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서울행정법원이 국세청의 ‘꼬마빌딩 감정평가’ 과세 근거가 된 상속·증여세법 시행령을 위헌·위법으로 보고, 이에 따라 강남세무서가 부과한 164억 원의 추가 상속세를 취소했다. 법원은 성실 신고 이후 이뤄진 재감정 과세가 법적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의 자세한 속사정은 무엇인지, 꼬마빌딩의 상속·증여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담당 변호사의 기고를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국세청은 2020년부터 '꼬마빌딩 감정평가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납세자들이 이미 감정평가를 받아 상속세나 증여세를 납부했는데도, 국세청이 신고기한 이후 다시 감정평가를 실시해 더 높아진 가격을 기준으로 추가 세금을 부과한 것입니다.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려고 오랜 기간 고민하고 준비했던 분들은 예상치 못한 세금 고지를 받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부분 세금을 낼 돈을 미리 준비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일부 1심 법원에서는 상속 내지 증여일과 실제 감정평가 기준일 간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납세자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지만, 고등법원에서 뒤집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최근 국세청이 기존 소송에서 문제되었던 감정평가 기준일을 수정하여 과세하며, 기존 논리로는 더 이상 다투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런데 필자가 진행한 소송에서 괄목할만한 법원의 판시가 생성되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제9부(행정법원장 재판장 김국현)는 “국세청의 꼬마빌딩 감정평가 사업의 근거가 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조항이 조세법률주의 및 법률우위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는 학계에서 오랫동안 지적되어 온 조세법률주의 위반 문제가 법원에서 처음으로 인정된 사례입니다.
이 판결이 나오기까지 무려 4년이 걸렸습니다. 일반적인 행정소송 1심이 1년 반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치열한 법정 공방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재판부는 시가 인정에 대한 기준은 납세자와 국세청에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는데, 해당 시행령으로 인하여 국세청에만 추가적인 평가기간을 허용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대립되는 당사자 간에 다른 기준이 적용하게 하는 결과는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납세자는 사용할 가능성이 없는 신고기한 이후 기간에만 국세청이 다른 기준을 적용할 수 있게 한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국세청은 시행령을 근거로 상속세 및 증여세 신고기간이 도과한 이후 감정평가를 실시해 그 가격을 시가로 인정하는, 종전에 이루어지지 않던 방식의 과세를 시도했습니다. 이로 인해 법률에서 정한 공시지가 등 보충적 평가방법 대신 하위 법령인 시행령이 우선 적용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도 판결에서 지적된 점입니다.
2020년부터 시행된 국세청 감정평가사업은 6년이 지난 현재까지 멈추지 않고 그 대상과 범위를 넓혀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상가와 같은 비주거용 건물만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고가의 주거용 부동산까지 범위를 넓혔습니다. 또한 2025년 6월부터는 법인 명의로 부동산을 보유한 경우에도 같은 방식으로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세무조사 대상이 점점 더 넓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판결로 납세자들은 국세청의 감정평가 사업으로 인한 과세에 불복할 때 반드시 추가해야 할 논리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세금 액수만 따지지 말고, 과세 근거 자체의 위법성과 위헌성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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