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1

노인복지부터 마을 재생까지… 고향사랑기부금 주목해야

입력 2026-09-21 13:49

신간 ‘고향기부 사랑말고 투자처럼’… 한일 지정기부 사례 5000건 분석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과를 모금액이 아닌 지역의 변화로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부자의 애향심이나 답례품에 의존하기보다 기부금의 사용 목적을 미리 정하고, 주민과 기부자가 지역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더가능연구소는 조희정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이영재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SSK 지역재생연구팀 공동연구원, 김영완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공동 집필한 ‘고향기부 사랑말고 투자처럼’을 20일 출간했다.

이 책은 한국과 일본의 지정기부 모금 사례 5000여 건을 비교 분석하고,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조건을 살펴봤다.

2023년 도입된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거주지 외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책은 제도 시행 4년 만에 모금액이 1515억 원에 이르렀지만 지역별 성과에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지자체는 기획사업을 통해 수억 원을 모금한 반면,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한 지역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이 주목한 것은 ‘지정기부’다. 지자체가 기부금을 받은 뒤 사용처를 정하는 대신, 해결할 지역 문제와 사업 내용을 먼저 공개하고 이에 공감하는 사람들로부터 기부금을 모으는 방식이다.

책은 한국과 일본의 고향기부 제도 변화와 운영 성과도 비교했다. 한국의 지정기부 도입과 민간 플랫폼 개방, 기부 한도 확대뿐 아니라 일본의 답례품 제한과 포인트 부여 금지 등 제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쟁점을 다뤘다.

지정기부 사업은 아동·육아, 청소년, 청년, 고령자, 취약계층·의료, 동물권, 문화, 환경·에너지, 재해 지원, 마을 만들기 등 10개 분야로 나눠 분석했다. 고령자와 취약계층 지원 등 지역의 복지 수요를 기부사업과 연결하는 방안도 살펴봤다.

저자들은 모금 이후 추진하는 사업을 이익추구형, 시혜사업형, 기금축적형, 지역가치투자형으로 구분했다. 이 가운데 지역가치투자형은 기부금을 활용해 지역에 지속적인 변화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기획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 의견을 수렴해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고, 모금 방법과 사업 계획을 구체화한 뒤 성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부자가 사업의 진행 상황과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야 일회성 기부를 반복기부로 연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저자들은 “제도의 궁극적인 성공은 모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기부금이 지역에서 창출하는 가치에 달려 있다”고 밝히고, “고향기부의 진짜 성공은 더 많은 사람이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부하지 않아도 되는 자립 지역이 하나둘 늘어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최신 뉴스

  • “노인 일자리 더 필요” 대한은퇴자협회, 세계 노인의 날 앞두고 성명
    “노인 일자리 더 필요” 대한은퇴자협회, 세계 노인의 날 앞두고 성명
  • “K-복지 직접 보자”… 독일 대학생 24명, 서울 기관 찾아
    “K-복지 직접 보자”… 독일 대학생 24명, 서울 기관 찾아
  • 美, 빈곤 노인 1천만 명 돌파… 65세 이상 빈곤율 15.4%
    美, 빈곤 노인 1천만 명 돌파… 65세 이상 빈곤율 15.4%
  • 케어링, 요양보호사 100여 명에 AI 활용법 교육
    케어링, 요양보호사 100여 명에 AI 활용법 교육
  • “어디서 누구와 사는가” 서울 중장년 삶의 질 결정
    “어디서 누구와 사는가” 서울 중장년 삶의 질 결정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브라보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