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30

‘홍길동’ 아닌 ‘홍길동(단체)’로 표시, 사기 악용 ‘삼행시 통장’ 차단

입력 2026-05-30 06:46

금감원, 소비자경보 '주의' 발령…계좌명 확인해야

은행권, 6월부터 계좌명 뒤 ‘(단체)’ 표기 의무화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개인 이름처럼 보이는 계좌가 사실은 단체 계좌일 수 있어 금융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전세보증금을 송금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계좌가 전세사기에 악용된 사례가 확인되면서 금융당국이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행시 단체통장’을 이용한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소비자경보(주의)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삼행시 단체통장’은 개인 이름처럼 보이는 단체명을 만들어 개설한 계좌를 말한다. 예를 들어 ‘홍은동에서 길을 넓히는 동민들의 모임’이라는 단체명을 줄여 ‘홍길동’으로 만든 뒤, 이를 단체 이름으로 계좌를 개설하는 방식이다. 겉으로 보면 개인 명의 계좌와 구별하기 어려워 사기에 악용될 수 있다.

금융회사는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명으로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개인은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에 적힌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고, 동창회·친목회 같은 임의단체는 세무서에서 발급받은 고유번호증에 적힌 단체명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문제는 일부 범죄자들이 이러한 제도를 악용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 부동산 중개사는 임대인의 이름과 똑같은 단체명을 만든 뒤 단체 계좌를 개설했다. 이후 임차인들에게 해당 계좌로 전세보증금을 송금하도록 유도해 약 8억 원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임차인들은 계약서에 적힌 임대인 이름과 계좌주명이 같아 의심하지 못했다.

금감원은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금융권의 계좌 표시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앞으로 임의단체 계좌는 계좌주 이름 뒤에 ‘(단체)’를 표시하도록 변경된다. 예를 들어 기존에 ‘홍길동’으로 표시되던 계좌는 ‘홍길동(단체)’로 나타난다. 은행권은 다음 달 중 시행할 예정이며, 중소금융권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특히 전세보증금처럼 큰돈을 송금할 때 계좌명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래 상대방이 개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계좌명 뒤에 ‘(단체)’가 표시된다면 실제 개인 계좌가 아닌 단체 계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세보증금이나 큰돈을 송금할 때 계좌명 뒤에 ‘(단체)’ 표시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한, 계약서에 적힌 이름과 계좌명이 같더라도 신분증, 연락처, 거래 관계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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