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0

日 패션 성지에 ‘평균연령 73세 점원’ 일하는 찻집 등장

입력 2026-03-20 13:18

새로운 고령층 일자리 방식, “접객, 주문 방식 바꿔”… 바쁘거나 힘들면 ‘손주 찬스’

▲일본 도쿄 시부야에 문을 연 찻집 ‘지차 앤 비차’에서 고령 직원들의 모습. 평균연령 73세 직원들이 젊음의 상징인 시부야 한복판에서 새로운 고령자 일자리 실험에 나섰다.(엔타쿠 프로듀스 제공)
▲일본 도쿄 시부야에 문을 연 찻집 ‘지차 앤 비차’에서 고령 직원들의 모습. 평균연령 73세 직원들이 젊음의 상징인 시부야 한복판에서 새로운 고령자 일자리 실험에 나섰다.(엔타쿠 프로듀스 제공)

패션과 대중문화의 중심지로 꼽히는 시부야 한복판에 평균연령 73세, 최고령 80세 직원들이 일하는 찻집이 들어선다. 일본 기업 엔타쿠 프로듀스와 도큐는 지난 20일 시부야에 테이크아웃 전문 찻집 ‘지차 앤 비차(G-CHA & Ba-CHA)’를 연다고 발표했다.

매장은 시부야역에서 걸어서 2분 거리에 들어서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판매 메뉴는 생강을 더한 호지차와 자스민 녹차를 비롯해 말차라테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차 종류로 구성됐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직원 구성. 매장 직원의 평균연령은 73세의 노인이라는 점. 회사 측은 유명인을 내세운 이벤트성 매장이 아니라 실제 고령자들이 손님을 맞고 차를 내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지차 앤 비차 매장 앞에서 패션의 거리에 어울리는 복장으로 선 고령 점원들의 모습. (엔타쿠 프로듀스 제공)
▲지차 앤 비차 매장 앞에서 패션의 거리에 어울리는 복장으로 선 고령 점원들의 모습. (엔타쿠 프로듀스 제공)

운영 방식은 고령 직원의 신체 부담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앉아서 손님을 응대하고, 주문은 손님이 주문서에 직접 적는 방식으로 받는다. 근무 중 피로가 쌓이면 자유롭게 쉴 수 있도록 했고, 매장 뒤편에는 음료 제조와 현장 지원을 맡는 보조 인력 1명이 상주한다.

너무 바쁘거나 손님이 몰리면 ‘손주 찬스’가 사용된다. 희망하는 고객이 점원 대신 줄을 정리하거나 주문을 돕는 방식이다. 위생 관리를 위해 음료를 만드는 공간에 ‘손주’는 들어갈 수 없지만, 일을 도운 후에는 음료 한 잔을 선물 받는다.

회사 측은 이번 매장을 단순한 화제성 점포로 보지 말아달라고 이야기한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은 저출생·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건강한 고령자가 사회 안에서 역할을 이어갈 수 있는 일터가 충분하지 않아 지금의 방식을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지차 앤 비차를 활기찬 어르신이 매장의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시부야를 택한 배경도 그 때문이다. 시부야는 일본의 새로운 유행과 문화를 만들어 온 상징적인 공간인 만큼, 이곳에서 고령층의 새롭고도 즐거운 일하는 방식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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