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투자사기 주의보①] 인스타로 시작된 호감, 전 재산 잃었다…돼지도살 스캠

입력 2025-10-27 21:00

‘투자사기 사례 7선’ SNS 사기 시니어 노린다

요즘 고령층은 더는 소일거리나 집안일만 돕는 ‘뒷방 늙은이’가 아니다. 경제활동이 활발했던 세대답게 은퇴 후에도 투자와 자산관리에 관한 관심이 많다. 산업화와 금융위기를 직접 겪으며 경제의 흥망성쇠를 몸소 경험한 만큼 새로운 투자에도 과감하게 뛰어드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그만큼 신종 금융사기에도 노출되기 쉬운 세대이기도 하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가상자산 연계 투자사기를 예방하고 피해 구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가상자산 연계 투자사기 사례 7선’을 정리해 발표했다. 최근 캄보디아발 보이스피싱 사태로 신종 금융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높아진 만큼 브라보마이라이프는 금감원이 공개한 주요 ‘투자사기 사례 7선’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금융감독원 ‘가상자산 연계 투자사기 사례 7선’ 중)
(금융감독원 ‘가상자산 연계 투자사기 사례 7선’ 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낯선 이성으로부터 가상자산 투자 권유를 받았으나 결국엔 20여 년간 모은 전 재산을 잃은 사례가 있다.

투자자 A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접근한 B씨로 인해 전 재산을 잃었다. 금감원에 신고된 사례를 보면 B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A씨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고 이성적으로 마음에 든다는 호감을 표시했다.

A씨와 B씨는 한 달가량 사소한 일상부터 육아 고충까지 일상을 공유하며 유대감을 쌓아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B씨는 A씨에게 본인이 가상자산 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얻었다며 수익률 인증 사진 등 경제력을 자랑하는 사진을 공유했다.

A씨는 그런 B씨의 경제력에 부러움을 표했고, B씨는 “자신의 삼촌이 가상자산을 10년간 연구해온 전문가”라며 본인의 지시에 따라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A씨는 평소 자녀 육아비용 등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터라 B씨의 호의를 믿고 비상금 1000만 원을 꺼냈다.

A씨는 B씨의 안내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가입하고 비트코인을 구매한 뒤 평소 알지 못했던 가상자산거래소(FIU 신고 의무 미이행) 어플을 설치해 전송했다. B씨의 지시대로 매매에 참여하며 수익을 본 A씨는 B씨에 대해 믿음을 갖게 됐다.

B씨는 A씨가 속았음을 알고 매매에 참여하는 금액을 20만 달러, 60만 달러로 높여갔다. A씨가 투자금을 만들기 어렵다고 하자 B씨는 돈을 빌려준다고 한다.

A씨는 추가 투자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의무를 이행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K로부터 ‘돼지도살 스캠’(로맨스 스캠)투자사기 주의 안내 문자를 받았다. 돼지도살 스캠이란 투자사기 기법으로 로맨스 스캠과 가상자산 투자 스캠의 혼종이다. 마치 돼지를 살찌게 한 뒤 많은 고기를 얻는 것처럼, 사기꾼은 피해자들과 개인적인 친분 관계를 맺고 피해자를 부추겨 가상자산을 구입하게 한 뒤 초기에 돈을 불려주어 점차 투자 규모를 높이게 한 후 그 돈을 가로채는 수법이다.

A씨는 돼지도살 스캠이 자신의 사례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B씨가 소개한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 출금 신청을 했으나 출금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직장생활 20여 년 간 모아온 전 재산을 잃었다.

금감원은 “SNS를 통해 접근하는 낯선 사람(특히 이성)에 대한 의심의 끈을 놓지 말고 항상 경계해야 한다”며 “사기꾼들은 어떻게든 투자자로부터 금전을 편취한 뒤, 해당 자금을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나 익명의 개인지갑 등으로 옮기며 자금 세탁의 과정을 거친다. 이미 사기꾼에게 넘어간 금전은 다시 복구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가짜 가상자산거래소가) 설령 대형 가상자산거래소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하더라도 차트상으로만 그와 같이 표시되고 전산 조작을 통해 차트와 무관하게 손익이 발생한 것처럼 표시해 투자자를 속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기범들이 접근하는 SNS는 인스타그램, 텔레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틴더, 링크드인, 위챗, 미프, 라인, 카카오톡 오픈채팅, 오늘도 엽서, 해돌, 정오의 데이트, 인터팔 등이다. 국적은 홍콩, 싱가포르, 일본, 중국, 대만 등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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