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 포기가 돋아나오고…’ 길거리 음반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다. 중장년이라면 금세 알지만 10~30대 젊은 층은 거의 모르는 노래다. 1970년대 활동했던 정미조(67)가 부른 ‘개여울’이다. 그 정미조가 37년 만에 대중 곁으로 돌아왔다. 정미조뿐만 아니다. 정미조처럼 1970년대 전성기를 구가하다 활동을 중단했던 가수들이 최근 대중음악계에 속속 복귀하고 있다. 지난 3월 14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 로비에서 꽃다발을 든 50~70대 수십 명
아는 만큼 보인다는 옛 말이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송강(松江) 정철(鄭澈)의 을 우연히 최근 다시 읽어 보니, 과거에는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이 다시 보이는 것이 아닌가? 예컨대, 의 첫머리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江湖애 병이 깁퍼, 竹林의 누엇더니,’ ‘강호에 병이 깊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당서(唐書) 에 나오는 ‘천석고황(泉石膏肓)’이란 성어를 우리말로 표현한 것이다. 당 고종 때의 은사 전유암(田游巖)은 기산(箕山)의 허유(許由)가 기거하
동년기자 박미령 나이가 드니 추억이 재산이라 지갑에 남은 돈 헤아리듯 옛 생각만 뒤적인다. 특히 6월이 오면 찬란한 하늘 너머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하늘나라에 먼저 간 친구다. 그 젊은 나이에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져 한 달 내내 애태우다 겨우 찾은 그녀는 얼굴도 알아볼 수 없었다. 얼굴은 내 마음속에만 있었다. 꽤 마음이 통하는 벗이었다. 급작스레 가버리니 가족과 주위 사람들은 혼이 나갔다. 남은 사람들은 그녀와
지난 5월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372 여의도복지관에 어린이부터 중장년층,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통합 복지시설이 완공돼 개관했다. 이 시설엔 중장년층의 제2인생을 지원하는 ‘영등포50플러스센터’(3, 4층), 어르신들의 활기차고 건강한 삶을 지원하는 ‘구립여의도어르신복지센터’(2층), 꿈을 키우며 사랑을 나누는 ‘둥근마음어린이집’이 입주해 있다. 특히, 다른 복지관과 차별화를 둔 시설은 ‘영등포50플러스센터 다. 이 센터는 인생 이모작을 창조하고, 지원하는 지역 기반 거점으로서의 ‘미션’을 가지며, 장년
11년전 여름, 그러니까 미국 시애틀에 살던 2005년 7월 중순경의 일이다. 당시 필자는 부산소재 모 수산회사의 1인 지사장으로 시애틀에 근무하던 시절이었다. 말이 지사장이지 고정수입이 없는 프리랜서형 지사여서 힘겹고 배고프던 때였다. 23세부터 23년간 당연시 여긴, 중독중의 최고라고 여겨지는, '월급'이 없어 마음이 황량한 때였다. 당시 알래스카의 오지 공장들로 연어알 수집을 위해 출장가는 삿뽀로 소재 일본 Buyer의 통역으로 그를 대동, 2주간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험한 여정이 예상됐지만 한푼의 커미션이 아쉽던
이재준(아호 송유재) 꼭 42년 전 이맘때, 설악산 장군봉의 금강굴에서 홀로 7일을 지낸 일이 있었다. 군 제대 후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깊은 생각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매일 마등령을 오르내리며, 세찬 바람에 스쳐지나가는 운해(雲海)의 그림자 밑에 누워 마음을 비우려 안간힘을 다했다. 새벽마다 비선대까지 내려가 찬물에 얼굴을 담그고, 그 물빛만큼이나 맑디맑은 푸른 영혼을 꿈꾸기도 했다. 옛 선승(禪僧)들은 면벽(面壁) 십년으로 화두를 풀었다는데, 고작 이레 만에 어떤 경지에 이를 수는 없었으나 나름 마음
세계적인 팝 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 22곡을 엮어 만든 뮤지컬 . 1999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첫 무대를 올린 후 미국, 독일, 프랑스 등 49개 프로덕션, 440개 주요 도시에서 6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만났다. 한국에서는 2004년 초연 이후 1200회 공연, 1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중년 여성들의 호응을 얻은 작품이다. 2004년 조연출을 시작으로 12년 동안 해오며, 이번 공연의 국내 협력 연출을 맡은 이재은 연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맘마미아 연출을 맡게 된 계기 2004년부터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남한강 편을 읽으면서 ‘비단결처럼 고운 초록빛 강물이 휘돌아가’는 영월의 청령포가 궁금했다. 언젠간 한번 꼭 가봐야지 했는데, 백두대간 협곡열차를 타고 돌아보게 되었다. 어린 단종의 유배지로 잘 알려진 청령포는, 시린 역사가 수려한 풍광 때문에 더 가슴 아픈 곳이다. 육지 속 섬이라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관광객이 어느 정도 모이면 나룻배가 출발했다. 배가 출발해서 배 엉덩이를 돌리자마자 도착하는 아주 가까운 거리였다. 배를 타기 전 건너다본 청령포는 참 아름다웠다.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벚꽃이 지면서 무성한 초록빛 잎만 남겼다. 반면 잎을 먼저 선보인 철쭉이 그 자리를 메운다. 우리 인생사와 비슷하다. 먼저 되었다고 으스댈 일이 아니고 늦다고 투덜댈 일도 아니다. 야산 언저리에는 앵초 미나리냉이꽃이 수줍게 자리를 지킨다. 그야말로 꽃들의 잔치다. 다른 꽃 부러워하는 일 없이 다들 제멋에 겨워 피었다 진다. 인생도 이들과 같으면 얼마나 좋으랴! 눈에 꽃을 담다 보니 영화 가 눈을 끈다. ‘말을 알아듣는 꽃’이라는 타이틀이 무척 시적이면서 왠지 숙명적인 느낌이 들어 사뭇 슬픈 느낌이 든다. 당나라 현종이 양
언젠가 찾아오는 죽음에 대한 절박함과 진솔한 사색이 담긴 작품이다. 효(孝)를 주제로 하는 ‘심청가’를 죽음이라는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심청처럼 제물로 팔려온 간난의 삶을 매개로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최후를 맞이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이수인 연출의 이야기를 통해 작품이 담고 있는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짚어봤다. Interview>> 뮤지컬 의 이수인 연출 연출을 맡게 된 계기 이강백 작가는 오랫동안 설화 ‘심청’이 가진 철학적 이면을 고찰해왔다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옥’은 낡은 것이었다. 선조들이 살던 빛을 잃은 퇴물. 역사 속으로 잊히는가 싶던 한옥이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삶 속 깊숙이 다가왔다. 특히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북촌 한옥마을’은 외국 관광객 필수 코스가 된 지 오래다. 1960~70년대 개발 바람 속에 제 모습을 감추고 있던 북촌의 한옥은 깔끔하게 다듬어져 현재를 사는 이들에게 조용히 곁을 내주고 있다. 에어비앤비 ‘북촌유정’도 그중 하나다. 그곳에 가면 어머니의 정성은 물론이고, 아버지의 환영인사는 덤으로 따라온다. ‘북촌유정’에
서양음악은 좋아하면서도 1970년대 초까지 필자뿐만 아니라 친구들까지 모두 국악은 물론 소위 뽕짝이라고 하는 가요도 고무신 또는 엽전이라고 비하하면서 들어 볼 생각조차 안 했으니 교육 탓이었을까, 분위기 탓이었을까. 1960년대 초 김치 캣의 ‘검은 상처의 블루스’를 좋아하긴 했지만 그 곡도 실은 실 오스틴의 ‘Broken Promises’를 번안한 것이었으니 우리 음악이라고 하기에는 그렇고 1960년대 말 펄 시스터스가 부른 신중현의 ‘님아!’나 ‘커피 한 잔’, ‘빗속의 여인’ 등이 겨우 젊은이들에게 어느 정도 인기가 있었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던 청년은 광복을 6개월 앞두고 고통 속에 생을 마감했다. 윤동주, 안타까움과 연민으로 기억되는 그의 숨결을 찾아갔다. 윤동주는 1941년 24세가 되던 해, 연희전문학교 후배 정병욱과 종로구 누상동에 있는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약 4개월간 하숙을 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 시기에 윤 시인을 기억하게 하는 대표 시 ‘십자가’, ‘또 다른 고향’, ‘별 헤는 밤’, ‘서시’가 쓰였다. 이 인연으로 설립된 것이 인왕산 자락에 있는 ‘윤동주 문학관’이다. 더는 쓰이지 않는 수도 가압장
유교의 영향을 받아 온 중국에서는 사대부가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을 금기시하였다는 것을 지난호에서 도연명의 ‘한정부’를 예로 설명 드렸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예외가 있었으니, 바로 사랑하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경우, 그 슬픔을 표현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아내 를 잃은 애절함을 노래하는 시를 ‘도망시(悼亡詩)’라 부른다. 중국 최 초의 ‘도망시’는 중국 역사상 가장 빼어난 미남으로 꼽히는 서진(西晉)시대 대문장가인 반악(潘岳)이다. 그는 미남에다가 좋은 가문 출신에, 당대 최고의 문장까지 갖춰서,
공연 뮤지컬 일정 4월 7일~6월 19일 장소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연출 손효원 출연 정애리, 박정수, 이재은, 박탐희, 안두호 등 고혜정 작가의 실화가 담긴 소설 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 가 모녀 관객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영화, 연극 등 다양한 모습으로 소개된 작품으로 이번에는 추억의 음악과 더불어 즐길 수 있는 무대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까지 한 딸을 늘 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