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한일시니어포럼] ‘기술로 시니어의 삶을 바꾸다’

입력 2025-11-18 06:00

이준영 이모코그 대표 인터뷰 '뇌 나이를 젊게 만드는 기술'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시니어 인구 증가는 복지·돌봄의 과제를 넘어,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이투데이와 이투데이피엔씨(브라보마이라이프)는 12월11일 서울 강남 웨스틴서울파르나스 호텔에서 ‘2025 한일 시니어 포럼’을 개최하고, 행사에 참여하는 주요 연사들을 미리 만나, 한일 시니어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과 협력적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이모코그는 ‘Emotion(감정)’과 ‘Cognition(인지)’의 앞 글자를 합해 만든 사명으로, 인지-감정 영역의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이모코그는 치매 진단부터 훈련까지 ‘간단하고 접근 가능하게’ 제공하겠다는 목표 아래 설립,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병원 대기나 복잡한 절차 없이 가정에서도 인지건강 관리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준영 교수는 국내 인지기능 및 치매예방 연구의 선구자로서, 뇌과학과 노인정신의학 분야에서 오랜 기간 활발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뇌를 고치는 의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통해 병원 진료와 연구를 병행하면서, 더 이상 병원 외래와 진단 중심의 방식에 머무르기보다는 일상 속에서 인지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기술적 접근을 주로 모색했다.

▲이모코그 이준영 대표.
▲이모코그 이준영 대표.


Q. 기술이 시니어의 삶을 바꾸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무엇인가?

A.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쉬우면서 근거가 있는 기술’이다. 이모코그의 ‘기억콕콕’과 ‘코그테라’는 복잡한 뇌과학 기술을 시니어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한 사례이다. 인지장애가 있는 어르신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인지기능을 평가하고 훈련하는 과정은 모두 임상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다. 실제 임상시험에서도 그 효과가 입증됐다. 우리는 ‘사용자 친화성과 의학적 타당성의 균형’을 중시한다. 아무리 정교한 기술이라도 어렵다면 실생활에서 쓰이지 못하고, 아무리 간단해도 근거가 없다면 신뢰받을 수 없다. 이모코그는 이 두 가지를 균형 있게 결합해 시니어가 스스로 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현실적 기술을 만들어가고 있다.


Q. 인지건강 기술이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에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A. ‘뇌 나이를 젊게 만드는 기술’은 단순한 건강 관리나 건강 증진을 넘어서 국가의 사회경제적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과제라고 생각한다. 국내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비용은 지역사회 거주 기준 약 1733.9만 원, 시설·병원 거주 환자는 약 3138.2만 원으로, 전체 관리비용은 약 18조 70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GDP의 약 0.9%에 달하는 규모다.

이처럼 막대한 비용이 돌봄비용, 장기요양비용 등으로 사용되며 환자 본인과 가족에 부담으로 작한다.

연구에 따르면 뇌나이를 1년 젊게 만들어 치매 발병을 1년만 지연시켜도 사회적 비용을 약 13%(2.5조 원)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인지저하를 조기에 개입해 진행 속도를 늦추는 기술은 국가의 의료·복지비 절감뿐 아니라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 향상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Q. 최근 시니어 헬스케어 산업에서 가장 큰 변화와 과제는 무엇인가?

A. 산업의 흐름은 ‘치료에서 예방으로’, ‘병원에서 일상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는 이모코그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에 큰 기회이자 책임이다. 과거에는 병이 생긴 후 치료가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질병 전 단계에서 변화를 감지하고 개입하는 기술이 중요해졌다. 이모코그는 스마트폰을 통해 인지기능, 수면, 감정, 활동 패턴을 측정하고 AI로 뇌 건강 상태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다시 말해 병을 ‘치료하는 기술’이 아닌 병을 ‘지연시키고 예방하는 기술’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Q. 실제 고령층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A. 현장에서 느낀 점은 ‘기술이 어렵다’고 생각하셨던 어르신들이 직접 사용해보신 후 “매일 할 일이 생겼다”고 말하는 것이다. ‘기억콕콕’이나 ‘코그테라’를 통해 매일 퀴즈를 풀며 자신의 뇌가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때 즐거움을 느낀다. 한 어르신은 “전에 배운 게 오늘 또 기억이 난다. 나도 할 수 있는 게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 한마디가 우리 팀을 움직이는 힘이다.

기술의 본질은 ‘편리함’뿐 아니라 ‘자존감의 회복’에 있다. 이를 위해 단순한 사용법을 통해 어르신이 매일 스스로 할 수 있는 UX 개발에 집중했다. 보이스 기반 UX, 구체적 디자인, 자극 위치, 글자 크기, 훈련 속도 등 세부 요소까지 시니어의 실제 피드백을 반영해 개선하고 있다.


Q. 글로벌 시장 진출 및 규제 대응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A. 이모코그는 유럽 CE-MDR 인증과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탐색임상시험도 마쳤다. 이를 기반으로 독일 법인 설립을 통해 유럽 내 현지 거점 확보한 후 현지 의료체계, 보험체계, 파트너 네트워크 구축할 예정이다. 유럽 시장에서 의료기기로서의 신뢰 구축한 이후에는 프랑스, 네덜란드 등 주요 서유럽 국가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일본의 경우, 디지털 헬스(Software as a Medical Device, SaMD)에 관한 제도적 인정을 확대해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일본 내 인증 및 보험 적용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임상데이터 확보, 현지 협력사 발굴, 일본어 대응 UX와 고령자 친화 설계 등을 준비 중이며, 일본의 고령사회 특성과 인지건강 수요에 맞춰 시니어 인지관리 솔루션으로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Q. 디지털 돌봄 생태계 구축을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협력 구조를 현실화하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병원·지자체·기업이 공통으로 이해할 수 있는 표준화된 데이터 언어와 인터페이스가 마련돼야 한다. 인지기능이나 활동량, 돌폼지표 등을 표준 코드화하는 작업이다.

둘째, 각 기관의 역할이 명확해야 한다. 의료기관은 진단과 근거를, 지자체는 돌봄 네트워크를, 기업은 기술과 실행력을, 정부는 제도적 인센티브를 담당해야 한다.

셋째, 개인정보 보호를 전제로 ‘필요한 만큼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는 신뢰 기반 데이터 체계와 적절한 수가가 확보되어야 한다.


Q. 다음날 11일에 열리는 한일 시니어 포럼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A. 이번 포럼을 통해 ‘기술이 시니어의 자율성을 회복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얻어 가시길 바란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핵심은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어르신이 스스로 일상을 관리할 수 있게 돕는 단순한 기술이다. 또 하나 기대하는 부분은 국제적 협력의 네트워킹이다. 우리보다 빠르게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초고령사회와 지역 돌봄 모델에서 선진적 사례가 많다. 양국 간 협력을 통해 ‘한·일 공동 인지건강 관리 생태계’를 구축하길 기대한다. 이번 포럼이 단순한 담론을 넘어 시니어가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술 협력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관련 뉴스

  • 이투데이피엔씨 12월11일 '한일시니어포럼' 개최…사전신청 접수
    이투데이피엔씨 12월11일 '한일시니어포럼' 개최…사전신청 접수
  • “뇌 나이 1년 젊게” 이모코그, 뇌 건강 AI 국가 연구기관 선정
    “뇌 나이 1년 젊게” 이모코그, 뇌 건강 AI 국가 연구기관 선정
  • 국내 첫 ‘경도인지장애’ 디지털치료기기 등장… 이모코그 ‘코그테라’, 식약처 공식 허가
    국내 첫 ‘경도인지장애’ 디지털치료기기 등장… 이모코그 ‘코그테라’, 식약처 공식 허가
  • 이모코그, 220억 투자 유치 ‘통합 디지털헬스케어 생태계’ 이끈다
    이모코그, 220억 투자 유치 ‘통합 디지털헬스케어 생태계’ 이끈다
  • 치매에 도전하는 디지털 치료, “병원 대기 없이 혼자 집에서”
    치매에 도전하는 디지털 치료, “병원 대기 없이 혼자 집에서”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브라보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