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원 건강의집의원 원장, 15일 이기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원장과 대담
2019년 방문진료 시작, 치매·말기암 등 고령층 진료부터 재가임종까지

나이가 들어도 자신이 살던 곳에서 계속 살아가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AIP)’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AIP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의료와 돌봄, 주거 등 다양한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학계와 현장의 목소리도 이어진다. 더 나아가 삶의 마지막 순간을 익숙한 집에서 맞이하는 ‘재가임종’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삶을 살아온 공간에서 생을 마무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AIP가 완성된다는 의미다.
보건복지부도 올해 하반기 자택과 요양시설에서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를 중심으로 한 재가임종 지원 모형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어 요양시설 내 전문요양실을 중심으로 계약의사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도 2028년부터 추진할 예정이다.

홍 원장은 2011년 의대를 졸업한 뒤 3년간 공중보건의사로 근무했다. 이후 2014년부터 지역사회에서 주민을 위한 의료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강북구 번동에서 약 5년간 보건·지역사업을 수행했다. 2018년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가 도입되면서 방문진료를 본격적으로 해보고자 결심했고, 2019년 3월 건강의집의원을 개원했다.
건강의집의원은 장애인 건강주치의, 일차의료 방문진료, 재택의료센터, 가정간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홍 원장과 함께 가정간호 전문간호사 2명이 근무하며 하루 평균 8~10가정을 방문한다. 진료 대상은 말기암, 치매, 파킨슨병, 거동이 어려운 노인 등이다. 병원의 여러 진료과를 오가기 어려운 환자들의 약 처방과 건강관리도 함께 맡는다. 특히 말기암 환자에게는 통증 조절과 영양수액 치료를 제공하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한다.
홍 원장은 “암 환자들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영양수액 치료를 받기도 하고, 임종 이후 사망을 확인하고 사망진단서까지 저희가 발급한다”고 말했다.
“한 달 평균 2~3명의 임종, 새벽에도 직접 찾아간다”
홍 원장은 방문진료를 시작한 이후 수많은 재가임종을 함께했다. 현재도 한 달 평균 2~3명의 환자가 집에서 생을 마감하며, 그는 새벽에도 연락을 받으면 직접 방문해 사망을 확인하고 사망진단서를 발급한다.
그는 “저희는 수백 명의 환자를 집에서 진료하며 임종까지 함께했다”며 “새벽에도 직접 찾아가 사망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환자가 집에서 사망하면 대부분 보호자들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다고 설명했다. 어디에 연락해야 하는지,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몰라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그런 경험을 하면서 방문진료 의사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임종은) 평생 한두 번 겪는 일이라 보호자들은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다”며 “시간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하나씩 설명해 드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시간을 들여 보호자와 소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어르신이 집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자 할 때 임종 과정과 필요한 준비를 충분히 안내하고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홍 원장은 재가임종에 대한 경험과 견해를 말하면서 수차례 “종교는 없다”고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그런 그가 새벽 3시에 임종을 맞이한 환자에게 “돌아가시면 내가 올거니깐, 새벽 3시에 연락해도 괜찮다”고 건낸 그 한 마디는 삶을 향한 절실함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모두 느끼고 있는 환자에게 그 무엇보다 안도를 심어주는 한 마디였을 것이다. 방문진료가 단순한 의료서비스를 넘어 재가임종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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