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50대 경력 단절을 당연시하는 사회적 인식과 구조가 바뀌어야 합니다.”
이충우 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교수는 17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5 그랜드제너레이션 콘퍼런스’에서 “지금까지의 고령화 대응은 ‘돌봄’ 중심의 수동적 접근이었다면, 이제는 고령 인구를 능동적 경제 주체로 인식하는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50대를 기준으로 한 경력 단절을 당연시하는 사회적 인식과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우리 사회는 50대 이후의 커리어를 ‘마무리’로 보지만 연령에 따라 가능성을 나누는 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자기주도적 커리어 재설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과거처럼 일직선의 경로로 경력을 관리하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2단계 테이크오프 전략’을 제안했다. 핵심은 ▲정체성 재설정 ▲역량 재정의 ▲환경 재구성이다. 특히 “50대 이후의 커리어는 ‘생존’이 아닌 ‘선택’이어야 한다”며, 제2의 커리어를 위해 본인의 경험과 역량을 다시 정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력 설계의 핵심 도구로는 ‘브랜딩’과 ‘마케팅’을 꼽았다. 이 교수는 “이제 개인도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타인에게 명확히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시니어일수록, 그 가치를 어떻게 포장하고 시장에 알릴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력을 확장할 수 있는 영역으로는 지역사회 기반 활동, 시니어 창업, 돌봄·교육·멘토링 등의 분야가 제시됐다. 이 교수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서 수익도 낼 수 있는 ‘시니어 소셜비즈니스’가 유망하다”며 “기업·공공·비영리 부문을 넘나드는 경계 허물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령친화적’ 노동 환경 조성도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고령 친화라는 이름으로 고령자에게 한정된 저임금·단순노무 일자리가 제공돼왔다”며 “나이에 관계없이 역량 중심의 일자리를 설계해야 진정한 연령친화 사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노년기에도 개인의 ‘주도성’과 ‘자율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삶의 질이 보장된다”며, 정책과 제도 설계 역시 지원과 보호가 아닌, 성장과 자율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발표를 마치며 “고령화는 위기가 아니라 전환의 기회”라며, “우리 사회가 50대 이후 인생을 다시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그랜드 제너레이션은 경제·사회적으로 가장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 #시니어 #시니어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