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중간관리자 시절 상관이 회사 보다 교회 일에 더 열정적인 장로였다. 그러다 보니 주말에 주일에 종종 봉사활동에 직원들을 동원합니다. 물론 봉사가 좋은 일이지만 신자가 아닌 경우도 있고, 주말에 개인 사정이 있는 사람도 있는데 차마 말은 못하고 불만이 높다. 모두들 저한테 총대를 메고 상관에게 얘기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자 여러분이 필자라면 어떻게 하겠나?
상황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이처럼 총대를 메야하는 입장에 서면 가장 먼저 이 총대를 꼭 '자신이 메야 하는가'라는 갈등이 생긴다. 총대를 메야 하는 일은 조직을 위해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승패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직장인은 되도록 총대를 매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지만 총대 메는 것을 피하기만 해서는 결코 큰 자리로 올라갈 수 없습니다. 빅리스크 빅리턴 이라는 말이 있듯이 위험을 감수 하는 베짱과 조직을 대변하는 용기가 있어야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쓸데없는 만용이 아니라면 경우에 따라서는 과감하게 총대를 멜 필요가 있다. 물론 아주 신중해야 한다.
그러면 총대는 어떻게 메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확신으로 해야 한다. 다시 말해 남들이 등을 떠민다고 해서 확신도 없으면서 상사한테 들어가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상사의 입장과 다른 이야기를 해야 되기 때문에 상사가 화를 내면서 완강하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라고 했을 때 소신이 부족해서 '저도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로 나가 버리면 총대를 메고자 한 목적은 날아가 버린다.
어떤 상황에서도 확실하게 내 말로 해야 되고 이때 중요한 건 가급적 일대 일로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상사들은 부하의 말이 아무리 옳아도 여럿 앞에서 자신의 권위가 무너지는 건 용납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 보는 앞에서 굳이 총대를 메는 것은 자신의 명을 재촉하는 길이란걸 잊지 말길 바란다.
그리고 항의와 건의를 구분해야 한다. 항의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어떤 결정사항을 비판하는 것이고, 건의는 좋은 것을 실행하기 위해 제안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총대를 멜 때 상사 자체를 나쁜 사람으로 모는 것은 좋지 않다. 상사가 어떤 결정을 할 때는 본인도 나름대로 조직을 위해 그런 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건의하는 식으로 총대를 메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스 벗” 화법을 쓰는 것이다.
"저희한데 봉사활동 기회를 주시려고 하는 좋은 취지는 잘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일요일에 동원되다보니 월요일에 회사 일에 지장이 많습니다. 봉사도 중요하지만 저희들은 그 보다 회사 일을 더 잘하고 싶습니다." 이런 식으로 건의 하는 것이다. 회사 일을 더 잘하겠다는데 싫어하는 상관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최악의 상황을 감당할 각오가 없다면 총대를 메지 말라는 거다. 조직에서 누군가 총대를 메야할 때 나머지 사람들은 "당신이 나서면 우리가 받쳐주겠다. 만일 잘못되어도 같이 죽겠다" 식으로 말한다. 하지만 막상 총대를 메고 상사의 방으로 들어가면 그뿐이다. 행여나 일이 잘못 되 좌천된다거나 최악의 경우 사직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상황이 온다면 동료들은 같이 술 한잔 마셔주고 위로를 해줄 뿐이다. 함께 거사할 용기 있는 직원이 없다면 총대를 메라고 다른 사람을 떠밀지도 않았을 것이다. 총대를 메고 나설 때는 일이 잘못될 경우에 혼자 책임질 각오가 되어 있어야지 동료들이 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말만 믿고 섣불리 총대를 메서는 안 된다. 우리는 조직에서 총대를 멘다는 말을 흔히 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죽음을 무릎 쓰고 나가서 싸우겠다는 의미다. 잘 싸우면 영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영웅은 아주 희박하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