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저소득층 가구가 평균적으로 매달 14만원씩 빚을 내서 생활을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전체 가구 가운데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소득 1분위’ 가구는 매달 135만7000원의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대출이자·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에 들어가는 24만원을 제외하면 이들 가구가 실제 쓸 수 있는 돈(처분가능소득)은 111만5000원에 불과했다.
반면 매달 음식값, 집값, 냉·난방비, 교통비, 옷값 등 각종 소비지출액수는 그보다 많은 125만5000원이었다. 이들에게 ‘흑자 가계부’는 딴 세상 이야기다. 전체가구의 흑자액(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빼고 남는 돈)은 90만3000원이었지만 소득 1분위 가구는 흑자액이 마이너스 14만원’이었다. 지속적으로 빚이 쌓여가는 악순환 구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모습은 매우 대조적이다. 5분위 가구는 매달 785만6000원의 소득을 올리고 소비지출과 비소비지출을 합쳐 548만원을 쓴 뒤 꼬박꼬박 237만원씩 돈을 남겼다. 같은 추세가 1년간 지속한다고 가정하면 저소득층은 170만원 가량의 빚을지는 반면 고소득층은 2800만원 가량의 여윳돈이 생기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득격차가 전체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선태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소득불평등이 심화할수록 재분배 정책으로 투자의욕 저하되고 사회적 갈등이 격화되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면서 “이는 결국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