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투자사기 주의보④] 유명 코인 ‘사칭’ 가짜 확약서로 꾀어내

요즘 고령층은 더는 소일거리나 집안일만 돕는 ‘뒷방 늙은이’가 아니다. 경제활동이 활발했던 세대답게 은퇴 후에도 투자와 자산관리에 관한 관심이 많다. 산업화와 금융위기를 직접 겪으며 경제의 흥망성쇠를 몸소 경험한 만큼 새로운 투자에도 과감하게 뛰어드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그만큼 신종 금융사기에도 노출되기 쉬운 세대이기도 하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가상자산 연계 투자사기를 예방하고 피해 구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가상자산 연계 투자사기 사례 7선’을 정리해 발표했다. 최근 캄보디아발 보이스피싱 사태로 신종 금융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높아진 만큼 브라보마이라이프는 금감원이 공개한 주요 ‘투자사기 사례 7선’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가상자산 투자에 관심을 갖는 고령자들이 늘면서 사기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올해 들어 고령자를 상대로 가상자산 투자를 유인해 3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사기 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코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수익만 좇다보니 피해를 당한 것이다.

A는 B업체로부터 인지도가 높은 OO코인을 시세의 30% 수준으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며 투자 권유를 받았다.

B업체는 A에게 OO코인이 국내 다른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도 상장할 예정이라고 속였다. 거래소에 상장하려면 유통량을 추가로 늘려야 해서 물량을 공급하는 것이고, 투자하는 것 자체로 수백 퍼센트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꾀었다. B업체는 A의 환심을 사기 위해 모든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지급보증서(확약서)까지 보여줬다. ‘락업’을 설정하는 조건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인데 약속된 기한까지 락업이 해제되지 않으면 모든 손해를 책임진다는 내용이었다.

B업체는 A에게 ‘메인넷 네트워크’ 등 전문 용어를 쓰며 그럴싸하게 투자를 종용했다. B업체는 OO코인이 이미 메인넷이 완료돼 입출금 등 전송 시 해당 코인의 메인넷 네트워크를 이용해 전송해야 하는데, 이와 전혀 관련이 없는 TRC-20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있다고 속였다. 해당 코인을 받을 수 있는 개인지갑을 만들 수 있는 주소(링크)를 전달하며 지갑 어플을 다운로드 받으라고 유인했다.

A는 B업체에서 요구하는 계좌로 투자금을 이체하고 이미 만든 개인지갑에 OO코인을 전송받았다. 그러나 알고 보니 해당 코인은 인지도가 높은 진짜 코인과 이름만 같았고, 컨트랙트 주소 등 본질은 전혀 다른 가짜 코인이었다.

결국 락업 해제가 예정된 날 후에도 락업은 풀리지 않고 A는 투자를 권유한 B업체에 연락했으나 이미 모든 계정을 삭제하고 잠적한 뒤였다.

금융감독원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투자에서 쉽게 큰돈을 버는 경우는 없고 지급보증서, 확약서는 쉽게 믿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투자의 세계에서는 제로섬(Zero-Sum) 게임과 같이 필연적으로 누군가 손해를 보아야만 내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시장의 생리상 절대로 남에게 이유 없이 이익을 안겨주지 않으며, 그럴 수도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기 치려고 마음먹은 자들이 어차피 뒤가 없는 마당에 거짓 계약서 따위 작성하는 게 뭐가 무섭겠냐”며 “지급보증서니, 확약서니, 어떤 형태의 서류를 작성해주더라도 결코 쉽게 믿어서는 안 되고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