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인 작가)담쟁이덩굴이 담을 오른다온몸으로 담을 더듬던 뜨거운 날은 지나고찬바람에 잎사귀들이 하나둘 몸을 떨군다남은 잎들은 마지막 꽃단장을 하고사랑하는 담을 꼭 끌어안으며붉은 입맞춤으로 다가올 내년을 속삭인다 최경인 사진작가bravo@etoday.co.kr #최경인 #에세이 #9월 #담쟁이덩굴 #가을 좋아요0 화나요0 슬퍼요0 더 궁금해요0 관련 기사 [포토 에세이] 비 그친 오후 비 그친 오후 한바탕 비가 쏟아지고 나서 하늘은 금세 맑아졌다 비가 채 마르기도 전 황혼 햇살이 스며들어 비에 반짝였던 산책길은 노을에 다시 젖는다 길을 걷는 사람들은 실루엣으로 변하고 우산은 어느새 지팡이가 되었다 [포토 에세이] 날개를 펼치다 바닷가에 바람이 불어온다 잠잠했던 바닷물, 파도가 되어 바위 여기저기 부딪치고 포말이 되어 이리저리 흩어진다 물보라 빛 머금은 날개를 편다 마주 오는 거센 바람을 맞으며 매서운 눈빛으로 비상을 준비한다 [포토 에세이] 청보리밭 양귀비 연둣빛 들판 위 붉은 양귀비 고요한 청보리밭이 소란스러워진다 보색의 만남이 시끄럽다 과거의 양귀비가 다시 태어난 걸까 짙은 속눈썹 아래 붉은 입술 치명적인 아름다움 청보리들이 장창을 들고 경외한다 [포토 에세이] 수선화의 노래 자신을 죽도록 사랑했던 슬픈 신화를 생각한다 아름답지만 고독했던 이야기 간직하고 싶지 않았던 그것 목을 곧추 뽑아 나팔을 물고 노래한다 외롭지 않다고, 슬프지 않다고 포근한 봄 햇살과 늙은 장독이 수선화를 위로한다 [포토 에세이] 축제의 봄 계절의 윤회는 어김없어 다시 따스한 봄이 돌아왔다 간직해온 망울을 앞다퉈 터뜨리며 환영의 꽃축제를 연다 샛노랑 개나리 덤불이 합창을 하고 벚꽃들이 봄 햇살을 안고 춤을 춘다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지사항 구독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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