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운동으로만 보면 오산, 파크골프는 시니어 산업”

입력 2026-03-10 07:00

전동균 교수, “파크골프, 시니어의 삶 바꿔”… 동호인 증가. 산업 성장 눈부셔

▲전동균 중앙대 미래교육원 파크골프전문 최고위과정 주임교수.(이준호 기자)
▲전동균 중앙대 미래교육원 파크골프전문 최고위과정 주임교수.(이준호 기자)

파크골프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비슷하다. 노인들에게 건강에 좋고, 걷기에 좋고, 바깥으로 나오게 만드는 운동이라는 설명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그 설명만으로는 지금의 파크골프 열풍을 다 담아내기 어렵다.

전동균 중앙대 미래교육원 파크골프전문 최고위과정 주임교수는 파크골프를 단순한 고령자 여가가 아니라, 세대와 시장, 교육과 자격 체계까지 함께 키울 수 있는 종목으로 바라봤다. 전 교수는 “이제는 시니어 운동이라는 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젊은 층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국가 차원에서도 장려할 만한 운동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 교수 자신도 처음부터 파크골프를 높이 평가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오랫동안 일반 골프를 쳐 온 사람답게 처음에는 파크골프를 “어르신들이 가볍게 즐기는 운동 정도로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자료를 찾아보고 현장을 접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보름 정도 관련 자료와 영상을 찾아본 뒤 ‘이건 새로운 운동이구나’ 하는 판단이 섰다”며 “그때부터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체계적으로 봐야 할 분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기 쉽지만, 만만한 운동은 아냐

전 교수가 꼽은 파크골프의 첫 번째 강점은 ‘즉시성’이다. 일반 골프는 샷 직후 공을 찾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들고, 초보자일수록 위축감이 커진다. 반면 파크골프는 공의 진행과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파크골프는 치는 순간 공의 방향과 결과가 거의 바로 보인다”며 “이 즉시성이 경기의 재미를 높이고 초보자의 부담도 크게 덜어준다”고 말했다.

입문 장벽이 낮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전 교수는 “일반 골프는 어느 정도 경기다운 경기를 하기까지 3개월, 6개월, 길게는 1년가량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파크골프는 2, 3개월 정도, 10차례 안팎만 나가도 기본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 파크골프의 큰 장점”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쉬운 운동인 만큼 금세 한계가 드러나는 종목은 아니라는 게 전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처음 몇 달은 비슷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잘 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분명히 난다”며 “긴 풀, 경사, 망 근처 같은 상황에서는 기술 샷이 필요하고, 퍼팅 역시 생각보다 변수가 많아 숙련도 차이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실제 대회에서도 상위권은 늘 상위권인 경우가 많다”며 “입문은 쉬워도 성취와 변별력은 분명히 있는 종목”이라고 했다.

그가 특히 강조한 부분은 ‘제대로 배우는 일’이었다. 열풍을 타고 무작정 힘으로만 치다 보면 오히려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연세 있는 분들이 많은 종목인 만큼, 무작정 세게 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오래 즐기기 어렵다”며 “자기 몸의 상태와 공, 헤드의 물성을 이해하고 쳐야 부드럽고 무리 없는 샷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파크골프도 결국 가속도의 원리가 중요하다”며 “힘을 한 번에 쏟아붓는 것보다 끝까지 부드럽게 가속을 실어주는 쪽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동균 중앙대 미래교육원 파크골프전문 최고위과정 주임교수.(이준호 기자)
▲전동균 중앙대 미래교육원 파크골프전문 최고위과정 주임교수.(이준호 기자)

단순한 걷기 운동을 넘어서는 이유

전 교수는 파크골프가 건강에 긍정적인 운동이라는 점에는 동의했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는 데는 선을 그었다. 그는 “많이 걷는 운동이라는 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오래 아프지 않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그저 공을 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고 안정된 샷과 몸에 무리가 적은 메커니즘을 만드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파크골프는 ‘걷기 좋은 운동’이면서 동시에 ‘잘 배워야 오래 치는 운동’이다.

전 교수가 말하는 파크골프의 강점은 건강을 넘어 삶의 리듬과 연결된다. 그는 대회, 이동, 사람들과의 교류, 새로운 장소 방문까지 파크골프가 묶어내는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그는 “파크골프는 동네 대회부터 구 단위, 시 단위, 전국 단위 대회까지 참가 기회가 많다”며 “한 1년 정도 지나면 누구나 자신의 실력을 시험해 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단지 운동 효과를 넘어, 은퇴 이후 삶의 동선을 넓히는 장치로도 읽힌다.

전 교수가 시니어에게 특히 큰 의미를 둔 부분은 자격 체계다. 그는 “파크골프는 시니어가 심판도 할 수 있고, 레슨도 할 수 있고, 코칭도 할 수 있는 종목”이라며 “운동을 하면서 공부하고, 자격을 따고, 때로는 대회 현장에서 역할까지 맡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또 “어르신들이 이론과 규칙을 익히고 자격증에 도전하는 과정 자체가 삶에 활력을 준다”고 했다. 단순한 취미를 넘어 배움과 역할, 관계를 다시 만들어주는 구조라는 의미다.

“남녀노소가 함께하는 운동”… 산업으로도 성장

전 교수가 보는 가장 큰 변화는 세대 확장이다. 그는 “그동안 파크골프가 어르신 중심 운동으로 알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에는 20대부터 40, 50대까지 젊은 층 유입이 나타나고 있고, 그 비중도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 배경으로는 일반 골프의 비용 부담, 기존 골프 인구의 이동, 그리고 가족 단위 참여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특히 3대가 함께 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전 교수는 “파크골프는 남성 중심 스포츠도 아니고, 노년층만의 운동도 아니다”라며 “아이부터 손주 세대까지 함께할 수 있는, 말 그대로 남녀노소가 공평하게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실제로 3대가 함께 나와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초고령사회에서 세대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을 떠올리면, 이 대목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산업적 전망에 대한 그의 기대도 분명했다. 전 교수는 “최근 2, 3년 사이 의류, 신발, 클럽, 액세서리 등 관련 업체들이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며 “그만큼 파크골프가 더 이상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기업 마케팅과 전문화 흐름이 함께 붙고 있다”고 했다.

전 교수는 저서 ‘파크골프, 땅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살린다’와 중앙대 미래교육원 교육과정을 통해 파크골프의 확장 가능성을 꾸준히 설파하고 있다. 스스로 ‘파크골프 전도사’를 자처한 그는 책에 대해 “파크골프를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하나의 산업으로도 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중앙대 미래교육원 최고위과정에 대해서도 “파크골프 인구와 네트워크, 확장성을 함께 들여다보는 과정”이라고 했다. 실제로 중앙대 미래교육원은 이달 파크골프전문 최고위과정을 개설해 12주 일정으로 운영에 들어간다.

전 교수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파크골프는 더 이상 노년층의 가벼운 여가 활동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배우기 쉽고 오래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람을 집 밖으로 나오게 하고 세대를 연결하며 새로운 역할까지 만들어내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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