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1%대 추락…노후 막막한 은퇴자 한숨 깊다

기사입력 2014-08-18 18:05 기사수정 2014-08-18 18:05

‘초저금리시대’ 이자생활자·고정금리 대출자 발동동…노후복지 대책마련 시급

#3년 전 은퇴한 김한식(58·인천)씨는 최근 들어 한숨이 깊어졌다. 퇴직 후 예금이자와 연금으로 생활해 왔는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사실상 이자소득이 0%대로 접어들면서 생계가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달 만기를 앞둔 돈을 어디에 맡겨야 할지 막막하다. 대출이자도 낮아졌다 하니 이참에 집을 담보로 창업에라도 나서야 할지 고민이 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들이 속속 예금과 적금 금리를 내리면서 ‘1%대 예금 금리’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사실상 이자소득 0%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고령화로 은퇴자 등 이자 생활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금융권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연 5.87%에 달하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2010년 3.86%, 지난해 2.89%를 거쳐 올해 6월에는 2.68%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두 달 새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줄줄이 내리면서 고객들의 체감금리는 연 2.2~2.3%에 불과하다. 그런데 지난 14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연 2.25%로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금리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2%대 예금 금리는 이제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 당장 노년층이 문제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높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5.1%다. OECD 평균은 13%이고 미국 24%, 일본 22%, 호주 27%다.

이런 가운데 노후소득에서 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하다. 60∼80%대 비중을 보이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크게 차이를 보인다. 특히 베이붐세대(1955∼1963년생)의 2011년 기준 국민·개인·퇴직연금 가입률은 27.6%를 기록하며 30%도 채 되지 않는다.

공·사적 연금 가입률이 낮고 노인 복지 체계가 미비한 상황에서 이자소득 감소는 노년층의 소비 감소와 생활수준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

가계가 받는 타격도 크다. 2012년 가계 이자소득은 49조원으로 이자소득이 총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육박했다. 이자소득 감소가 가계소득 감소와 소비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정부의 가계구조 개선 정책에 따라 고정금리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한 대출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중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가계대출 잔액 기준의 고정금리 대출비중이 25.7%를 기록,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12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규대출기준 고정금리대출 비중(42.3%) 역시 5월(42.6%)에 이어 40%대를 유지했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계의 소득기반 확충을 위해 임금, 배당 등 기업이 가계로 이전하는 소득을 늘리고, 저축률 제고, 연금기반 확충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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