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를 한다고? 그것도 자전거로? 얼핏 생각하면 위험천만한 장면이 연상되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얘기다. 자전거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서울 외곽으로 나간 후, 역에서 내려 라이딩을 하며 자연을 즐기거나 맛집을 찾아 식도락을 즐기는 문화를 동호인들 사이에선 ‘점프’라고 부른다. 이 점프를 즐기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동호인들 사이에서 점프 문화가 확산된 것은 관련 인프라의 발달이 계기가 됐다.
첫 번째는 자전거 전용도로의 확충이다. 서울만 놓고 보면 경인 아라뱃길을 따라 조성된 아라 자전거길에서, 여주를 지나 충주까지 연결된 남한강 자전거길까지 동서남북으로 자전거를 탈 만한 곳이 늘었다.
두 번째는 자전거에 인색했던 기존 대중교통의 변화다. 최근에는 자전거와 연계해 이동하는 승객들을 위해 정확한 규칙이 정해지고, 자전거를 위한 공간까지 마련되면서 승객과 불필요한 마찰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 지하철의 경우 1~8호선은 평일에는 자전거 반입은 금지하지만, 주말에는 가능하다. 대신 외곽으로 이어지는 경의선, 경원선, 경춘선, 중앙선은 평일에도 자전거와 함께 탑승할 수 있다. 단, 출퇴근시간대인 오전 7시~10시, 오후 5시~8시는 출입이 제한되어 이 시간은 피해야 하고, 맨 앞 혹은 맨 뒤 칸에 승차해야 한다. 용산에서 춘천을 잇는 ITX-청춘열차는 자전거 전용 탑승 칸이 마련되어 있어 늘 탈 수 있지만, 주말에는 좌석을 예매해야 한다. 신분당선과 9호선은 자전거 탑승이 아직 금지되어 있다.
다소 복잡해 보이는 이 규칙을 피해 탑승하는 방법은 접이식 자전거, 즉 미니벨로를 이용하는 것이다. 미니벨로는 접어서 휴대한다면 평일에도 지하철 이용이 가능하다.
자전거 없으면 대여도 쉬워
만약 자전거가 없다면? 대여소를 통한 점프도 방법이다. 동호인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은 남한강 길의 중심 팔당역이다. 역 주변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많으므로 양평 방향으로 나 있는 남한강 자전거길을 손쉽게 달릴 수 있다.
동호인들에게 최근 점프가 사랑받는 이유는 자전거로는 접근이 어려운 먼 곳까지 가서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있지만, 한강이나 자전거 도로 주변에 자리 잡은 ‘맛집’이나 관광지 탐방과 같은 빼놓을 수 없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아예 자전거 동호인들을 위한 ‘바이크 카페’가 곳곳에 생겨 자전거의 주차를 돕거나 할인 등 특별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자전거 선택은 다양한 요소 고려해야
나만의 자전거를 장만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자신의 체력과 경제력, 이용목적, 주변 지인이나 활동하려는 동호회까지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자전거 매장 ‘싸이클러스’의 신동환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자전거를 선택할 때 현명한 길은 다양한 자전거를 직접 경험해 보는 것입니다. 체험을 통해 내게 맞는 자전거를 찾는 것이 좋은 방법이고, 동호회나 전문가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누구와 즐길 것인가가 중요한데, 함께 타는 분들과 비슷한 유형의 자전거를 선택해야 뒤처지지 않는 등 곤란을 겪지 않습니다.”
과거 동호인들 사이에선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이유로 산악용 MTB가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전거 전용도로의 확충으로 흙 밟을 일이 없어지자, 사이클로 불리는 로드바이크의 보급이 늘고 있다. 여기에 보관이나 대중교통 탑승이 간편한 접이식 미니벨로들도 다양한 옵션을 갖추면서 장거리 여행도 가능해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자전거 가격은 무게가 좌지우지
자전거 가격은 프레임에서 결정된다. 자전거 프레임은 다양한 재질로 제작되는데, 가장 저렴한 철에서부터 알루미늄, 카본이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티타늄이나 나무, 플라스틱 재질의 제품도 나온다. 흔히 ‘신문 자전거’로 불리는 저가형 자전거는 13kg 이상이 대부분이고, 100만원 전후의 알루미늄 제품은 10kg 내외, 150만원 이상의 카본 제품은 8kg 내외다. 1000만원대 티타늄 제품은 5kg대 제품도 있다.
자전거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몸에 맞는’ 제품을 찾는 것이라고 다혼숍 현기호 대표는 설명한다.
“타이어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구성하는 프레임에도 체형에 따라 S, M, L 혹은 47, 49, 52 등으로 사이즈가 나뉩니다. 본인 체형에 맞는 자전거를 찾아 핸들의 위치, 안장의 높이와 각도 등을 내 몸에 맞게 정확히 맞추는 피팅 과정을 거쳐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체력이 부족한 시니어들은 승차가 편하고 운전이 쉬운 미니벨로로 먼저 감을 익히는 것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