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6

[현장에서] 버스 끊긴 농촌…고령자 이동권 대안은

입력 2026-10-16 15:59

고령자 면허 자진반납률은 지난해 2.51%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0회 한국교통법학회 과학기술 협력융합 공동학술대회에서 배효수 이모빌리티연구조합 총장이 농촌 고령촌의 이동권 문제를 발표하고 있다. (박지수 기자 jsp@)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0회 한국교통법학회 과학기술 협력융합 공동학술대회에서 배효수 이모빌리티연구조합 총장이 농촌 고령촌의 이동권 문제를 발표하고 있다. (박지수 기자 jsp@)

농어촌 대중교통 배차 간격은 평균 69.3분이다. 면 지역은 88.5분으로 읍 지역(47.2분)보다 41.3분 길다. 농촌진흥청의 ‘2024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중교통 이용률은 70대 이상에서 41.6%, 만 65세 이상 1인 가구에서 53.1%로 나타났다. 이처럼 긴 배차 간격으로 생기는 농촌의 이동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근거리 저속 이모빌리티 기반 ‘마실카’ 서비스가 제안됐다.

배효수 이모빌리티연구조합 총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0회 한국교통법학회 과학기술 협력융합 공동학술대회에서 농촌 고령촌의 이동권 문제를 발표하며 “이동이 끊기면 그 지역은 귀양지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고령 운전자 사고가 늘면서 면허 자진반납을 유도하는 정책도 추진되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2025년 노인운전자 교통사고는 4만5873건으로 전년보다 8.3% 증가했다. 사망자는 843명으로 10.8% 늘었다.

반면 경찰청 자료를 바탕으로 한 집계에서 지난해 만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 가운데 면허를 자진 반납한 비율은 2.51%(14만1286명)에 그쳤다. 고령 면허 소지자는 563만 명으로 집계됐다.

농촌형 교통 서비스가 이미 운영되고 있지만 배 총장은 기존 수단만으로는 교통 소외지역의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5년 농촌형 교통모델은 전국 81개 군, 9540개 마을에서 운영됐고, 연간 이용자 수는 740만 명을 넘었다. 천원 택시와 콜버스, 노선버스 등을 활용하는 사업이다.

배 총장은 운전자 부족과 지자체 예산의 한계를 지적했다. 버스·택시·수요응답형 교통(DRT) 모두 운전 인력이 필요하고 예산이 소진되면 서비스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면허를 반납한 뒤 병원이나 시장에 갈 대체 수단이 부족하면 고령층이 운전을 계속하거나 농기계·골프 카트 등 안전·보험 적용이 불분명한 이동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배 총장의 주장이다. 그는 기존 교통수단이 닿지 않는 마을의 짧은 이동을 맡을 수 있는 별도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실카는 마을 도로와 짧은 이동 거리에 맞춘 저속 차량을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구상이다. 배 총장은 차폭 1.6m 안팎, 8인승 이하 차량을 제안했다. 원격 관제와 자동 운행을 결합해 마을버스뿐 아니라 물류·관광 셔틀·라스트마일 이동·식료품 전달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도와 안전 기준은 남은 과제다. 배 총장은 현행 자동차 관리 기준에 농어촌 마을에 적합한 차종이 없고 운수사업 관련 규제도 걸림돌이라며 새로운 차종과 운행 수준에 맞는 안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발표에 따르면 4단계, 48개월의 추진 로드맵도 설명했다. 배 총장은 국토교통부에 관련 제안을 이어왔지만 아직 차량 기준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실카는 현재 운영 중인 서비스가 아니라 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제안 단계다. 실제 도입을 위해서는 원격 관제 차량의 운행 책임과 사고 보상 체계, 고령자의 승하차 편의, 이용 요금과 운영 주체를 구체화해야 한다. 기존 농촌형 교통모델과 어떤 지역에서 어떻게 연계할지도 검증해야 한다.

면허 반납률이 2.51%에 머문 현실은 반납을 권하는 정책과 함께 반납 이후의 이동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긴다. 마실카가 그 대안이 될지는 시범운행을 통해 안전성과 이용 수요, 운영비를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다. 운전대를 내려놓으라는 요구가 농촌 고령층의 이동권 보장으로 이어지려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서비스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최신 뉴스

  • 일하는 60세 이상 730만 명…취업자 늘어도 고용률은 하락
    일하는 60세 이상 730만 명…취업자 늘어도 고용률은 하락
  • [시니어 외면한 포용금융④] 시니어 금융접근성 지표는 빠졌다
    [시니어 외면한 포용금융④] 시니어 금융접근성 지표는 빠졌다
  • 은퇴 첫해, 통장이 비명을 지른다. ‘지출 스파이크’의 경고
    은퇴 첫해, 통장이 비명을 지른다. ‘지출 스파이크’의 경고
  • “65세에서 70세로” 서울 노인 교통복지 다시 짠다
    “65세에서 70세로” 서울 노인 교통복지 다시 짠다
  • "이 나이에 무슨" 중년이 습관처럼 쓰는 말버릇 5가지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브라보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