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는 프로 선수들에게는 경기이기도 하고, 일반인들에게는 즐기는 스포츠 게임이기도 하다. 승패를 가리는 것이므로 승부에 집착하게 된다. 공격 일변도로 하는 것 같지만,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수비를 염두에 둔다. 확률이 떨어지는 공을 쳤다가 상대방이 치기 좋은 공을 주면 상대방은 손쉽게 공격 포인트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를 노리다가 실패하면 상대방에게 여러 개의 공을 주는 결과도 생긴다.
일반적으로 4구 경기에서는 빨간 공이 가까이 모여 있으면 치기 쉽다. 그래서 수비란 빨간 공을 되도록 멀리 떨어뜨리는 전법, 스트로크를 제대로 할 수 없도록 수구 앞을 내 공으로 가리는 방법, 목적구 근처에 파울볼을 위치하게 해서 파울을 유도하는 방법 등이 있다. 그래서 4구 게임에서는 스트로크를 힘을 빼고 살살 친다. 그러면 수구가 목적구에 안 맞더라도 어느 공이든 근처에 머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무 노골적으로 수비를 하다 보면 즐거운 게임이 아니라 상대방의 비위를 건드리게 할 수 있다. 수비란 상대방의 공격을 어렵게 하거나 방해하는 목적이므로 좋아할 리 없다. 그래서 노골적으로 수비하는 것이 보이면 게임의 목적에 어긋난다. 본인도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수비가 되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가끔 어떤 사람은 노골적으로 자기 공격을 하지 않고 수비만 하려고 공을 상대방 수구 앞에 가려 놓는 사람도 있다. 한번은 통하지만, 그런 사람은 매너가 나쁘다는 평을 들어서 다음에는 안 끼워준다.
일반적으로 3 쿠션 게임에서는 공격과 수비가 정당화 되어있다. 포지션 플레이라 하여 다음 공을 치기 쉽게 배치하려면 공 하나는 코너에 있는 것이 좋고 다른 공 하나는 쿠션을 세 군데 이상 맞히고 들어 와야 하기 때문에 시스템 중에 들어 있는 공 배치가 되면 좋다. 그러려면 살살 칠 때도 있지만, 어느 정도 파워 있게 스트로크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4구 경기처럼 다른 공 근처에 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게 만드는 것이 잘 하는 전략이다. 그런데 3구 경기에서는 공 두 개가 당구대의 한쪽에 위치하게 하는 방법이 수비 방법이다. 너무 붙어 있으면 시스템 당구라 하여 각도를 계산해서 쉽게 맞힐 수 있다. 적당히 한쪽으로 몰아 놓아두면 소위 처리하기 힘든 난구가 된다.
당구의 수준은 초보자 때는 공을 맞추기에 급급해 한다. 가장 확률이 높은 방법으로 치는 것이다. 재수 없으면 키스가 나서 의도하던 방향으로 공이 가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가기도 한다. 그러나 거기서 한 단계 더 올라가면 우선 공을 맞추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한번 맞히고 나서 다시 또 맞히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야 연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4구에서는 공이 모여 있으면 치기 쉬우므로 당연히 공이 흩어지지 않도록 살살 쳐야 한다. 가까이 있더라도 제1목적구를 멀리 보냈다가 다시 모아 치기 쉬운 배치를 만들기도 한다.
3구 경기에서는 공이 당구 테이블 안에서 돌아다니는 궤도가 크다. 하나를 성공시키기도 어렵지만, 다음 공 배치를 생각하며 쳐야 하고 돌아다니는 궤도가 크다 보니 공끼리 중간에 부딪혀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지는 키스를 방지해야 한다. 키스를 방지하는 방법은 수구의 움직임은 물론 제 1목적구가 가는 방향과 속도 등을 알아야 한다. 당구에서도 고수가 되는 길은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