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치형의 대형서고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13만 여권이나 되는 책이 32개의 아치형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혀 천장까지 이어져 있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멋스럽고 독특한 비주얼 때문에 책을 고르기에 앞서 인증 샷을 찍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개장 후 처음 맞는 주말이어서인지 ‘서울책보고’는 책을 사려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이 보였다.
책은 서점 별로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주제별 진열에 익숙해서인지 헌책방 별로 책을 진열한 방식이 낯설게 느껴졌다. 그러나 새로운 진열 덕분에 문학, 사회과학, 대학교재 등 헌책방 마다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수집하는 분야가 각각 다른 걸 보는 재미도 있었다. 책값이 싸서 맘에 드는 책을 마음껏 고를 수 있다. 읽고 싶은 책, 선물하고 싶은 책을 고르며 서가를 돌다보면 어느새 책을 한아름 안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지도 모른다.
원하는 책이 있다면 입구에 있는 도서검색대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검색해 보는 것이 좋다. 본인이 원하는 책이 어떤 책방에 있을 지 알아봐야 하기 때문이다. ‘아웃라이어’를 검색창에 쳤더니 xx서점, xx북스, xx서점 등 여러 책방이 검색됐다. 책값도 1000원에서 6000원 까지 천차만별이었다. 책의 상태나 취향에 따라 책방을 고르면 원하는 책을 살 수 있다. 책이 높은 곳에 꽂혀있다면 직원에게 이야기 하면 된다. 사다리를 놓고 꺼내주니 책을 고르고 찾는데는 큰 불편이 없었다
헌 책방이라고 책만 판매하는 건 아니었다.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운 소규모 독립 출판물도 전시되고 있고, 명사들의 기증도서도 만나볼 수 있다. 독립출판물이나 명사기증도서는 판매는 안되지만 책을 열람할 수 있는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관심가는 책들을 마음껏 볼 수 있다.
개관특별전시도 열리고 있었다. 참여 헌책방에서 위탁받은 문학작품 초판본, 옛날 잡지, 교과서와 헌 책을 주제로 한 북큐레이션 전시 등 흥미있는 전시물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기 십상이다.
아이들과 함께 특별히 의미있는 체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전국 최초로 문을 연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로 봄나들이 하기를 권한다. 교통이 편리하다.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 역에서 나오면 바로 눈 앞에 있고, 유수지 공영주차장과 ‘서울책보고’가 연결되는 입구가 있어 승용차를 타고 와도 주차 걱정이 없다. 다만 보고싶은 책, 사고싶은 책이 넘쳐나니 이 곳에 방문하려면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오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