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스마트 침대 시장이 병원과 고령자 돌봄 현장, 고급 호텔, 스마트홈 수요를 등에 업고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높은 도입 비용과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 문제, 신흥국의 낮은 인지도는 확산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베리파이드 마켓 리서치는 1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스마트 침대 시장’ 보고서에서 전세계 스마트 침대 시장 규모가 2024년 33억8000만 달러(약 4조9700억 원)에서 2032년 55억1000만 달러(약 8조1100억 원)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6.3%에 달하는 숫자다.
보고서는 “스마트 침대는 의료 자동화, 환자 중심 헬스케어, 프리미엄 수면·웰니스에 대한 수요가 동시에 맞물린 대표적인 융합 제품”이라며 “병원과 장기요양시설, 고급 주거단지, 럭셔리 호텔과 리조트에서 B2B 형태의 도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돌봄 인력난 해소하려 자동화 의료기관 늘어
가장 큰 수요처는 고령화로 인한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국가의 병원과 요양병원, 요양시설 같은 헬스케어 부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기관들은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간호 업무를 자동화하기 위해 센서와 체압 분포(압력 맵핑) 기능, 사물인터넷 연결 기능을 갖춘 스마트 침대를 도입하고 있다.
침대에 부착된 각종 센서가 심박·호흡·움직임 데이터를 수집해 낙상 위험을 미리 알려주고, 자세 변경을 자동으로 도와 욕창을 예방하는 기능도 확산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스마트 침대는 입원 기간 단축, 환자 낙상 사고 감소, 간호 인력 업무 부담 경감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는 투자수익이 높은 의료 자산으로 인식된다”고 평가했다. 고령화와 의료 인력 부족에 직면한 국가일수록 스마트 침대와 같은 ‘커넥티드 의료 인프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면 질 향상’ 관심 늘면서 가정용도 확대
스마트홈 확산과 고급 수면 상품에 대한 관심도 시장을 키우는 또 다른 축이다. 보고서는 “소비자들이 집 안의 조명·냉난방·가전뿐 아니라 침실까지 하나의 지능형 시스템으로 통합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스마트 침대는 음성인식 스피커, 인공지능 기반 수면 추적기, 가정용 사물인터넷 기기와 자연스럽게 연동되며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부 제조사들은 스마트 침대를 단순한 ‘의료·복지 기기’가 아니라 체형·수면 습관에 맞춰 침대 각도와 경도를 자동 조절하고, 코골이나 뒤척임을 줄여주는 ‘하이테크 수면 플랫폼’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고급 가구 유통업체, 홈 오토메이션 전문업체가 스마트 침대를 함께 제안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웰니스 관광 늘면서 호텔들도 침대 교체
호텔·리조트·메디컬 스파 등 호텔·숙박 업계도 스마트 침대의 주요 고객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웰니스 관광과 고급 의료 관광이 성장하면서, 숙박업체가 객실 내 수면 품질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기 시작한 것.
보고서는 “호텔과 리조트는 고객 만족도 지표와 온라인 평가에서 ‘숙면 경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자, 객실 내 침대를 지능형 침대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추세”라며 “고객별 수면 선호도를 데이터로 관리하고, 맞춤형 베개·침구 패키지와 연계한 프리미엄 상품을 구성하는 등 부가가치 창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장 요인과 동시에 한계도 존재한다. 가장 큰 장벽은 비용이다. 스마트 침대는 각종 센서와 통신 모듈, 모터와 구동 장치 등을 탑재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도입 단가가 일반 침대보다 높다.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도 문제다. 스마트 침대는 병원 정보 네트워크, 가정 내 스마트홈 허브, 클라우드 서버와의 데이터 연동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노후화된 시설의 기관에서는 설치 과정에서 호환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고령화 빠른 아시아, 성장세도 ‘초고속’
지역별로는 북미가 스마트 침대 보급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병원 디지털화 수준이 높고, 스마트홈 보급률도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유럽은 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과 프리미엄 수면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북미를 뒤쫓고 있다.
가장 빠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지역은 아시아·태평양이다. 보고서는 중국·일본·한국 등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 인프라가 확충되고, 웰니스 중심의 병원·호텔·실버타운 시설이 고급화되면서 스마트 침대에 대한 B2B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지역에서는 특히 고령자 돌봄과 의료·요양 시설의 업그레이드 수요가 시장 확대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국내 스마트 침대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11년 4800억 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3조 원까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국내 기업인 시몬스는 최근 스마트 침대 ‘N32 모션베드’의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 시몬스 관계자는 “올해 1~8월 모션베드 판매량은 슈퍼싱글(SS) 사이즈 선전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7배 증가했다”며 “N32는 모션베드의 핵심인 편의성은 물론 안전성까지 대폭 강화해 침대업계 모션베드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웨이 역시 지난달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비렉스(BEREX) 침대의 성장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베리파이드 마켓 리서치는 “스마트 침대 시장은 커넥티드 헬스케어, 스마트홈, 웰니스 호텔·숙박 산업이라는 세 가지 큰 흐름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며 “스마트 침대를 단순한 ‘침대’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플랫폼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될수록, 의료·요양·숙박·주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장 성장 여지는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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