 살고 있지 않을까? 필자가 처음 교도소 봉사를 갔을 때 가졌던 생각이다. 세상에 온갖 흉악한 범죄자들만 모아 격리해놓은 곳이니까. 왠지 모를 으스스한 선입견을 품고 전라도 광주의 모 교도소로 출발을 했다. 새벽에 출발하는 차안에서 느낌은 여행의 설렘도 아닌 묘한 감정이었다. 교정직 프로그램에 우리가 맡기로 한 것은 ‘인성교육’이었다. 새벽바람을 헤치며 일찌감치 도착하니 난공불락의 성곽처럼 높은 담벼락의 건물이 버티고 있었다. 철조망이 처져있고 군데군데 감시카메라와 초소가 보였다.
언젠가 ‘바람의 딸’로 유명한 국제구호활동가 한비야 씨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참 공감 가는 이야기가 있었다. 노후에 가장 행복하게 사는 법 4가지가 있는데 그것이 무엇일까요? 하는 물음이었다. 세 가지까지는 모두가 아는 내용이어서 잘 대답했는데 네 번째는 의견이 분분했다. 그 4가지는 첫째가 돈이요, 둘째가 아내요, 셋째는 무엇인가 할 일이 있다는 것이었다. 마지막 넷째가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그것은 ‘혼자서도 잘 노는 법’이라고 했다. 자녀들이 다 출가하여 빈 둥지가 된 집안에 아내와 함께 살아도 어느 정도는 각자의 취
빨래집게, 빨래만 집으라는 법이 있는가? 빨래집게의 쓰임새를 바꿈으로써 스마트폰 카메라 셀카 촬영에 편의성을 주게 했다. 필자는 사진작가로 일반 카메라에 이어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한 사진 촬영 기법에 대해 강의를 한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가르치기도 하여 어떻게 하면 돈을 적게 들이면서 보다 편리하게 사진 취미 활동을 할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한다. 그런 방법의 하나로 집안에서 늘 사용하고 있는 간단한 빨래집게를 활용하여 셀카를 찍는 방법을 개발했다. 사용해본 어르신뿐만 아니라 젊은 층도 신기해하며 재미있어한다. “빨래집게의 용도변
연극표 두 장이 공짜로 생겼다. 같이 갈 한사람의 여분이 있다. 평소 알고 지내던 K가 선 듯 같이 가지고 한다. 흔쾌히 OK사인을 보냈다. 혹 잊어버릴지 몰라 전날 카톡을 보내고 연극시작시간 두시간전에 카톡을 다시 보냈다. K가 읽었다는 표시를 확인하고 태평하게 있었다. 그런데 연극시간 다 되도록 만나기로 약속한 매표소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지금 전화해도 어차피 오지 못할 시간이다.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끓어오르는 화를 ‘무슨 일이 있을 거야! 그냥 약속을 지키지 못할 사람
사람이 많이 몰리는 관광지나 명승고적지를 가면 가파른 바위에 이름을 페인트로 쓰거나 심하게는 큰 바위에 이름이나 글자를 파서 새긴다. ‘000을 사랑해!’, ‘우리사랑 영원히’ 라는 글이다. 이런 글자를 본 애인이 감동해주길 바란다. 나를 그토록 사랑해주는 용감하고 멋있는 사람으로 알아주길 바란다. 여러 사람들에게 이름을 공개해 변하지 않을 대못을 박고 싶은 심정에서 한 행동임은 알 것 같다. 하지만 방문객의 대부분이 얼마나 사랑했으면 또는 얼마나 사랑이 변치말기를 기원했으면 바위에 이름까지 새길까!,하고 부러워하고 축하해주는
저녁 6시쯤 당구 천적들끼리 모인다. 간단하게 술안주 몇 점 먹다 보면 저녁 식사 겸 허기가 해결된다. 그리고 각자 자신이 이길 거라는 포부를 안고 당구장으로 향한다. 보통 3~4명이 3쿠션을 치게 되면 한 시간 가량 걸린다. 한 시간 반이 걸리기도 한다. 그러면 다시 출출해진다. 다시 술집으로 간다. 막걸리 몇 순배 더 돌다 보면 앞에 친 결과를 놓고 다시 승부욕을 불태운다. 술도 얼얼해서 이번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치면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2차로 당구장으로 향한다. 여기서 집이 먼 사람은 작별인사를 해야
당구가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에 도전했으나 다른 종목에 밀려났지만, 2024년 파리하계올림픽에서 정식종목 채택에 재도전한다고 한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당구의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은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당구 동호인으로서도 반가운 일이다. 정식 종목 채택은 당구를 보는 사람들의 시각이 달라져 당구의 위상도 높아진다. 당구 치러 간다고 하면 지금은 오락으로 보는 경향이 있으나 앞으로는 운동하러 간다는 말을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프로 당구 선수들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며 당구를 즐기는 동호인들의 자부심도 커질 것이다
소수의 점유물이었던 수제 맥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내손으로 만드는 수제 맥주 체험을 위해 송파구 삼전동에 위치하고 있는 아이홉맥주공방을 찾았다. 시니어 공감 매거진 ‘브라보마이라이프’ 동년기자인 필자는 브라보 정지은 기자와 톡을 통해서 석촌역 7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막상 석촌역에 도착해보니 지하철 공사관계로 7번 출구가 폐쇄되는 바람에 6번출구를 통해 올라 갔다. 조금 늦은 시간에 정 기자와 만나서 공방까지 걷기로 했다. 사실, 이 곳은 필자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아주 가까운 곳이다. 많이 지나쳐 다녔지만 이곳에 이런
1998년 개봉한 영화 ‘편지’는 죽음을 앞둔 주인공 환유(박신양 분)가 연인 정인(최진실 분)에게 남길 유언을 녹화하는 장면으로 유명했다. 당시만 해도 영상으로 유언을 남기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죽음준비교육이나 죽음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유언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보급까지 더해지면서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유언을 남기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필요 이상으로 엄숙해질 필요는 없지만 형식은 갖춰야 법적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여자들보다 많다.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도 입을 쫙! 하고 벌렸다. 집 안방을 빼곡하게 차지한 아이들(?)의 정체. 스튜디오 사무실 가장 좋은 곳에 자리 잡은 때깔 요망진 것들! 바로 형형색색 다양한 모습의 화장품이다. 그렇다면 주인은 여자? 아니 남자다. ‘댄서킴’으로 불리던 개그맨 김기수가 웃음보따리가 아닌 화장 도구를 들고 나와 대박을 터트렸다. 들어는 봤는가? 뷰티크리에이터 김기수! 어둠 속에서 ‘예뻐지고 싶다!’를 외치던 남자들이여, 이제 당당히 세상 밖으로 나와 김기수와 함께 꽃단장 한번 제대로 해보자.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 고인이 된 코미디언 이주일 씨의 유행어다. 못생긴 얼굴과 모자란 듯한 행동과 어눌한 듯한 말투 코미디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어찌 보면 관객들은 대리 만족을 느끼면서 좋아했지 싶다. 인간의 심리는 묘한 측면이 있음이다. 어떠한 모임의 경우라도 대화 중에 자기나 남편, 아내 또는 자식, 재산 자랑을 하면 상대는 은연중에 비교의식과 열등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대화가 부드럽게 이어지지 못한다. 어른들 사이에 손주 자랑을 하면 만 원 지폐 한 장을 내어놓고 나가라는 말이 생긴 이유다. 자랑하게 되면 심리적 거리를
추운 겨울 아침 며느리가 전화했다. 친정엄마가 동치미를 보내셨는데 어머님께도 갖다 드리라며 한 통을 더 주셨다 한다. 말만 들어도 너무 기분이 좋았다. 사부인의 김치 솜씨는 익히 알고 있어서 맛보게 될 동치미에 벌써부터 입맛이 다셔졌다. 사돈댁이 사는 곳은 충청도인데 마당에서 익힌 동치미라 했다. 며느리가 들고 온 동치미에는 탱글탱글한 무가 알차게 들어 있었다. 그 자리에서 한 국자 떠 국물을 마셔보았다. 달콤 시원하며 쨍한 맛이 났다. 이 맛은 예전 정릉의 마당 넓은 집에 살던 때를 떠오르게 했다. 결혼하기 전까지 살았던 정릉
아침 신문을 보니 한때 잘나갔고 장래도 촉망되던 한 정치인이 미투(Me Too)운동에 연루되어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나락에 빠져버렸다. 안타까운 일이다. 자고로 ‘남자는 세 끝을 조심하라’는 말이 생각난다. 하나는 혀끝, 손끝, 그리고 바지 아래 돌출물 끝을 얘기한다.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다소 다르긴 하나, 혀끝은 말로 인한 실수를 뜻하고, 손끝은 도박이나 주먹을 쓰다가 문제를 만드는 예를 말한다. 바지 아래 돌출물은 인간의 본능이라 억제하기 힘들지만, 무분별하게 사용하다가는 인생을 한순간에 나락에 빠트리는 위험한 도구다. 말
SNS가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과연 이렇게 발달하다 보면 어떻게 될까 고민하게 해주는 충격적인 영화이다. SNS를 통한 남들과의 소통은 미덕이자 의무인 사회이다. 반면에 SNS에 동참하지 않고 혼자 지내는 사람은 은둔자 또는 성격이 이상한 이기적인 사람 취급을 받는 사회이다. 본인이 원하지도 않았는데 초대된 단체 톡에서 탈퇴할 때 우리는 이런 비판과 후유증을 각오해야 한다. 영화 ‘서클’은 제임스 폰솔트 감독 영화이며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 데이브 에거스의 동명 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똑순이 엠마 왓슨이 ‘메
살아 온 날 중에 댄스스포츠 경기대회에 출전한 일들은 하나하나 귀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수백만 명의 댄스 스포츠 동호인 중에 정식 댄스 스포츠 대회에 선수로 참가해 본 사람은 극소수이다. 그러므로 그런 면에서는 행운아인 셈이다. 처음 댄스 대회에 출전한 것은 댄스에 입문한지 10년이 지난 2000년대 초 쯤으로 기억된다. 당시 동덕여대 총장 배 대회에 라틴 포메이션으로 출전했다. 필자 외에 여러 커플이 한 팀으로 출전했다. 주차장에서 연습을 하는데 필자의 옷소매 단추가 파트너의 가발에 걸려 낭패를 본 적이 있다. 필자가 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