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4

[현장에서] “‘집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다’ 재가임종, 현실 될까”

입력 2026-07-14 17:20

의료계·돌봄 현장 “죽음보다 돌봄 시스템 먼저 갖춰야”

복지부 “이르면 내년 재가임종 지원모델 시범사업 추진”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재가임종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박지수 기자 jsp@)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재가임종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박지수 기자 jsp@)

병원이 아닌 ‘내가 살아가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삶의 마지막을 맞는 ‘재가임종’. 국가 차원의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재가임종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의료계와 돌봄 현장, 경찰,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재택의료 확대와 방문간호, 사망진단 체계 개선, 관계기관 협력 등 재가임종 제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발제에 나선 이상범 대한재택의료학회 총무이사는 국민 다수가 자택에서 임종하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병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력존엄사나 연명의료 확대를 논하기 전에 집에서도 존엄하게 마지막을 맞을 수 있는 의료, 돌봄 시스템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무이사는 자신이 돌본 말기 암 환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환자는 끝까지 집에 머물기를 원했고 의료진은 매일 방문해 통증 조절과 수액 치료를 이어갔다. 지역 교회와 연계해 심리적 돌봄도 지원했지만 가족은 임종 직전까지 “응급실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결국 환자는 가족 곁에서 평온하게 눈을 감았고 주치의가 직접 사망을 확인하면서 경찰 개입 없이 장례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다.

▲14일 '재가임종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상범 대한재택의료학회 총무이사가 발표를 하고 있다.(박지수 기자 jsp@)
▲14일 '재가임종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상범 대한재택의료학회 총무이사가 발표를 하고 있다.(박지수 기자 jsp@)

그는 ”재가임종은 환자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가족까지 함께 돌보는 과정”이라며 재택의료센터 활성화와 임종관리 수가 신설, 24시간 대응체계 구축, 사망진단 절차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일본과 대만, 영국 사례를 소개하며 “우리도 재가임종을 뒷받침할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재가임종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김우중 대한노인회 사무총장은 “어르신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살던 집에서 가족과 함께 마지막을 맞는 것”이라며 “재가임종은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직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김영희 빛사랑 통합돌봄재활센터 대표는 현장에서 경험한 사례를 소개하며 “재임종은 임종 순간만이 아니라 생애 말기부터 이어지는 돌봄의 과정”이라며 생애말기 간호의 법제화와 24시간 방문간호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최원준 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계장은 “현재 경찰이 의료 공백을 메우는 구조”라며 의료적 사망 확인 체계와 정보 공유 시스템이 갖춰질 경우 불필요한 변사 절차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귀훈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은 재가임종을 통합돌봄의 마지막 과제로 규정하며 “이르면 내년부터 재가임종 지원 모델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기요양 대상 여부와 가족 유무 등을 고려한 다양한 모델을 검토하고 있으며 방문진료·방문간호·장기요양·응급대응·사후 행정절차까지 하나의 통합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의료계와 돌봄 현장, 정부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은 재가임종을 바라보는 시각은 달랐지만, "국민이 원하는 곳에서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정부가 내년 시범사업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재가임종 제도화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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