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7

[요즘말 사전] 나도 모르게 빠진 관계, ‘파라소셜’

입력 2026-07-27 06:00

뜻부터 활용까지 웃으며 배우는 요즘말

짧고 간단해 보여도 수수께끼처럼 느껴졌던 요즘말.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하나씩 천천히 알아가 보자!

신조어를 알게 되면 손주와의 대화가 한결 편해지고 일상 속 이야기에도 조금은 젊은 기운이 더해진다.


(이미지=이은숙 기자ㆍAI 생성)
(이미지=이은숙 기자ㆍAI 생성)


트로트 프로그램에서 본 가수를 응원하게 되고, 밤마다 AI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친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 감정에는 이름이 있다. 바로 ‘파라소셜(Parasocial)’이다.

파라소셜은 직접 만난 적 없는 상대에게 실제 관계처럼 친밀감을 느끼는 심리 현상을 말한다. 원래는 방송 진행자와 시청자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학문적 개념이지만,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면서 적용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어쩌면 이런 친밀감은 지금 시대에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감정인지도 모른다. 과거에는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기 위해 정해진 방송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스마트폰만 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영상을 보고, 일상을 공유받고, 실시간 소통을 접할 수 있다. 실제로 만나지는 않지만 반복적으로 접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심리적 거리는 점점 가까워진다.

시니어 세대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정 가수의 방송을 챙겨보고, 공연 소식을 기다리고, 응원하는 가수의 성공에 기뻐하는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됐다. 트로트 열풍 이후 중장년층 팬덤 문화가 커진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좋아하는 가수를 손주처럼 느끼고, 또 어떤 사람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가족처럼 여긴다. 상대는 나를 전혀 모르지만, 나는 그 사람의 성격과 취향, 일상까지 잘 안다고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파라소셜 관계의 특징이다.

최근에는 AI도 새로운 파라소셜 관계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답해주고, 고민을 이야기하면 대화를 이어가고, 때로는 안부를 묻기도 한다. 반복적인 상호작용이 쌓이면서 사람들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익숙한 대화 상대처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관계의 감각까지 확장시키고 있는 셈이다.

다만 한 가지 기억할 것이 있다. 파라소셜의 본질은 ‘일방향’이다. 내가 느끼는 친밀감이 아무리 진해도 상대는 나를 모른다. 자주 보는 방송인이라도 내 곁에 와줄 수 없고, 대화가 자연스러운 AI라도 실제 친구나 가족을 대신할 수는 없다.

TV 속 가수를 응원하며 설레고, AI에게 하루를 털어놓으며 위안을 얻는 감정은 충분히 진짜이고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마음을 소중히 하되, 현실의 인연도 함께 챙기는 것. 그것이 파라소셜을 건강하게 누리는 방법이다.


짧고 헷갈리는 요즘말도 하나씩 들여다보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뜻을 알아보는 작은 시도면 충분합니다.

말 한마디를 이해하는 경험이 세대 간 대화를 이어주는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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