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여행사에서 블로그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 당첨 문자를 받고 들뜬 마음에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동생은 “언니, 그거 사기 아니야”라며 못미더워했다. 그러나 필자와 동생은 맛있는 음식 실컷 먹고 온천도 즐기며 일본에서 달콤한 2박 3일을 보냈다. 이 여행이 블로그 덕분이란 걸 안 동생은 공짜 여행 자랑에 언니 블로그 자랑까지 멈출 줄을 몰랐다. 인생에는 가끔 이런 느닷없는 행운이 나타나서 우리를 기쁘게 해 준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이건 우연히 온 행운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필자가 애쓰고 노력한 결과였다.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까지 필자는 ‘기계치 아줌마’였다. 폴더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일에도 벌벌 떨었다. 그런 필자가 자신의 이름을 건 블로그를 시작할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신문에서 본 칼럼 덕분이었다.
컬럼엔 ‘스마트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스마트폰 사용법이 어렵다고 한다. 스마트폰 사용설명서를 천천히 읽고 사용법을 익히면 충분히 배울 수 있는데, 사용설명서 읽을 생각은 않고 어렵다고 탓만 한다’라고 씌여 있었다. 못해서 안하는 게 아니라 안해서 못하는 거란 이야기였다. 필자는 부끄러웠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싶긴 한데 컴퓨터를 제대로 못하니 ‘과연 할 수 있을까’란 의심을 품고 있던 터라 칼럼의 목소리가 필자에게 한방 날리는 소리로 들렸다.
처음엔 모든 게 힘들었다. 짧은 포스팅 하나 하는데도 3~4시간씩 걸리기 일쑤여서 하나 올리고 나면 기진맥진했다.
기술적인 문제에 가로막힐 때는 자식들에게 도움을 청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감정만 상했다. 하루는 여러 장의 사진을 함께 올리는 법을 알고 싶어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돌아오는 고3 아들을 눈 빠지게 기다리다가 물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엄마가 직접 해 봐야 돼”라느 것이었다. 하루종일 아들을 기다리던 필자는 눈물을 흘리며 네이버 검색창에 ‘블로그에 사진 올리는 법’을 검색했다. 블로그를 배우는 데 아들보다 네이버가 낫다는 걸 알게 된 후론 배우는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 주변을 자세히 관찰하고 깊이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필자가 여행을 즐기고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됐다. 특히 필자 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필자가 주는 정보를 유용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즐거운 만남을 이어가고, 간간이 글쓰기로 원고료도 받게 돘다. 단지 블로그 하나 시작했을 뿐인데 필자의 삶은 완전히 새로운 기쁨으로 가득 채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