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KBS 1TV의 <아침마당>에 사진작가로 출연한 적이 있다. 당시 방송을 봤던 아내의 친구와 그 남편들은 “저 친구(필자를 지칭)는 먹고살 만하니 사진이나 찍고 다니네”라고 얘기하더란다. 돈이 많이 드는 취미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그런 형태의 취미활동을 해왔음도 사실이다. 우선 사진 장비들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밥을 먹는데 꼭 은수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손으로도 먹을 수도 있다. 은수저를 고집하면 돈이 더 들게 마련이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사진을 어디에 쓸 것인가에 따라 기기가 달라져도 된다. 소셜 미디어용으로 쓸 사진이라면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하다. 적은 비용으로도 얼마든지 사진 취미를 즐길 수 있고 오히려 이러한 취미가 기회가 되면 돈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가 그렇다.
사진을 취미로 하는 분들은 장비에 많은 돈을 들이는 편이다. 고급 카메라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고급 카메라의 기능과 성능은 우수하다. 일반 카메라가 갖고 있지 않은 여러 가지 뛰어난 성능도 연출할 수 있다. 화질이나 사진의 크기 등도 탁월하다. 환경이 열악한 환경에서 피사체를 담아내는 기술도 뛰어나다. 특히 전문 사진작가들이나 기자들은 고급 카메라를 선호하게 마련이다. 용도에 맞는 사진을 찍기 위해 좋은 카메라가 당연히 필요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직업인으로서 사진을 찍기 때문이다. 대형 사진 작품을 만들 때도 거기에 맞는 장비가 필요하다. 천체를 관측하는데 작은 망원경으로는 불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취미의 본질은 무엇인가? 취미로 시작한 일에서 전문가가 되기도 하지만, 취미는 말 그대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활동이며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여가활동이다. 사람들은 간혹 이러한 취미와 전문가의 영역을 혼동하고 있다. 물론 사진을 열심히 공부하고 촬영 기술을 익혀 전문 사진작가가 되어 직업인으로서 활동하게 된다면 사진 찍는 일은 취미가 아닌 직업이 되는 셈이다. 사진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얻어내면 말이다. 그림이나 서예, 조각, 집필 등으로 유명한 예술가들의 예술활동을 우리는 취미활동으로 보지 않는다. 취미는 본업이 아닌 또 다른 활동이다. 그러므로 취미는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으면 된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본업이 아닌 순수한 취미로 한다면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즐길 수 있다.
촬영 도구의 발달로 스마트폰으로도 사진 취미를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현재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소형 카메라나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을 스마트하게 이용하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 촬영 모드를 주로 이용한다. 아무리 훌륭한 기능이 장착되어 있어도 잘 활용하지 않는다. 화질도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고 편리성도 늘어나 셔터만 눌러도 어느 정도의 사진이 나온다. 심지어 “침팬지도 사진을 찍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러한 기능들을 익혀 제대로 활용하면 취미로 사진을 즐기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요즘은 사진을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사진의 소재도 우리 주변에, 일상에 널려 있다. 이러한 점들을 이해하고 사진 취미활동을 하면 적은 비용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