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산책] 새해 맞이, 다시 가는 한국민속촌

기사입력 2017-01-23 08:52 기사수정 2017-01-23 08:52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한국민속촌에 나들이 나온 소녀들(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한국민속촌에 나들이 나온 소녀들(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1974년 개관한 한국민속촌은 저마다 한 번쯤은 가봤을 만한 국내 대표 관광지 중 하나다. 오히려 오래전 한 번 가봤다는 이유로 식상하게 여기거나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동안 민속촌은 늘 새롭게 단장하고 변화하고 있었다. 사극 드라마의 배경으로 나오는 초가집과 기와집이 즐비하던 모습만 떠올린다면 이번 기회에 민속촌의 또 다른 매력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설 연휴를 맞아 한복을 입고 나들이한다면 더 금상첨화일 것이다.


▲복주머니로 꾸며진 전통 트리에 소원 매달기 체험을 하는 아이(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복주머니로 꾸며진 전통 트리에 소원 매달기 체험을 하는 아이(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즐거운 전통과의 행복한 공존

개관 이래 40여 년 동안 꾸준히 즐거운 변화를 시도해온 한국민속촌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과거 조선시대의 전통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조선시대 촌락’이다. 남부, 중부, 북부 및 도서 지방에 이르는 지방의 서민 가옥과 양반 가옥을 이건·복원해 조성했다. 추운 겨울 촌락의 몇몇 가옥을 지나다 보면 장작 타는 냄새가 나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사람 손이 타지 않으면 집이 상하고 낡을 수 있어 불을 때고 온기를 더하는 것이다. 또 이맘때쯤이면 초가집의 지붕을 새로 얹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가옥들이 단순한 전시물처럼 남아 있는 게 아닌 따스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노력 덕분이다.

▲초가집에 얹을 새 이엉을 만드는 모습(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초가집에 얹을 새 이엉을 만드는 모습(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한국민속촌 전경(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한국민속촌 전경(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365일 연중무휴인 한국민속촌은 계절과 세시풍속에 따라 우리의 전통문화를 곁들인 체험과 놀이를 제안한다. 겨울에는 대표적으로 ‘초가집 새 지붕 얹는 날’ 행사를 하는데 오래된 이엉(짚, 억새 등을 엮은 것)에서 서식하는 굼벵이를 직접 잡고, 굼벵이 레이스 경주를 펼치는 등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설날이 있는 1월에는 ‘설맞이 복잔치’가 열리는데 한 해의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달집태우기, 복떡나누기, 지신밟기, 부적찍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손주와 함께 간다면 눈썰매·전통얼음썰매타기, 팽이치기, 연날리기 등을 체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한복을 대여해 입고 투호놀이를 즐기는 관광객(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한복을 대여해 입고 투호놀이를 즐기는 관광객(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매력만점 조선시대 캐릭터와 만나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한국민속촌 조선캐릭터 오디션’은 한국민속촌의 마스코트로 급부상한 조선캐릭터 아르바이트생을 선발하는 대회다. 모집 분야는 거지, 무사, 기생, 포졸뿐만 아니라 연약한 망나니, 꽃거지, 유학파 백정 등 이색적인 캐릭터까지 다양하다. 예전 민속촌의 풍경과 비교해 가장 달라진 점이라면 이러한 조선캐릭터와 관광객이 함께 어울리며 흥미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한국민속촌 관아 앞에서 간식을 먹는 ‘꽃거지’ 조선캐릭터(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한국민속촌 관아 앞에서 간식을 먹는 ‘꽃거지’ 조선캐릭터(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옛 지방 행정기관이었던 관아에 가면 허당사또와 포졸, 인턴포졸 캐릭터가 맞이한다. 관아 앞마당에는 곤장대가 놓여 있는데, 관광객을 눕게 하고 포졸과 사또가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한다. 조선시대 말투를 쓰면서도 재치 있는 입담을 겸비한 캐릭터들과 곤장 체험을 하며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관아 앞에서는 인기 캐릭터 중 하나인 ‘꽃거지’를 만날 수 있는데 관광객이 건네는 간식 등을 먹는가 하면 길거리에서 낮잠을 자기도 하고 장난삼아 구걸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조선캐릭터와 대화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전통예술공연은 물론 최신 놀이기구까지 즐기다

겨울철 민속촌 공연장에서 볼 수 있는 주요 전통예술공연으로는 ‘농악놀이’와 ‘마상무예’가 있다. 우리 고유의 정서와 흥이 묻어나는 농악놀이는 수십 년간 호남우도 농악의 명맥을 지켜온 정인삼 선생이 공연을 이끌고 있다.

▲한국민속촌 농악놀이 공연 (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한국민속촌 농악놀이 공연 (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어깨춤이 절로 나는 농악놀이 공연이 끝나고 나면 바로 옆 공연장에서 마상무예가 펼쳐진다. 달리는 말 위에서 물구나무를 서고 옆으로 눕는 등 아슬아슬하고 박진감 넘치는 기술과 궁술·검술 등을 선보인다. 같은 공간에서는 공연이 없는 시간에 마상무예단과 함께 기예를 펼쳤던 말들을 타볼 수 있는 승마 체험도 이루어진다. 이외에도 곳곳에 마련돼 있는 윷놀이, 투호놀이 등을 즐기거나 15가지 놀이기구(어트렉션)가 있는 ‘12지아(12 ZIA)’를 방문하면 어린아이들과 함께 갔을 때 더욱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12지아는 민속촌 고유의 분위기와는 또 다른,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이색적인 공간이다. 한껏 즐기다가 출출해지면 친환경 조미료로 옛 맛을 살린 전통순두부, 해물파전, 묵, 순대 등 토속음식을 맛볼 수 있는 장터에 들러보자. 민속촌의 푸근한 정취가 그 맛을 더한다.

▲한국민속촌 12지아 전경(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한국민속촌 12지아 전경(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 한국민속촌

위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민속촌로 90

이용 시간: 연중무휴 (평일) 9:30~17:30 (주말) 9:30~18:00

이용 요금: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2000원, 아동 8000원(만 65세 이상 아동요금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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