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53만원 치료비 41만원, 시니어 한달 생활비 고작 12만원?

기사입력 2021-06-09 17:25 기사수정 2021-06-09 17:25

“노후에 수입과 지출의 차액이 매달 5만 엔(약 50만 원)만 나도 65세부터 100세까지 30년 동안 2천만 엔(약 2억 원)이 부족할 수 있다.” (일본 금융청 금융심의회)

2019년 6월 일본 금융청이 발표한 보고서가 일본의 시니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돈이 없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 할 수 없고, 치료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의료기술 발달로 ‘100세 시대’를 누리게 된 시니어들이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이 우리나라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한국은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제 장수가 행복한 노후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받은 월평균 노령연금은 53만6000원에 불과했다. 은퇴 후 별다른 소득이 없는 시니어는 매달 받는 국민연금으로는 일상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게다가 노화로 인해 만성질환을 평균 1.9개나 앓고 있는 시니어는 매달 적지 않은 치료비를 감당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달 발표한 ‘2019년 건강보험 주요통계’에서 65세 이상 노인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40만9536원이다. 월평균 노령연금에서 진료비를 제하면 남은 금액은 12만6464원. 아무리 소비가 적은 시니어라고 해도 12만 원이 조금 넘는 돈으로 한 달 생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한계는 '2020년 노인실태조사' 결과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일하는 노인 10명 중 7명이 '생계비 마련을 위해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은퇴 후에도 아파트 경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어르신 사례를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 고령 질병이자 치료비 부담이 무거운 암을 앓은 시니어들은 더욱 심각하다. 2018년 기준으로 항암 치료를 받거나 완치 판정을 받은 ‘암유병자’는 201만 명에 달할 정도로 그 수가 많다. 의료기술 발달로 암 완치 판정을 받는 환자도 늘었다. 지난해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2014~2018년) 국내 암환자의 일반인 대비 5년 뒤 생존 비율은 70.3%에 달한다.

그러나 암 생존율이 증가함과 동시에 치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치료기간이 길어지면서 시니어가 부담해야 하는 치료비 총액이 늘어나는 탓이다. 한화생명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암질환 전체의 평균 치료비는 2877만 원이다. 가장 치료비가 많이 드는 간암은 환자 한 사람당 치료비가 6623만 원이나 필요하다. 은퇴 후 소득이 없는 시니어에게는 특히 치명적이다.

2019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기대수명은 83.3세에 달한다. 59세에 은퇴한 시니어가 평균적으로 24년이 넘는 시기를 적자로 인생을 살며 마감하는 셈이다. 은퇴한 시니어의 노후를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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