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간단해 보여도 수수께끼처럼 느껴졌던 요즘말.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하나씩 천천히 알아가 보자!
신조어를 알게 되면 손주와의 대화가 한결 편해지고 일상 속 이야기에도 조금은 젊은 기운이 더해진다.

“오늘따라 속이 답답하네. 저녁은 얼큰한 걸로 먹자.”
괜히 일이 꼬이고 마음까지 답답한 날이면 유난히 칼칼한 음식이 생각난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짬뽕 한 그릇이나 매콤한 낙지볶음을 먹고 나면 답답했던 기분도 한결 누그러지는 듯하다. 요즘은 이렇게 속상한 날 찾는 매운 음식을 ‘위쑤시개’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름부터 제법 짓궂다. ‘이쑤시개’를 떠올리게 하면서, 매운 음식이 속을 콕콕 찌를 만큼 자극적이라는 느낌을 ‘위(胃)’와 연결한 말이다. 불닭볶음면이나 매운 떡볶이, 닭발, 마라탕 등이 대표적이다. “오늘 회사에서 진이 다 빠졌어. 저녁은 위쑤시개다”라고 한다면, 매운 음식을 먹으며 기분을 달래고 싶다는 뜻이다.
예전에도 속상한 날이면 “얼큰한 것 먹으러 가자”며 친구를 불러냈다. 고된 일 끝에는 매콤한 찌개 앞에서 땀을 훔치며 하루의 피로를 달랬다. 그때의 ‘얼큰한 한 끼’가 지금은 ‘위쑤시개’라는 이름을 얻은 셈이다. 불닭볶음면이나 마라탕처럼 매운맛의 강도가 훨씬 세진 음식도 있지만, 답답한 날 화끈한 맛을 찾는 마음은 세대를 크게 가리지 않는다.
퇴근한 자녀가 “엄마, 나 오늘 위쑤시개가 필요해”라고 한다면 무슨 물건을 찾느냐고 되물을 필요는 없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거나 사람 때문에 속을 끓였다는 신호일 수 있다. “오늘 무슨 일 있었어? 저녁은 매콤한 낙지볶음 먹을까?”라고 답한다면 말뜻도, 그 뒤에 담긴 마음도 알아들은 것이다.
그렇다면 매운맛이 실제로 도움이 되긴 할까.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이 감각 신경을 자극하면 우리 몸은 이를 통증과 비슷한 자극으로 받아들인다. 이때 엔도르핀 등이 분비되면서 일시적으로 기분이 나아졌다고 느낄 수 있다. 매운맛에 신경이 집중되는 동안 복잡했던 생각을 잠시 잊기도 한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강한 맛에 신경이 쏠리는 동안 복잡한 생각을 잠시 잊기도 한다. 그렇다고 속상한 마음까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맵게 먹으면 속쓰림이나 복통을 겪을 수도 있으니,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즐기는 편이 좋다.
‘위쑤시개’의 주인공은 매운 음식이지만, 그 말을 꺼내는 사람에게는 고단한 하루가 있었을지 모른다. 누군가 “오늘 위쑤시개 하러 갈래?”라고 한다면 매운맛의 단계를 묻기 전에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봐도 좋겠다.
★함께 알아두기★【맵부심】 매운 음식을 잘 먹는 데서 느끼는 자부심.
【맵덕】 ‘매운맛 덕후’의 줄임말. 매운 음식을 좋아해 즐겨 찾는 사람.
【맵집】 매운 음식으로 이름난 식당.
【맵찔이】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을 장난스럽게 이르는 말.
짧고 헷갈리는 요즘말도 하나씩 들여다보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뜻을 알아보는 작은 시도면 충분합니다.
말 한마디를 이해하는 경험이 세대 간 대화를 이어주는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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