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1

고령 노동인구 20% 넘어, 미스매칭으로 ‘노동시장 구조 위기'

입력 2026-03-31 16:59 수정 2026-03-31 17:46

청년·고령층 동시 이탈

ILO “통합적 정책 없으면 경제 성장 잠재력 약화”


(ILO '한국의 고령화 대응 정책' 보고서)
(ILO '한국의 고령화 대응 정책' 보고서)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노동시장 구조 전반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국제기구의 지적이 나왔다.

국제노동기구(ILO)는 ‘한국의 고령화 대응 정책’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섰으며, 2044년에는 약 4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노동력 감소, 인력 부족, 사회복지 지출 증가 등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노동시장 내 ‘미스매치’ 문제를 주요 과제로 지목했다. 노동 가능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실제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계층은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비대졸 청년층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들은 취업 초기부터 안정적인 일자리 경로를 확보하지 못하고 단기 고용과 이직을 반복하는 경향을 보인다. 직업훈련 참여율이 낮고 임금 상승도 제한적이어서 경력 축적이 어려운 구조다. 보고서는 이러한 문제가 개인 역량보다는 노동시장 구조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노동시장이 장시간·정규직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진입 경로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고령층 역시 노동시장 참여에 제약을 받고 있다. 한국의 평균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54.9세로 법정 정년보다 낮은 수준이다. 반면 60대 인구의 70~80%는 계속 근로를 희망하고 있어 실제 노동 의사와 시장 수요 간 괴리가 존재한다. 재취업 기회는 제한적이며, 일자리의 질도 낮은 편이다.

가족돌봄 제도의 한계도 노동시장 이탈 요인으로 지적됐다. 현재 관련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무급 중심 구조와 낮은 인지도 등으로 활용률이 낮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돌봄이 필요한 경우 근로자가 직접 일을 중단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중장년 여성의 경력 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ILO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경로 다양화 △고령층의 지속 고용을 위한 정년 연장 및 재취업 지원 △가족돌봄 제도의 유급화 및 유연성 확대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아울러 단편적인 정책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노동시장과 복지, 돌봄을 연계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고령화에 대한 대응이 지연될 경우 경제 성장 잠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고령화를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닌 노동시장 구조 변화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노동력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청년과 고령층 모두의 노동시장 참여를 확대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 추진 속도와 실행력이 향후 노동시장 안정성과 경제 구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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