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의료영상기기 시장이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인공지능(AI) 기술 접목에 힘입어 빠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스카이퀘스트 테크놀로지 컨설팅(SkyQuest Technology Consulting)은 지난 21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의료영상 시장 규모가 2024년 약 58조3천억 원(426억 달러)에서 연평균 5.7% 성장해 2032년에는 약 90조8천억 원(663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암,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여전히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조기 진단 수요가 확대되면서 MRI, CT, 초음파 등 영상진단 장비 활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가 5천400만 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정밀 건강검진 수요가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기술 혁신과 규제 지원도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GE헬스케어, 홀로직, 메드트로닉, CMR 네비스캔 등 미국 기업들은 AI 기반 영상 분석, 3차원 유방촬영술, 휴대용 MRI 등 첨단 기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AI 진단 플랫폼 승인 확대가 병원과 영상의학센터의 도입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해 들어 증가한 글로벌 기업들의 AI와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도 이러한 시장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필립스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MRI 촬영 속도와 해상도를 높이는 AI 모델을 개발 중이며, 미국의 마흐7 테크놀로지는 아마존웹서비스 기반 클라우드 뷰어를 출시해 영상 관리 효율성을 강화했다. 또 프레누보는 FDA 승인을 획득한 AI 전신 체성분 분석 플랫폼을 선보이며 예방적 건강검진 시장을 넓히고 있다.
다만 고가 장비의 초기 구축비용과 유지관리비는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중소병원이나 개발도상국 의료기관은 장비 도입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으며, CT와 X선 검사에서 발생하는 방사선 노출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각국 정부는 방사선량 규제와 장비 승인 절차를 강화하고 있어 의료기관들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의료 인프라와 글로벌 선도기업이 집적된 덕분에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급속한 고령화와 의료 인프라 확충에 힘입어 가장 빠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유럽은 고령 인구 확대와 의료비 지출 증가가, 중남미와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인프라 투자와 조기 진단 수요가 시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