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속 늘어가는 노인 파산, 이대로 괜찮나

기사입력 2021-07-14 10:41 기사수정 2021-07-14 10:47

▲빈곤한 노인 복지에 전염병 악재가 더해져 노인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빈곤한 노인 복지에 전염병 악재가 더해져 노인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빈곤과 질병, 고립의 늪에 빠진 고령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속화한 경기 하강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가뜩이나 한국은 노인복지가 부족한 나라다. GDP 대비 노인복지 지출 비중이 1.7%밖에 안 된다. 10명 중 4명 이상이 빈곤을 겪는 노인빈곤율 세계 1위 국가다. 코로나19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노인 파산이 계속 늘고 있다.

13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파산을 신청한 60세 이상 노인이 2715명이었다. 2017년 3월 법원 설립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60세 이상 파산신청자는 2018년 2058명, 2019년 2373명, 지난해 2715명이었다. 2년 만에 32%나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 60세 이상 노령 인구증가율인 11%의 세 배다. 전체 파산신청자 증가율인 18%보다도 훨씬 높다. 서울회생법원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층에 편입되고 있어 올해 최초로 노인 파산이 3000건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인은 실무경제 둔화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다. 60세 전후로 은퇴하면 수입이 줄어들지만 자녀 결혼식 비용, 의료비 같이 지출할 곳은 늘어난다. 연로한 부모를 모시는 이들이라면 부모 생활비까지 감당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는다.

문제는 은퇴 후 재취업을 하더라도 수입과 고용안정성이 떨어지는 일자리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식당 주방보조, 청소, 건물 관리가 대표적이다.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가장 빨리 사라지고 있는 일자리기도 하다.

이는 일부 저소득층 노인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중산층 이상이었던 액티브시니어들도 은퇴 후 창업을 했다가 코로나19 같은 재해가 발생했을 때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는다. 노인들은 젊은이들에 비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약해져 있고 재기할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창업 실패는 이들에게 더 뼈아프다.

수명이 늘어나 은퇴 이후의 삶이 길어지면서 경제적으로 다시 일어서기 위한 파산 신청이 늘어난 것이 노인 파산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빚을 갚지 못하면 최소 생계비로 책정된 150만 원 넘는 금액이 통장에 있을 때 가압류가 걸린다. 파산을 신청해 면책을 받고 통장을 활성화해 다시 시작하려는 의도로 파산신청을 하는 노인이 많아졌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자식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 파산 신청하기도 한다. 백주선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회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설령 빚을 남기고 사망한다고 해도 자녀가 상속을 포기하면 빚을 갚지 않아도 되지만 ‘빚쟁이로 죽어서 어떤 형태로든 자식에게 부담을 주는 일만은 피하고 싶다’며 찾아오는 노인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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