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규 감독 작품이다. 주연에 사형수 문옥 역으로 나문희, 정혜 역으로 김윤진이 나온다. 여자 교도소에 수감된 여죄수들의 얘기다.
사형수를 비롯해서 꽤 큰 중범죄자들을 수감하고 있는 여자 교도소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교도관들도 친절하고 분위기도 좋다. 어느 날 위문 공연차 교회에서 합창단이 다녀갔다. 교도소에서 아이를 출산한 정혜는 여자 수감자들로 구성된 합창단을 만들자는 제안을 낸다. 잘되면 아들과 특박을 얻는 조건이었다. 마침 고참 사형수 문옥(나문희 분)이 음대 출신으로 지휘를 맡게 하고 연습에 들어갔으나 만만치 않다. 정혜가 자장가를 부르면 아이가 울음을 터뜨릴 정도로 음치다. 교도소 내에서도 수감자들이 한데 모이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소프라노가 없어 고민하던 중에 성악가 출신의 젊은 여죄수가 들어온다. 처음에는 혼자 놀았으나 결국 마음을 열고 합창단에 합류한다.
저마다 아픈 사연이 있어 교도소에 들어온 죄수들. 교도소에서 아들을 출산한 정혜는 법적으로 18개월이 되면 입양을 보내야 하는 입장에 있다. 여죄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아들과 눈물의 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합창단은 교도소 내 공연에서 찬사를 받고 드디어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합창대회에도 참가하게 된다. 그녀들의 합창 소리가 교도소 담장을 넘어 세상에 막 울려 퍼지려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합창대회에 참가한 날 고위 경찰관 부인이 목걸이를 분실한 사건이 벌어지고 여죄수 합창단이 의심을 받게 된다. 온갖 수모와 함께 대회 출전도 취소되는 등 절망적인 상황으로 치닫는다. 하지만 교도소장의 설득으로 간신히 대회에는 참가할 수 있게 된다.
합창대회를 마치고 교도소에 돌아왔을 때 사형수들에게 사형 집행 명령이 떨어졌다. 합창단을 지휘하던 문옥은 면회 신청이 왔다며 불려 나간다. 그러나 문옥은 그것이 자신에 대한 사형 집행 명령이라는 것을 감지한다. 교도소는 눈물바다가 된다.
필자도 현대백화점 합창단 오디션에 합격해 6개월간 합창 연습을 한 적이 있다. 당시 KBS-TV에서 합창단 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를 일으킨 직후였다. 당시 합격자들은 여자 39명에 필자가 유일한 남자였다. 남자 목소리로 여자 알토 그룹에서 합창을 하려니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알토, 메조소프라노, 소프라노가 각자 자기 몫의 소리를 내며 화음을 맞춰가는 과정은 감동적이었다. 연습 과정은 꽤 힘들었다. 연습 과정 중에 예민한 사람들이 분란을 일으키기도 했으나 하모니라는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다. 누구든 절대로 튀면 안 되는 것이 합창이다.
이 영화는 합창으로 하모니를 이루게 되면 서로 양보하고 함께 잘해보려는 협동정신이 생기는 것을 보여줬다. 시니어들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것이 합창이다. 한 번쯤 해보면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