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6

‘IRP 이전’ 수익률 광고보다 ‘이것’ 확인이 우선

입력 2026-08-06 06:00

[금융 도슨트의 은퇴 금융 이야기(55)] IRP 궁금증 파헤치기⑤ 퇴직연금 갈아타기 전 체크포인트

“퇴직연금 수익률 광고가 많이 보이는데 내 IRP 옮겨야 할까?”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 생각이다. 퇴직연금사업자인 금융회사들은 높은 수익률과 낮은 수수료, 다양한 ETF(상장지수펀드), 비대면 가입 혜택 등을 내세우며 가입자를 유치한다. 하지만 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옮기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퇴직연금은 오랜 기간 운용하는 자금인 만큼, 광고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다.

수익률 광고, 먼저 기준부터 봐야 한다

금융회사들이 내세우는 퇴직연금 수익률은 눈에 잘 들어온다. 하지만 수익률 숫자는 기준에 따라달라질 수 있다. 먼저 기간을 봐야 한다. 최근 1년 수익률인지, 3년이나 5년 장기 수익률인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주식시장이 좋았던 해에는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높은 회사의 수익률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시장이 하락한 시기에는 원리금보장 상품 비중이 높은 회사가 안정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다.

두 번째는 제도 유형이다. DB형(확정급여형), DC형(확정기여형), IRP(개인형퇴직연금)는 성격이 다르다. DB형은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는 방식이고, DC형과 IRP는 가입자의 선택이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전체 퇴직연금 수익률만 보고 본인의 IRP 수익률도 같을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세 번째는 상품군이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인지, 펀드나 ETF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의 수익률인지 구분해야 한다. 같은 금융회사 안에서도 어떤 상품을 골랐느냐에 따라 실제 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수익률보다 먼저 볼 것은 나의 계좌

광고 속 수익률은 금융회사 전체의 성적표에 가깝다. 하지만 본인의 IRP 수익률은 내가 고른 상품과 투자 비중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같은 증권사 IRP에 가입한 A 씨와 B 씨가 있다. A 씨는 예금 위주로 운용하고, B 씨는 해외주식형 ETF와 TDF로 운용한다. 두 사람의 수익률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수익률이 높은 금융회사로 옮긴다고 해서 나의 수익률까지 자동으로 올라가지 않는다.

따라서 금융회사 이전을 고민한다면 먼저 본인의 계좌부터 점검해야 한다. 현재 어떤 상품에 얼마가 들어 있는지, 최근 1년과 3년 수익률은 어떤지, 수수료는 얼마나 내고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실물이전, 갈아타려면 꼭 팔아야 하나?

예전에는 퇴직연금을 C 회사에서 D 회사로 옮기려면 C 회사에서 기존 상품을 팔아 현금화를 한 후 가능했다. 이 과정에서 예금은 중도해지 이율이 적용되거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시기에는 펀드 손실을 확정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2024년 10월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행됐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상품은 해지 또는 매도 필요 없이 다른 금융회사로 옮길 수 있다.

다만 모든 상품을 그대로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옮겨 받을 금융회사가 같은 상품을 취급하지 않거나 이전이 제한되는 상품이면 현금화가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전을 신청하기 전 보유 상품이 실물이전 가능한지, 현금화가 필요한 상품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간단해진 퇴직연금 실물이전(현물이전) 신청

실물이전을 결정했다면, 새로 가입할 퇴직연금사업자(금융회사)에 IRP 계좌를 개설한 후 옮기려는 금융회사의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서 실물이전(타사이전 등)을 신청하면 된다. 신청이 접수되면 받는 금융회사가 가입자의 이전 의사를 확인한 뒤 이전 절차를 진행하며, 기존 금융회사의 확인 절차를 거쳐 실물이전이 완료된다. 다만 DC형은 회사가 계약한 퇴직연금사업자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전 가능 여부는 회사의 퇴직연금 담당 부서에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수수료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IRP는 장기간 유지하는 계좌인 만큼 수수료도 중요한 요소다. 연 0.2~0.3% 포인트 차이가 작아 보여도 10년, 20년 동안 누적되면 운용 자금에 따라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비대면 IRP의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면제하는 금융회사도 있다. 다만 '수수료 0원'이라는 문구만 보고 결정하기보다는 어떤 수수료가 면제되는지, 적용 대상과 조건은 무엇인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금융회사를 옮긴다고 해서 투자 상품이 자동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전 후에도 기존 상품 구성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기대했던 만큼 수익률이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전 이후에도 자산 배분과 상품 구성이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지 다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쓸모 있는 TIP

퇴직연금 이전은 더 나은 운용 환경을 선택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광고만 보고 서둘러 결정할 일은 아니다. 수익률과 수수료는 물론 투자할 수 있는 상품, 실물이전 가능 여부까지 꼼꼼히 비교한 뒤 본인의 투자 성향과 운용 방식에 맞는 금융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상품 변경이나 연금 개시 신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면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의 편의성, 상담 접근성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노후자금을 맡길 금융회사를 선택하는 만큼, 광고보다 '내게 맞는 서비스와 운용 환경'을 기준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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