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물이 고요한 가락으로 명곡을 연주한다.
바닥에 깔린 조약돌 때리는 소리일 텐데
맞고 있는 돌은 생각 않고 음악으로 들리니 나도 참
시냇물은
장애물을 만나면 몸을 가르고 좁히고 어떤 경우도 빠져 나간다
가는 곳이 정해진 불가능을 모르는 불사조처럼 전진 또 전진한다.
정 안되면 땅 밑으로, 그마저도 아니면 최후의 방법으로 하늘로 올라가 안개, 구름, 비가 되어서라도 장애물을 넘어 다시 땅으로 내려와 결국 자신이 정한 넘실거리는 강을 향해 서슴치 않고 나아간다.
장미 정자, 물방앗간, 새들 지저귀는 삼림을 지나 남실남실 춤추고 돌돌 수다 떨며 사물사물 흐른다.
휘휘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 간질이고, 크고 작게 웃으며, 손도 발도 없고 구르지도 말도 못 하고 속내 들어내지 않는
본시 돌이란 움직이는 게 아닌 생김새 때깔 모두 다른 큰놈 작은놈 성질 나뿐 바위 어르고 달래며 겸손하게 흘러간다.
바닥의 각진 목숨 없는 작은 녀석 쉼 없이 어루만져 모진 곳 다듬고 동글게 만들어 조약돌이란 이름 지어주며 죽음도 없는 완성된 자체에 생명의 노래를 가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