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1

파킨슨병과 헷갈리는 치매, 루이소체 치매

입력 2026-07-21 06:00

[건강상식] 박기형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 도움말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치매라고 하면 대부분 알츠하이머병을 떠올리지만, 치매의 종류는 다양하다. 루이소체 치매는 두 번째로 흔한 퇴행성 치매로, 증상 때문에 파킨슨병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고(故) 할리우드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앓았던 질환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7월 22일 ‘세계 뇌의 날’을 맞아 루이소체 치매에 관한 궁금증을 박기형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루이소체 치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루이소체’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루이소체는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이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응집해 만들어진 단백질 덩어리다. 이 물질이 대뇌피질과 뇌간 등에 쌓여 뇌세포를 손상시키면서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루이소체 치매다.

전체 치매 환자의 약 60~70%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이며, 루이소체 치매는 약 1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기억력이 비교적 정상인 편이고, 파킨슨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여 치매로 인식하기 어렵다. 따라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Q. 알츠하이머성 치매와는 무엇이 다른가요?

A. 가장 큰 차이는 초기 증상입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기억력 저하가 먼저 시작되는 반면, 루이소체 치매는 초기 기억력이 비교적 정상인 편입니다.

진행 속도는 루이소체 치매가 더 빠릅니다. 알츠하이머병과 함께 진단되는 환자가 적지 않은데, 이 경우 병세가 더욱 빠르게 악화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차이점은 발병 연령입니다. 최근 젊은 치매 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루이소체 치매는 주로 고령층에서 발견됩니다. 당연히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환자 수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Q. 루이소체 치매 증상은 무엇인가요?

A. 대표 증상은 네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환시입니다. 단순히 헛것을 보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매우 생생하게 인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두 번째는 렘수면행동장애입니다. 꿈속 행동을 현실에서 그대로 옮기는 증상으로, 심한 잠꼬대와 발길질, 주먹질 등을 보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인지 변동이 심해진다는 점입니다. 낮 동안 멍하게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낮잠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입니다. 네 번째는 파킨슨 증상입니다. 파킨슨병처럼 몸 움직임이 느려지고 보행장애가 나타나지만, 손떨림은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Q. 파킨슨병과 어떻게 구분하나요?

A. 파킨슨병과 루이소체 치매는 모두 알파시뉴클레인 단백질과 관련된 질환으로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파킨슨병은 보통 한쪽 손떨림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이후 움직임이 느려지거나 종종걸음을 걷게 됩니다. 반면 루이소체 치매는 손떨림보다 보행장애와 동작 둔화가 먼저 나타납니다.

치매가 생기는 시점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파킨슨병 환자의 치매는 대체로 발병 후 수년이 지나 발생하지만, 루이소체 치매는 치매와 파킨슨 증상이 비슷한 시기에 나타나거나 치매 증상이 먼저 시작되는 편입니다. 또한 파킨슨병 치료제인 도파민 제제에 대한 반응도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Q.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A. 치매 증상이 있으면서 환시, 렘수면행동장애, 인지 변동, 파킨슨 증상 가운데 두 가지 이상 나타나면 루이소체 치매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도파민 영상 검사나 수면 다원 검사 등을 시행해 진단에 도움을 받습니다.

정확한 진단은 적절한 약물 선택뿐 아니라 향후 질환의 진행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Q.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졌는데, 사실인가요?

A. 아직까지 루이소체 치매를 완전히 치료하거나 병의 진행을 멈추는 치료제는 없습니다.

다만, 현재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에 사용하는 아세틸콜린 분해효소억제제 계열 약물을 활용해 증상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특히 초기에는 인지기능과 환시가 개선되는 등 비교적 좋은 치료 반응을 보이나, 환시를 정신질환으로 오인해 항정신병 약물을 사용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뇌척수액 검사 등을 통해 루이소체 치매를 좀 더 정확하게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질환 자체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어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Q. 예방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은 무엇인가요?

A. 루이소체 치매만을 예방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노화와 퇴행성 질환 전반의 위험을 줄이는 생활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습관으로는 마인드(MIND) 식단을 추천합니다. 채소·통곡물·생선·콩류·견과류·베리류·올리브오일 같은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고, 붉은 육류와 버터·치즈·튀김류·당류·정제 탄수화물 섭취는 줄여야 합니다.

운동은 특정 종목보다 꾸준함이 더 중요합니다. 가벼운 산책이라도 좋으니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충분한 수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수면은 뇌 속 노폐물을 배출하고 뇌 기능을 회복하는 시간인 만큼 생활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미지=이은숙 기자)
(이미지=이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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