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법에서는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배우자 관계가 있는 자들을 특수관계자라 한다. 이러한 특수관계자 간 거래에서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자산을 취득하면, 그 차액을 ‘증여’로 간주한다. 즉 싸게 산 만큼 증여세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뿐 아니라 거래 당사자인 양도자에게는 양도소득세가, 양수자에게는 취득세가 각각 과세된다. 같은 거래가 세 가지 세목으로 나뉘어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실제 사례를 통해 과세 구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사례] 아버지는 조정대상지역 ‘가’ 주택을, 어머니는 조정대상지역 ‘나’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 ‘나’ 주택을 아들 A에게 양도한다. 아들 A는 직장과 가족이 있는 독립 세대로, 전세로 거주 중인 무주택자다. ‘나’ 주택의 시가는 11억 원이며, 아들 A가 어머니와 실제 거래한 가액은 8억 2000만 원이다. 아들 A는 취득 자금 8억 2000만 원에 대해 자금 출처를 소명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아들 A는 시가 11억 원인 주택을 8억 2000만 원에 취득해 2억 8000만 원의 이득을 봤다.
증여세-저가 양수에 따른 이익의 증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5조]
저가 양수에 대한 증여세는 특수관계자 간 거래이면서, 시가와 저가 양수가액의 차액이 다음의 기준금액 이상인 경우에 한해 과세되며, 시가와 저가 양수가액의 차액에서 기준금액을 차감한 가액에 대하여 증여세가 과세된다.
*기준금액 : 최소(시가의 30%와 3억 중 작은 금액)
위 사례에서 ‘나’ 주택의 시가는 11억 원, 실제 거래가는 8억 2000만 원으로 차액이 2억 8000만 원이다. 그러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5조에 따르면 저가 양수에 따른 증여세는 단순히 차액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과세되지 않는다. 그 차액이 기준금액 이상인 경우에만 과세 대상이 된다.
이 사례에서 기준금액은 시가의 30%인 3억 3000만 원과 3억 원 중 작은 금액인 3억 원이다. 따라서 실제 차액인 2억 8000만 원은 기준 미달로, 증여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아들 A는 시가 11억 원의 주택을 8억 2000만 원에 취득하면서도 증여세 부담 없이 2억 8000만 원의 경제적 이익을 이전받는 효과를 얻게 된다.
반대로 시가와 거래가의 차액이 3억 원 이상이라면 차액 전체가 아니라 차액에서 기준금액을 차감한 금액에 대해 증여세가 과세된다. 여기에 추가로 부모·자녀 간 거래인 만큼 증여재산공제 5000만 원을 적용한 후 최종 과세표준이 산정된다.
양도소득세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 적용[소득세법 제101조]
어머니는 ‘나’ 주택을 아들 A에게 8억 2000만 원에 양도했지만, 양도소득세는 실제 거래가액이 아닌 시가가 기준이다. 이는 소득세법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 규정은 가족 등 특수관계자 간 거래에서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자산을 양도해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실제 거래가액이 아니라 시가를 기준으로 양도가액을 산정하도록 한다. 조세부담을 부당히 감소시킨 경우란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액이 3억 원 이상이거나 시가의 5% 이상인 경우를 의미한다.
이 사례에서는 시가 11억 원, 거래가액 8억 2000만 원의 차액이 2억 8000만 원으로 이는 시가 대비 약 25% 수준이므로 5% 기준을 초과한다. 따라서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돼, 어머니는 시가 11억 원을 양도가액으로 보고 양도소득세를 계산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각 주택을 보유한 상태에서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한 것이므로,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이 적용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배제된다. 그 결과 세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아버지 소유 주택이 없고, 어머니만 1주택을 보유한 상태였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해당 주택이 2년 이상 보유·거주 요건을 충족한 경우라면 1세대 1주택 비과세 규정을 적용 가능하고, 양도가액이 12억 원 이하이므로 양도소득세는 전액 비과세된다.
결국 특수관계자 간 부동산 거래에서는 단순히 낮은 가격으로 양도한다고 해서 양도소득세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가 기준 과세와 중과세가 동시에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거래 구조와 보유 요건을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래 형식에 따라 달라지는 취득세
위 사례에서 아들 A는 어머니에게 대가를 지급하고 주택을 취득했으므로 세법상 ‘유상취득’에 해당하며, 일반취득세를 신고·납부하면 된다.
다만 동일한 거래라도 형식이 ‘증여’라면 부모로부터 무상으로 주택을 취득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지방세법 취득세 중과 규정에 따라 높은 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특히 이 사례처럼 부모가 2주택을 보유한 상태에서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하는 경우는 취득세가 중과돼 최대 12% 세율이 적용된다. 즉 동일한 주택 이전이라도 유상거래인지 무상거래인지에 따라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
거래 구조 설계가 절세 전략
가족 간 주택 이전에서는 거래 구조의 설계가 핵심이다. 저가 양수를 활용할 경우에는 먼저 증여세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가 대비 차액을 기준금액 이내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양도자 측에서는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도록 사전에 보유·거주 요건을 관리해야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취득 단계에서는 유상취득 구조를 유지함으로써 취득세 중과를 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이처럼 하나의 거래라도 증여세, 양도소득세, 취득세가 서로 다른 기준으로 동시에 작용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사전에 거래 시점, 보유 구조, 가격 설정을 종합적으로 설계하고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친다면, 합법적인 절세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