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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성한 가을을 닮은 꽃, 큰꿩의비름!
- 어느덧 9월입니다. 폭우와 폭염의 8월은 이제 지난 일입니다. 9월은 8월보다 단순히 숫자 하나를 더하는 달이 아닙니다. 여름에서 가을로 절기가 바뀌는 달입니다. 하늘은 나날이 높고 푸르러지고 오곡백과는 무르익어갑니다. 이즈음 천고마비의 가을을 닮은 듯 역시 하루가 다르게 싱그럽고 풍성하게 피어나는 꽃이 있습니다. 중부 이북의 높은 산 너럭바위 위에서 짙푸른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짙은 홍자색 꽃을 피우는 야생화가 있습니다. 척박한 서식환경에도 넉넉하고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 ‘가을의 전령사’ 같은 야생 다육식물이 있습니다. 바로
- 2020-08-2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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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상의 가을로 이끄는 꽃 애기앉은부채!
- 촛불 하나 켜 놓고 바라본다 너의 모습이 보일 때까지 - 용혜원의 ‘고독’ 찬바람이 불어 마음이 허(虛)하거든 주저 없이 산에 들 일입니다. 그곳에 가면 당신만큼 고독한 꽃 한 송이 기도하듯 명상에 잠겨 있을 것입니다. 가을밤 호젓한 산사에 밝혀놓은 촛불인 양 저 홀로 핀 꽃 한 송이 당신을 반길 것입니다. 폭염이 한결 누그러진 9월 초, 여름내 깡말랐던 숲은 생기가 넘칩니다. 지난여름의 무더위와 장마쯤은 아랑곳 않는다는 듯 여기 불쑥 저기 불쑥 돋아나 가부좌 틀듯 앉은 애기앉은부채가 찾는 이를 반깁니다. 그런데 이쯤에서 눈이 밝
- 2019-08-3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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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울수록 그 향이 짙어지는 매화(梅花) !
-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 자락 덮여도 매화 한 송이 그 속에서 핀다 나뭇가지 얼고 또 얼어 외로움으로 반질반질해져도 꽃봉오리 솟는다 - 도종환의 ‘홍매화’에서 정초가 지나면서 계절은 겨울의 한복판으로 접어들지만, ‘꽃쟁이’들의 마음은 벌써 춘삼월이 코앞에 다가온 듯 들뜨기 시작합니다. 지구온난화 등의 여파로 시절을 착각한 복수초나 노루귀 등의 야생화들이 여기서 불쑥 저기서 불쑥 한 달여나 이르게 꽃망울을 터뜨리기 때문입니다. 그중 엄동설한에 피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은 꽃이 있습니다. 바로 매화(梅花)입니다. 눈 속에
- 2017-12-2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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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내리는 겨울에 피는 황금색 국화, 갯국!
- 지구온난화니 뭐니 해도 겨울은 겨울입니다. 옷깃을 파고드는 바람에서 차디찬 냉기가 느껴지는 게 엊그제 불던 가을바람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아, 정녕 봄은 아직 멀고 복수초는 눈 속에 묻혀 있는 12월입니다. 제아무리 ‘따뜻한 남쪽 나라’ 제주도라고 해도 한겨울 해변에는 세찬 바닷바람만 오갑니다. 초가을부터 서너 달 동안 바닷가를 지켜왔던 보랏빛 해국도, 제주 해변 특유의 왕갯쑥부쟁이도, 노란색 감국과 산국도 저마다 여기저기 한 무더기씩 깡마른 흔적만 남긴 채 스러졌습니다. ‘봄은 아직 멀고 복수초는 눈 속에 묻혀 있는’ 한겨울,
- 2017-12-0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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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 지난 바닷가 지키는 둥근바위솔!
- 철 지난 바닷가를 혼자 걷는다 달빛은 모래 위에 가득 고이고 불어오는 바람은 싱그러운데 어깨 위에 쌓이는 당신의 손길~~ ― 송창식의 ‘철 지난 바닷가’ 중 당신이 정녕 ‘브라보 마이 라이프 세대’(이후 ‘브라보 세대’)가 맞는다면 찬바람 휑하니 부는 늦가을 저도 모르게 ‘소리 없는 사랑의 노래’를 주절주절할 겁니다. 송창식, 1960년대 말 통기타 하나 들고 불쑥 나타나 1970~1980년대 대중가요계의 한 봉우리를 차지했던 가수. 개인적인 선호의 차이는 다소 있겠지만 당신이 50대에서 70~80대 사이 ‘브라보 세대
- 2017-10-3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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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 절벽에 박힌 보랏빛 보석, 변산향유
- 켜켜이 쌓인 해안 절벽이 오후 햇살이 들어오자 보랏빛으로 반짝입니다. 늘 서쪽 바다를 향해 있는 탓에 제아무리 찬란한 일출이라도 남의 떡 보듯 아예 거들떠보지 않지만, 해가 중천을 지나 뉘엿뉘엿 서편으로 기울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그 누구보다 활짝 가슴을 열고 해바라기에 열중하는 변산반도 바닷가의 층층(層層) 단애(斷崖). 깎아지른 절벽에 보랏빛이 번지는 걸 보고 처음엔 석양빛에 붉은 물이 드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곰곰 살펴보니 오랜 세월 강한 바람과 바닷물에 깎이고 깎여 형성된 퇴적암에 번지는 색이 석양빛
- 2018-11-2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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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산에 쉼터 마련한 ‘어부의 꽃’, 닻꽃!
- 가을의 끝 11월입니다. 이제 올해 달력도 마지막 한 장이 남았을 뿐입니다. 20대는 시속 20km로, 50대는 그 두 배가 넘는 50km로 세월이 간다더니, 나이 탓일까? 숨 가쁘게 달려온 2018년 한 해도 어느덧 역사의 저편으로 급속히 기울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화사하게 물들었던 단풍이 흩어지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즈음이면, 격동의 한 시기가 끝나고 그다음이 시작될 즈음이면 유난히 생각나는 야생화가 있습니다. 7월부터 피기 시작해 가을의 초입이라는 9월까지 고산 풀밭을 지키는 닻꽃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파란 하늘에
- 2018-10-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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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 마이 라이프’ 독자들에게 세배하는, 복수초!
- 기해년(己亥年) 새날이 밝았습니다. 오행(五行)에서 ‘기(己)’ 자는 흙의 기운을 표현하며 색으로는 노란색이기에, 기해년은 곧 60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해’라고 합니다. 각별하고 신명 나는 일만 벌어질 것 같은 황금돼지해를 맞아, 노란색 야생화가 황금색 술잔을 높이 들고 원숙미(圓熟美)를 더해가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 애독자들에게 경배하며 새해 인사를 건넵니다. “만복을 받으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달이 바뀌고 해가 바뀌었지만 엄동설한의 추위는 여전한데 무슨 꽃 타령이냐고 타박하실 애독자들께는 선조들의 옛 말씀을
- 2018-12-28 0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