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3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에도 기관별 ‘각자 돌봄’ 여전

입력 2026-08-13 16:43

일본 케어매니저·영국 다직종팀·독일 단일 창구 주목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한데 연결하는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됐지만 기관과 자격 기준, 정보시스템이 나뉜 구조는 여전하다. 고령자는 필요한 서비스를 받기 위해 여러 창구를 거쳐야 하고 기관 간 연계도 담당자의 경험과 비공식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13일 국회미래연구원의 ‘초고령사회 대응 보건·복지 서비스 전달체계 중장기 재편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해외 사례를 토대로 시군구 통합 거점과 전담 조정 인력, 공통 정보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3월 27일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노쇠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사람이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방자치단체가 신청부터 대상자 조사와 종합판정, 개인별 지원계획 수립, 서비스 제공과 사후 관리까지 담당한다.

그러나 법 시행만으로 기존 전달체계의 칸막이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의료는 건강보험, 장기요양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지역 돌봄과 복지사업은 국고보조금과 지방비에 의존한다. 같은 고령자를 지원하더라도 서비스마다 신청 창구와 자격 기준, 책임 기관이 다르다.

특히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보건소, 의료기관, 장기요양기관, 복지관을 아우르는 공식 조정 주체가 뚜렷하지 않다. 이 때문에 기관 간 연계가 담당자의 경험과 지역 내 관계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미래연구원)
(국회미래연구원)

일본은 전담자, 영국은 협업, 독일은 단일 창구

일본은 지역포괄지원센터와 케어매니저를 중심으로 의료·개호·예방·생활지원·주거 서비스를 연결한다. 케어 매니저는 이용자의 상태를 파악해 지원계획을 세우고 서비스 제공 과정까지 점검한다.

영국은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참여하는 다직종팀을 운영한다. 복합적인 도움이 필요한 주민의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퇴원 이후에도 의료와 돌봄이 이어지도록 기관 간 협업을 제도화했다.

독일은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의 재원이 분리돼 있지만, 지역 돌봄지원센터를 단일 접근 창구로 활용한다. 제도와 재원을 당장 합치지 않더라도 이용자가 한 곳에서 상담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센터 설치뿐 아닌 인력·정보 연결해야

연구진은 한국도 시군구에 통합지원 거점을 두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가 고령자 발굴과 초기 상담을 맡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시군구는 대상자의 복합적인 필요를 파악해 개인별 지원계획을 세우고 기관 간 서비스를 조정하는 구조다.

케어코디네이터 등 전담 인력의 역할도 공식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강과 신체 기능, 인지 상태, 가족의 돌봄 역량, 주거 환경 등을 공통 기준으로 파악하고 기관 간 의뢰·회신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사업별로 나뉜 예산 일부를 지역 수요에 맞춰 활용하는 ‘통합지원 예산 블록’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연구책임자인 이채정 부연구위원은 “보건·복지 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의 핵심은 서비스를 더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자원을 어떻게 연결하고 조정할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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