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대학의 노인복지 교육도 바뀌고 있다. 복지 제도와 정책뿐만 아니라, 장기요양 현장과 요양시설 운영, 노후 생애설계까지 함께 다루는 학과가 등장했다. 한양사이버대학교는 올해 3월 노인복지요양학과를 신설하고 첫 학기 운영을 마쳤다.
김신영 한양사이버대학교 노인복지요양학과 학과장은 “사이버대학 중에서도 고령화와 노인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과가 아직 많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며 “약 1년 반 정도 준비해 올해 3월 노인복지요양학과를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학과명에 ‘요양’을 넣은 것은 의도적 선택이었다. 기존 노인복지 교육이 사회복지 제도와 정책, 복지 서비스 전달체계에 무게를 뒀다면, 새 학과는 장기요양과 돌봄 현장을 핵심 축으로 삼았다. 김 학과장은 “학과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첫 번째 초점은 요양”이라며 “불과 20년 사이 요양시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달라졌고, 요양은 노인복지의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사회복지 중심 교육의 한계도 언급했다. 노인을 65세 이상이라는 행정 기준으로만 보거나, 복지급여와 제도 중심으로 접근하는 방식만으로는 달라진 고령사회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학과장은 “중장년부터 후기 고령자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수요를 기존 노인복지가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며 “노년기 준비, 실제 노년기, 후기 노년기와 죽음 준비까지 이어지는 복지 이슈를 교육과정 안에 넣어야 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번 학과 신설의 이면에는 기존 ‘실버산업학과’의 발전적 해체가 있었다. 실버산업학과가 고령사회 비즈니스 전반을 다루며 오랜 기간 기여해왔으나, 건강·복지·여가·마케팅·자산관리 등 다루는 영역이 지나치게 방대해 학과의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학교 측은 3년 전부터 선택과 집중을 위한 개편 논의를 진행했고, 그 결과 ‘새로운 노인복지 패러다임’과 ‘요양’을 결합한 전문 학과를 출범시켰다.
교육과정은 사회복지사 2급 자격 취득 과목 위에 장기요양 실무와 시설 운영, 웰에이징 과목을 얹은 구조다. 돌봄 영역에서는 ‘요양케어품질관리’, ‘치매돌봄실무’, ‘장기요양사례관리’를, 시설 운영 영역에서는 ‘요양시설운영과행정실무’, ‘요양시설경영’, ‘요양서비스마케팅과고객관리’를 다룬다. 노후 생애설계와 웰다잉을 다루는 ‘노인상담과심리지원’, ‘노인여가와사회참여’, ‘존엄돌봄과웰다잉’ 등도 포함됐다.
김 학과장은 “복지제도만 아는 인력이 아니라 요양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을 위한 기본 과목은 갖추되, 학과 고유 과목은 요양시설과 장기요양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기준으로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교수진 구성도 현장 중심으로 바꿨다. 간호학 전공자와 요양시설 운영 경험자, 장기요양 현장 전문가들이 강의에 참여했다. 김 학과장은 “요양시설 운영은 경영학 원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영역”이라며 “현장에서 검증된 분들을 강사진으로 모셨다”고 말했다. 학과는 인허가, 인력관리, 급여청구, 회계, 평가, 보호자 응대 등 시설 운영 과정에서 필요한 실무를 교육과정에 반영했다.
웰에이징 전문가 과정은 학과가 노인복지를 바라보는 범위를 보여준다. 노인복지를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 지원에만 한정하지 않고, 자신의 노후를 준비하는 중장년과 초기 노년층까지 포함하는 관점이다. 김 학과장은 “웰에이징이라는 말을 학과명에 넣을까도 고민했지만, 용어 자체가 다소 추상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봤다”며 “다만 학과에서 제공하는 웰에이징 프로그램은 자기 자신의 노후를 준비하는 공부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설 학과인 만큼 과제도 있다. 김 학과장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며 “학과 교육과정은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재학생의 요구, 사회의 요구, 사회 변화에 맞춰 계속 반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재학생 구성도 학과의 성격을 보여준다. 김 학과장에 따르면 노인복지요양학과는 한양사이버대 내에서도 평균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재학생 중에는 요양보호사 자격을 가진 이들도 있다. 그는 “사회복지사 2급 자격을 준비하면서 요양시설 관련 공부와 자신의 노후를 위한 웰에이징까지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학습자에게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노인복지요양학과의 출범은 통합돌봄 시대의 흐름과 맞물린다. 의료, 복지, 요양, 지역사회 생활지원이 연결되는 환경에서는 제도만 아는 인력보다 현장의 구조를 이해하고 조정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 김 학과장은 “통합돌봄의 핵심은 요양원으로만 보내지 말고, 집에서 가능하면 살아갈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라며 “요양과 웰에이징은 모두 고령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큰 흐름”이라고 말했다.
초고령사회에서 노인복지는 재가 돌봄, 요양시설 운영, 돌봄 창업, 웰다잉, 노후 자산관리까지 삶의 전 과정을 다루는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김 학과장은 앞으로의 노인복지 인재는 제도 이해에 그치지 않고, 돌봄을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는 역량까지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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