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관객 눈물 바다… 작품성은 글쎄

기사입력 2014-04-02 09:08 기사수정 2014-04-02 09:08

Review 연극 '친정 엄마와 2박3일'

▲대전일보 제공

28일부터 30일까지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공연된 연극 '친정 엄마와 2박 3일'은 '진부함 속의 진정성'이라는 말로 정확하게 요약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연극의 줄거리는 2009년 초연 이후 전국 순회 공연과 영화로 제작되면서 사람들에게 익숙해졌다. 하지만 이런 신파적인 작품을 계속적으로 사람들이 찾게 만들어 주는 요인은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과 관객 수요층을 제대로 파악한 마케팅 전략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전회 출연한 배우 강부자의 연기는 내용을 알고 있어도 연극에 몰입하게 만든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잘나가는 딸 미영은 어느 날 연락 없이 시골 정읍에 있는 친정집을 방문한다. 모두들 타지로 떠나고 아버지도 없는 친정 집에는 엄마 혼자 쓸쓸히 전기 장판의 따뜻함에 의지하며 지내고 있다. 혼자서는 밥도 잘 차려먹지 않는 엄마의 모습에 궁상맞고 속상해 화를 내고 엄마는 연락 없이 내려온 딸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아 속상하기만 하다.

객석을 가득 매운 40-50대 중년층은 연신 연극이 진행되는 내내 훌쩍였다. 아마도 이제는 떠나 버린 친정엄마에 대한 향수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살아 생전 제대로 효도 한 번 해보지 못한 엄마에 대한 죄책감이 연극을 보는 동안 가슴을 짓눌렀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연극은 이처럼 새로운 티켓파워로 떠오른 공연 관객층의 변화를 제대로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성공적인 관객 동원력을 선보이고 있다. 예당 아트홀 대부분의 객석이 중년층으로 가득찬 연극 작품은 대전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풍경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객석이 가득 찼다고 해서 작품성에 대해 그다지 후한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연출력이 그리 뛰어나진 않기 때문이다. 덩그러니 놓인 시골집을 중심으로 현재와 과거가 오가지만 신선한 장면이 연출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소극장에 어울릴 법 한 무대를 큰 아트홀로 옮겨와 허한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작품성보다는 대중성에 초점을 맞춘 연극인 '친정 엄마와 2박 3일'. 향수에 젖게 만드는 연극보다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엄마와 딸의 관계를 보여주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

[기사제휴: 대전일보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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