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2

지하철 무임승차 65세→70세로? “소득 끊긴 65~69세 어쩌나”

입력 2026-08-21 15:36

65~69세 반대 응답자 42% “소득 공백기 교통비 부담”

서울시가 65세 이상에게 제공하는 지하철 무임승차의 적용 연령을 조정하고 교통비 지원 수단을 버스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공론화한다. 서울 시민 10명 중 8명은 제도 재설계에 동의했지만, 기존 혜택이 줄어들 수 있는 65~69세의 찬성률은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서울시는 이달 19일 ‘서울 노인교통복지 위원회’를 발족하고 1차 회의를 진행했다. 위원회는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재정 부담과 노인의 실질적인 이동권을 함께 고려해 현행 교통복지 제도의 개편 방안을 논의한다.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무임 연령 70세로 높이고 버스까지 지원

회의에서 서울시는 ‘서울시 노인교통복지 추진 배경’을 주제로 사회·재정 여건의 변화와 제도 개편 필요성을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높이는 대신, 교통비 지원 범위를 버스까지 넓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무임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면서 도시철도가 없거나 버스 의존도가 높은 노인의 이동권을 보완하려는 취지다.

현행 제도는 같은 65세 이상이라도 거주 지역과 이용 교통수단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다르다. 서울시 지하철역까지 평균 접근 시간은 10.3분이며 철도 서비스 소외지역 비율은 32.93%로 나타났다. 비역세권에 거주하거나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노인은 지하철 중심의 무임 혜택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65세 이상 무임승차 부담은 2000년 504억 원에서 2025년 3833억 원으로 증가했다. 서울시는 고령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 재정 부담이 구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혜택 줄어드는 65~69세, 보완책 마련 관건

제도 개편의 핵심 쟁점은 기존에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던 65~69세와 조만간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던 60~64세를 어떻게 보호하느냐다.

무임 연령을 70세로 높이면 65~69세는 현재 이용하는 지하철 무임 혜택을 잃게 된다. 60~64세도 65세부터 무임승차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혜택을 받는 시점이 늦어진다.

서울시는 보완책으로 출퇴근 시간대에 65~69세에게 요금을 부과하되 나머지 시간에는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 저소득 취약계층 지원, 오전 6시 30분 이전 새벽 시간대 할인 확대, 연차별 무임 연령 상향 등을 제시했다. 기존 수혜자와 예비 수혜자의 혜택이 한꺼번에 줄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제도를 바꾸겠다는 취지다.

이어 서울연구원은 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현행 무임제도 재설계에 찬성한 응답자는 전체의 77%였지만, 65~69세의 찬성률은 57.4%로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제도 개편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재정 부담’이 35.4%로 가장 많았고, ‘소득 공백기 부담’이 32.3%로 뒤를 이었다. 특히 65~69세 반대 응답자의 42.0%가 소득 공백기의 교통비 부담을 이유로 꼽았다. 은퇴로 소득은 줄었지만, 연금 수령 등 안정적인 노후 소득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시기에 교통비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요금 할인 선호, “기존 무임권 보호해야”

시민들은 무임 연령 조정에 따른 보완책으로 ‘요금 할인’을 가장 선호했다. 요금 할인을 선택한 응답자는 32.5%였다. 시간대별로 혜택을 달리하는 방안이 28.5%, 무임 연령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이 26.0%로 뒤를 이었다. 소득 하위 계층을 우선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은 13.1%였다.

기존 수혜자일수록 단계적인 조정을 선호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무임 연령의 단계적 상향을 선택한 비율은 60~64세에서 30.9%, 65~69세에서 45.7%였다. 65~69세의 선호도가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제도를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일정 기간 유예하거나 연령을 순차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요구로 풀이된다.

현행 제도의 지역 간 형평성 문제에도 공감대가 컸다. 응답자의 82.7%는 지하철만 무임으로 운영하는 제도가 버스를 이용하거나 도시철도 소외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에게 불리하다는 데 동의했다. 노인 교통복지 재설계가 도시철도 소외지역 노인의 이동권을 개선할 것이라는 응답도 81.8%에 달했다.

서울연구원은 무임 연령을 높여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버스까지 지원해 교통수단과 거주 지역에 따른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65~69세를 위한 요금 할인과 단계적 연령 상향, 기존 이용자의 무임 혜택을 일정 기간 보호하는 경과 규정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봤다.

서울시는 위원회와 시민토론회, 어르신 조사 등을 거쳐 노인 교통복지 재설계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무임승차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면서 혜택이 줄어드는 연령층의 부담과 지역별 이동 격차를 얼마나 보완할지가 향후 논의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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