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눈에 좋은 차라며 메리골드 꽃차 한병을 선물로 주었다. 홍천 산골짝에서 주말 농장을 하는 그녀는 직접 키운 꽃을 말리는 과정을 SNS로 공유했다. 꽃차는 주위 환경이 오염되지 않은 곳에서 키운 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한데, 그녀가 건네준 꽃차는 청정 자연의 가을 햇살 아래서 키우고 말린 것이어서 더 고마웠다.
메리골드는 국화과에 속하는 쌍떡잎 식물로, 옛날 집 앞 화단에 많이 심었던 꽃이어서 친숙하다. 주황색 꽃 자체가 예뻐 관상용으로도 좋지만 눈 건강을 지키는 대표 성분인 루테인, 지아잔틴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눈의 노화를 늦추고 시력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들면 노안이나 백내장, 황반변성과 같은 안과 질환이 생기기 쉽다. 지인들 중에도 눈이 침침하거나 백내장 등이 걱정돼 눈 영양제를 챙겨먹는 사람이 많은데 눈에 좋은 차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면역력 증진에도 좋으니 코로나19로 면역력이 걱정스런 요즘 같은 때에 마시면 금상첨화겠다 싶었다.
눈이 나빠지면서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신문이나 책을 읽는 게 힘들어지고 마트에서 장볼 때 작은 글씨가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우리 신체기관 중 노화가 가장 빨리 일어나는 곳이 눈이라고 하더니 현실로 다가왔다. 게다가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서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안구가 건조해지는 등 눈이 보내는 적신호를 모르는 척할 수가 없는 나이가 되었다. 그런데 향기로운 꽃차로 눈의 피로를 풀고 눈의 노화를 늦출 수 있다면 열심히 마시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침마다 메리골드 꽃차 한 잔씩 마시기 시작했다. 예쁜 찻잔에 꽃 한 송이 띄우고 따뜻한 물을 부으면 은은한 향기가 퍼지면서 황금빛으로 우러난다. 우러날수록 향이 진하고 구수한 맛이 났다. 향은 향긋하지만 맛은 구수해서 꽃차에 거부감이 있는 나 같은 사람도 부담 없이 마시기에 좋았다.
커피나 녹차처럼 카페인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니 아침저녁으로 따뜻한 메리골드 꽃차를 마신다. 쌀쌀해진 요즘, 눈 건강은 물론 몸도 따뜻해져 감기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