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와 피아졸라(Astor Piazolla(1921~1992)

기사입력 2016-07-27 13:54 기사수정 2016-07-27 13:54

▲'피아니스트 오윤아의 재즈, 탱고, 클래식의 만남’ 공연 카탈로그. (강신영 동년기자)
▲'피아니스트 오윤아의 재즈, 탱고, 클래식의 만남’ 공연 카탈로그. (강신영 동년기자)
7월 20일 예술의 전당에서 ‘피아니스트 오윤아의 재즈, 탱고, 클래식의 만남’ 공연이 있어 갔다 왔다. 프로그램에 아스토르 피아젤라의 누에보 탱고가 클래식과 융합하여 연주된다 하여 벼르던 공연이었다. 탱고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의 전통 음악인데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음악이다. 우리 가요 중에도 탱고 풍의 가요가 많다.

춤도 그렇다. 스탠더드 댄스 5종목에 탱고가 들어가는데 왜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태동한 댄스인 탱고가 라틴댄스에 안 들어가고 왈츠, 폭스트로트 퀵스텝 등과 함께 스탠더드 댄스에 들어가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탱고의 문화사를 알아야 이것을 이해할 수 있다. 탱고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인 1900년대 초에 유럽에서 아르헨티나의 항구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이민 간 사람들이 처음 췄다고 한다. 주로 이민 간 노동자들이 사창가 등 빈민가에서 추던 춤이라 관능적이었다. 이 춤이 유럽에 건너갔을 때 추기경들을 비롯해서 귀족들이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20년에 런던에서 몇 가지 동작을 스탠더드 댄스 동작에 맞춰 표준화해 오늘날의 컨티넨탈 탱고, 또는 인터내셔널 탱고가 되었다. 기존의 탱고는 그대로 아르헨티나 탱고로 불린다.

초기의 탱고는 춤을 위한 음악이었다. 아르헨티나 전통음악이 된 것이다. 그러다가 이를 클래식이나 재즈처럼 별도의 음악 장르로 승격시킨 사람이 바로 아스토르 피아졸라이다. 그러므로 탱고는 피아졸라 이전의 탱고와 이후의 탱고로 나눠 피아졸라가 만든 탱고는 ‘'새로운 탱고(Nuevo Tango)'라 부른다.

피아졸라는 탱고 춤이 유럽에서 한창 수난을 당하고 있을 1921년에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다. 4세 때 부모를 따라 뉴욕으로 이민 간 덕분에 여러 장르의 음악을 공부할 수 있었다. 피아졸라가 16세이던 1937년, 그의 가족은 다시 아르헨티나로 돌아 와서 반도네온 연주자로 활동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음악공부를 계속했던 그는 배움에 대한 갈증으로 1954년 프랑스로 유학 가서 세계적인 음악 스승인 나디아 블랑제를 만났다. 나디아 블랑제가 피아졸라의 탱고 연주를 듣고 탱고를 버리지 말고 승화시키라는 말을 들었다. 다음 해인 1955년에 귀국하고부터 누에보 탱고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지 200년 정도 밖에 안 된 나라이다. 나라는 큰 데 일할 사람이 없으니 유럽 이민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차 대전 덕분에 고기, 낙농 제품, 광물 등을 수출하며 세계 5대 경제 대국에 들어갔다. 그러나 1940년대 페론 정부가 들어서면서 실업자들에게도 직장인 평균임금보다 1.5배나 더 많은 수당을 주는 포퓰리즘 정책을 펴 나라가 망했다. 그리고 망한 나라에서 모든 피해는 온전히 노동자에게 돌아갔다. 이렇게 소외된 노동자들은 탈출구가 필요했다. 그 탈출구는 바로 밀롱가를 찾는 것이었다. 말롱가에 오는 노동자에 맞춰 탱고가 탄생했다. 그리고 이 탱고를 클래식이나 재즈에 버금가는 음악 장르로 수준을 올려 놓은 사람이 바로 피아졸라이다.

이날 연주는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4계’ 피아노 3중주로 시작했다. 이 곡은 이탈리아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의 ‘사계’처럼 각기 다른 시점에 만들어졌으나 나중에 4계로 묶었다. 인터미션 후에는 피아졸라의 명곡 ‘Tangata’, ‘Milonga Del Angel’, ‘Oblivion’, ‘Libertango’가 연주되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특히 ‘자유의 탱고’라는 ‘Libertango’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외에도 드럼, 다양한 아르헨티나 타악기가 합주되면서 최고의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연주에서 미국의 팝 클래식 대가 폴 쉔필드의 ‘Cafe Music for Piano Trio’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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