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 37년의 삶 동안 극한 가난과 고독에 시달리며 끝내 자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무려 879점의 그림을 남겼다. 그런 고흐의 영원한 후원자였던 동생 테오는 궁핍하지만 숭고한 예술혼을 지닌 형에게 금전적,정신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고흐는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 동생에게 편지를 썼는데, 그 수만 668통에 이른다. 그중 고흐의 예술적 고뇌와 작품의 비화를 엿볼 수 있는 편지 40여 통이 담긴 ‘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책방에서 만나봤다.
약소국이라 강대국에 당하기만 했던 아르메니아에 대해 알게 해준 영화이다. 역사적으로 한때는 강성했으나 수없이 인근 외국 군대에 수난을 당한 비극적인 민족이 아르메니아인들이다. 지금 터키와 인접한 조지아, 아제르바이잔과 이웃한 소국이다. 1992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했다. 해발 1,800m에 위치해 있고 인구 360만 명의 소국이다. 이 영화는 그 당시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대학살로 160만 명이 희생된 1915년을 배경으로 한다. 테리 조지 감독 작품이다. 주연으로 미국인 사진기자 역에 크리스찬 베일, 아르메니아 출신 의대생 미카엘
인류학강의 시간. 교수님은 키가 훤칠하고 얼굴이 맑았다. 깊은 표정, 차분하고 박식했다. 무채색의 옷차림으로 여대생들의 감성을 자극할 만큼 충분히 멋졌다. 미팅을 즐기느라 책을 잘 읽지 않는 우리에게 말했다. “하버드에 적응하느라 긴장을 풀지 못했어. 읽으라는 책이 얼마나 많은지 체력과의 싸움이었지. 다 읽지 못하고 가는 날은 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가 없었어. 본토인들은 그냥 읽기만 하면 되지만 단어까지 찾아가며 읽느라 시간이 더 걸렸거든. 또 강의 중 말을 놓치기라도 하면 다른 학생의 노트까지 빌려야 했어.” “시험기간에는
지난 가을에 도시여행 해설가과정 교육을 받았는데, 그 교육에서 필자가 우리 조를 대표해서 해설을 맡게 되었다. 평소에 성북동에 대해,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생각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터라, 성북동을 해설하기로 정하고 답사를 갔다. 평소에 아담하고 아름답다고 입소문난 길상사엘 갔다. 경내를 둘러보다가 ‘길상화 보살’의 사당과 공덕비 앞에서 그만, 넋을 잃고 답사온 목적도 잊은 채,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그만 꽂혀버린 것이다. 필자가 필이 꽂힌 것은 한편의 시가 적힌 ‘시비(詩碑)’였다. 시비에는 기생 진향이와 시인 백석의 사랑
얼마 전 자연생태가 잘 보전된 습지를 돌아보고 왔다. 다녀온 후 내내 우리 인간들이 움직이기만 해도 자연환경에 피해를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무분별하게 파헤치는 것을 하루빨리 멈추고 녹지를 살려야만 야생 동식물들이 살아갈 수 있음을 확인하고 온 날이었다. 전북 고창엘 가면 운곡습지가 있다. 이곳은 농민들이 논밭을 일구며 살아가던 시골마을이었는데 1980년대에 영광원자력 발전소가 생기면서 냉각용수 공급을 위해 9개 마을 주민을 이주시켰다. 그리고 운곡저수지를 건설했고 그 후 40년 가까이
우리는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을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웅으로 기억한다. 그의 이전 경력이 주로 군 관련 경력에 치우쳐 있어 그를 무장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그는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넘는 화가였으며 소설, 신문 칼럼, 에세이 등 글을 잘 쓰는 문필가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전쟁이 끝난 후 집필한 ‘제2차 세계대전 회고록’으로 195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 ‘다키스트 아워’는 영국 해군장관 출신의 정치인 윈스턴 처칠이 전시내각의 총리로 임명되는 1940년 5월 10일부터 덩케르크 작전(다이
어느새 봄의 기운이 느껴진다. 아파트 뒤편 개울에 꽁꽁 얼었던 얼음과 눈도 녹아서 조금 깊은 여울에는 콸콸 소리를 내며 물결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며 되풀이되는 자연의 변화가 신비스러워 베란다에 서서 한참을 내려다보았다. 날씨도 풀렸고 오랜만에 삼총사 친구가 만나 영화 한 편 보자고 의기투합했다. 한동안 비싼 값 주고 영화를 보다가 시니어 할인을 받게 되어 신났었다. 그런데 지난번 영화표를 살 때만 해도 4000원이었는데 지난 2월부터 가격이 올라 오늘 5000원이라고 한다. 친구가 미리 검색해 온 대로 외국영화 ‘
세상엔 참으로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역사가 있다. 우리나라도 건국부터 왕조가 바뀌는 동안의 역사 이야기를 필자는 소설보다 더 흥미롭게 배웠다. 왕위에 오르기 위해, 아니면 왕권을 지키려고 암투와 배신, 음모 등 많은 술수가 동원되는 건 동양이나 서양이 마찬가지인 것 같다. 따스한 겨울 어느 날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영국의 역사 한 부분인 리처드 3세 이야기를 다룬 연극을 보았다. 영국의 역사도 이야기책을 읽는 것처럼 매우 흥미진진한 에피소드가 많다. 동화인 줄 알고 있던 내용도 실은 역사의 한 부분이었다는 걸 알게 되기도 한다
일주일 전 혹시 아내가 3월 9일 콘서트 약속을 잊을까 염려되어 아내에게 카톡을 보냈는데 집에 와 보니 아내가 집에 없었다. 아내는 카톡을 보고 지웠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당일인줄 알고 약속장소인 국회의사당 역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프닝으로 참가 연습을 한 후에 어제는 정확하게 함께 만나 작년 음악회 때 식사를 했던 생선구이 집에서 연어구이를 맛있게 먹고 KBS 본관 매표소에서 공연 입장권을 받고 대기 중 오랜만에 만난 동년 가자단 지인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동년가자단원 모두가 일필휘지에 품위가 있는 분들이라 함
이투데이 신춘음악회 ‘2018 따뜻한 콘서트’가 3월 9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공연은 7시 30분, 전 MBC 아나운서 서현진의 진행으로 시작했는데 객석은 이미 꽉 차 있었다. 순서지에는 K'ARTS 발레단, 김남윤과 바이올린 오케스트라, 프르테 디 콰트로와 발라드 가수 김범수가 아주 간단하게 소개되어 있었다. 첫 공연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진이 이끄는 K'ARTS의 발레로 시작되었다. 발레리나 민세연과 발레리노 이은수는 자그마한 체구로 대단한 기교는 느껴지지 않지만,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민세연은 깃털 같은
연극이나 문학을 조금만 공부해도 쉽게 알 수 있는 이름, 안톤 체호프(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1860∼1904)와 외젠 이오네스코(Eugène Ionesco, 1909∼1994). 이들은 사실주의극과 부조리극의 대가이다. 생몰연도를 보아 일치하는 부분이 없는데 산책을 하다니. 연극 제목이 희한하다. 체호프와 이오네스코가 배역으로 등장하는 창작극? 각자 다른 시대를 살다 간 작가 이름이 함께 거론되는 연극의 제목이 궁금해 공연장 문을 두드렸다. 물과 기름 같은 연극, 해설로 만나다 한국
매년 봄이 오는 길목에서 이투데이 신춘음악회 '2018 따뜻한 콘서트'가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올해는 벌써 6회 공연이지만 필자는 운 좋게도 작년 이맘때쯤에 5회 공연을 관람하고 이번에 두 번째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송파에 살고 있는 필자는 조금 이른 시간에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섰다. 퇴근시간의 지하철 9호선은 지옥철이었다. 공연시간보다 다소 이른 저녁 일곱 시 직전에 도착하여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근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는 KBS로 올라갔다. 입장하기 직전의 KBS홀 로비에는 삼삼오오 지인들끼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러시아 예르미타시박물관의 소장품 전시인 ‘예르미타시박물관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이하 예르미타시박물관展)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4월 25일까지 전시된다. 러시아 박물관에서 왔다고 해서 러시아 작품을 생각했다가는 오산이다. 17,18세기 러시아 여제 예카테리나 2세가 프랑스에서 수집한 회화와 더불어 20세기 초 러시아 기업가들이 사서 모은 인상주의 회화, 조각, 소묘 작품 등 80여개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1991년 이후 26년 만에 성사됐다. 당시 예르미타시박물관의
교보문고 광화문 세미나실에서 ‘생각의 깊이 사진으로 더하다’라는 제목으로 달을 넘기며 강의한 내용이 ‘사진으로 만나는 인문학’이란 책으로 출간되었다. 나는 출판사에서 제안한 인문학이란 단어에 손사래를 쳤다. 솔직히 부담스런 제목이었다. 그런데 몽골에서 다시 인문학을 꺼내 들 일이 생겼다. 아직 추운 몽골 봄 평원에서 인문이란 단어가 푸른 하늘로 경쾌하게 피어났다. 사진기를 들고 며칠째 몽골의 부자를 따라다녔다. 국어사전에 정의된 부자란 재물이 많아 살림이 넉넉한 사람을 뜻한다. 그리고 요즘 재물의 척도는 물론 돈이다. 그러나 내
왜 여행하느냐에 대해서는 사람 수만큼 다양한 정의와 이유가 있지만 아마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일상에 묻혀버린 꿈과 환상을 충전하기 위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가 “어른이 된다는 건 시시해지는 것”이라고 일갈했듯이, 인생은 예술작품이 아니고 영원히 계속될 수도 없다. 나이가 들면서 어쩔 수 없이 꿈이 있어야 할 자리에 후회가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하고, 이럴 땐 다시 한 번 꿈을 충전하기 위해 무언가라도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어떤 여행도 열정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여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