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 배분은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자산 배분의 출발점은 어떤 상품을 고를지가 아니라 언제 자금을 사용할 것인지를 먼저 정하는 일이다. 같은 IRP라도 은퇴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운용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30대와 60대의 자산 배분은 같을 수 없다. 은퇴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면 단기적인 가격 변동을 감내하며 성장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다. 반대로 은퇴가 가까워 생활비로 사용할 시점이 다가온다면 안전자산 비중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다만 나이만으로 투자 비중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예상 은퇴 시기와 다른 자산 보유 현황,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ETF가 좋을까? TDF가 좋을까?
IRP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상품은 크게 네 가지다.
원리금 보장 상품은 예금처럼 안정성이 높은 대신 기대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다. 채권형 상품은 주식보다 변동성이 작아 계좌의 흔들림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주식형 ETF는 국내외 주식시장에 분산 투자할 수 있어 장기적인 자산 성장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이 발생한다.
최근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는 TDF(Target Date Fund)는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상품이다. 은퇴가 멀었을 때는 주식형 같은 성장자산 비중을 높이고,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TDF 하나면 충분할까
TDF는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가입자에게 편리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전문가가 시장 상황과 은퇴 시점을 고려해 자산을 자동으로 조정해 주기 때문에 직접 리밸런싱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모든 투자자에게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다. 운용 방식과 수수료, 편입 자산이 상품마다 다르므로 자신의 투자 목적과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간혹 적격 TDF는 IRP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원금이 보장된다고 오해할 수 있는데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 아니라는 부분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IRP도 건강검진처럼 정기 점검이 필요하다
IRP는 매일 수익률을 확인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나치게 자주 확인하면 시장 변동에 흔들려 장기 계획을 바꾸기 쉽다. 전문가들은 1년에 한두 번 정도 자산 구성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원래 계획했던 비중으로 조정하는 리밸런싱을 권한다. 연말정산을 준비하는 시기나 생일처럼 기억하기 쉬운 날짜를 점검일로 정해두는 방법도 좋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주식형 자산 60%, 채권형 자산 40%로 시작했더라도 주식시장이 크게 오르면 어느새 80%와 20%가 될 수 있다. 수익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그만큼 위험도 함께 커진 상태다. 반대로 시장이 크게 하락한 뒤에는 주식 비중이 줄어들어 장기적인 회복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리밸런싱은 처음 세웠던 자산배분 원칙으로 되돌려 위험과 수익의 균형을 유지하는 과정이다.
IRP는 세액공제를 받기 위한 통장이 아니라 노후 생활비를 준비하는 장기 투자 계좌다. 어떤 상품 하나를 잘 고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자산배분 원칙을 세우고 끝까지 지켜나가는 일이다. 시장은 늘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지만 원칙은 쉽게 바뀌지 않아야 한다. 정기적인 점검과 리밸런싱이 더해질 때 IRP는 노후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자산으로 성장할 수 있다.
☝️쓸모 있는 TIP
IRP 자산배분, 이렇게 시작해 보자
▲가입한 금융회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또는 웹페이지와 친해져야 한다. 현재 내 IRP에 어떤 상품이 얼마나 담겨 있는지 확인한다.
▲어떤 상품이 얼마나 담겼는지 확인했다면 특정 상품 하나에 집중하기보다 국내외 주식과 채권 등 여러 자산으로 분산 투자한다. 만기가 있는 상품까지 미리 환매할 필요는 없다.
▲시장이 올랐다고 무조건 따라 사거나, 떨어졌다고 모두 팔기보다 장기 계획을 유지한다.
▲연 1~2회 정도 자산 비중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리밸런싱한다.
▲잘 모르겠다면 금융회사의 연금 상담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상 연금액과 자산 구성에 대한 조언을 받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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