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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50세 이후 건강한 노화는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
- 노인복지법상 노인의 기준은 65세다. 하지만 신체 기준은 60세부터라고 한다. 미국의 한 대학은 최근 연구를 통해 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나이를 34세, 60세, 78세라고 발표했다. 이때부터 주름뿐 아니라 근골격계, 뇌세포의 기능이 눈에 띄게 저하되고 몸으로도 불편함을 자각하게 된다고 했다. ‘오래오래’ 그저 생명만 연장하며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자유롭게 이동하고 건강하고 즐겁게 그리고 존중받으며 잘 사는 것, 삶의 질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다. 노화를 막을 순 없지만, 최대한 미루고 행복하게 잘 살다가 존엄을 지키며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는, 웰에이징(Well-aging)을 통한 성공 노화(successful aging)가 최근 노화의 기본 명제다. 나이가 들면 신체 구성비가 바뀐다. 70세가 되면 20대에 비해 수분, 근육량, 무기질은 감소하고 지방은 2배 이상 증가한다. 지방 분포도 마찬가지다. 피하지방은 줄고 복부 내장지방은 늘어난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질환도 늘게 되는데 개인의 건강 상태나 체질에 따라 노화의 과정이 빨리 오거나 늦게 올 순 있지만 하나도 없이 피해 가기란 쉽지 않다. 또 어느 순간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완치된다는 기대도 거의 할 수 없게 되고, 늦추고 완화하는 것이 현실적 목표가 된다. 진짜 늙어가는 것이다. 노화로 인해 심벽은 두꺼워지며 심방과 심실도 조금씩 커지는 등 문제가 생기면 고혈압, 심부전, 허혈성 심질환, 부정맥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혈압, 비만, 당뇨병 같은 질환을 이미 앓고 있는 경우라면 만성질환 자체가 심장에 영향을 끼쳐 만성 심부전을 유발하기도 한다. 아울러 나이가 들면 뇌신경 세포 수와 무게가 10% 정도 감소하고 뇌실이 커지게 되는데 결국 뇌혈관질환과 치매, 우울증, 섬망, 파킨슨병과 같은 다양한 신경계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천식·만성 폐기종·폐렴·폐암 등 폐질환, 골다공증·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 신장 및 비뇨기계 질환 등 만성질환이 노년기 건강을 위협한다. 노인질환은 서서히 발생해 만성으로 진행한다. 따라서 질병의 조기 발견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와 기능 회복을 병행하고, 만성질환으로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노인은 장기적인 치료 계획과 재활치료를 통해 지속해서 관리해야 한다. 국내 사망 원인의 약 80%를 암, 순환기질환, 만성호흡기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차지한다. 노인은 여기에 치매, 퇴행성관절염 등이 사망 원인으로 추가되고 삶의 질을 낮추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물론 모든 만성질환이 반드시 사망에까지 이르는 것은 아니다. 만성질환을 앓고도 오랜 시간 건강하게 생존하는 예도 많다. 조기에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진단해 꾸준히 관리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질환별 맞춤 운동을 통해 근육 감소를 늦춘다면 만성질환이 있더라도 삶의 질이 낮아지거나 조기 사망에 이르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장수식단이란 것이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비단 우리나라 사람들만의 관심사는 아니다 보니 지중해식뿐 아니라 저나트륨의 대쉬식(DASH,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등 다양한 식단과 레시피가 가정의 식탁에 오르내린다. 최근 국내 한 연구진은 한식이 체중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다이어트와 노년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쌀밥 중심으로 탄수화물의 비율이 높은 식단이 단백질과 지방 등 영양 함량이 높은 식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염증 수치가 더 낮게 나왔다며 한식 식단의 건강함에 주목했다. 한식이 건강식이 될 수 있는 이유는 한식의 기본 구성에 있다. 밥, 국(탕·찌개 등의 국물 요리)과 함께 다양하게 올라오는 반찬이 영양의 균형을 맞추고 김치, 나물, 쌈 등 채소 요리가 많은 것도 건강 요소로 꼽힌다. 또 튀기거나 볶는 대신 들기름이나 참기름에 무치고 삶아내는 조리법, 고기나 육류가 주메뉴가 아닌 반찬에 포함돼 지방과 콜레스테롤의 섭취가 적다는 점 등도 건강 요소다. 여기에 김치를 비롯해 된장, 간장, 고추장 등 발효음식이 소화를 돕고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된장이나 간장을 주로 사용하는 한식 조리법은 나트륨 수치가 높아질 위험이 있다. 여기에 지중해식이나 대쉬식의 장점인 통곡물 섭취, 몸에 유익한 성분의 기름 사용, 저염 레시피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 연구에서의 쌀밥 한식은 물에 말은 밥에 김치 한 조각 올려 먹는 밥상이 아닌, 다양한 반찬이 고루 올려진 노동과 정성의 밥상임을 기억해야 한다. 젊을 때 하는 운동은 건강은 물론 근육을 재배치해 아름다운 라인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 높다. 하지만 노년의 운동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이른바 ‘생존 근육’을 만드는 과정이다. 뼈나 관절을 감싸 외부의 충격에서 보호하고 심혈관의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근육은 나이가 들수록 유실되고 근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운동의 강도보다는 횟수다. 근육을 수축·이완하는 스트레칭, 의자에서 일어났다 앉기, 운동밴드나 1㎏ 정도의 무게로 버티고 들기 등을 12~20회 정도 하면서 점차 횟수를 늘린다. 중량을 늘리거나 강도를 높이고 반복 횟수를 줄이면 노인에게는 특별한 이점 없이 부상 위험만 증가한다. 순간의 강도보다 횟수를 늘려 차곡차곡 쌓기를 권한다.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트레칭에 대한 근육의 저항이 가장 적어지는 운동 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치 감각이 손상된 노인이 아닌 대부분의 노인에게는 유연성과 근력 운동이 균형 운동보다 낙상 예방 효과가 더 크다. 이러한 운동 역시 특정 질환자의 경우 전문의, 물리치료사, 전문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아 운동량이나 시간, 운동하는 법 등을 달리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겨울에는 야외 운동을 자제하고 모자를 쓰거나 발을 보호할 수 있는 신발을 권한다. “50세 이후의 운명은 스스로가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노화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인정하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안정적인 일상과 금연, 적절한 음주, 규칙적인 운동, 본인에게 맞는 체중 조절 등을 유지한다면 삶의 질이 높은 노년을 맞을 수 있다.
- 2024-09-1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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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중장년의 인적자본 활용하여 초고령화 대응 필요”
- 내년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이 예상된다. 더불어 출생률이 1명 이하로 진입한 2018년 이후 생산가능인구의 지속적 감소가 이어지며 경제성장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 단일 세대 중 가장 두꺼운 인구층을 이루는 2차 베이비붐 세대(1963~1974년생)인 954만여 명이 향후 11년에 걸쳐 법정 정년인 60세에 진입한다. 지금 이대로라면 이들이 모두 정년으로 퇴직하는 2034년쯤에는 이른바 ‘노동력 절벽’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현장에 가장 필요한 노동력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노동인구가 미래 사회의 중요한 인적자본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제기된다. 외국인력 유입, 스마트 공장화 등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결국 미래 인구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출생률 회복뿐만 아니라 전체 인구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장년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한 중장년은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세대이다.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쌓아온 인적자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산업현장의 주요 노동력으로서 중장년의 역할 재정립이 요구된다. 업무 경력이 많은 중장년은 일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도 탁월하며 결단력도 있다. 이런 분들이 일자리에서 오래 일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미래 노동시장을 여는 중요한 해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른바 ‘평생직장’보다는 ‘평생현역’이라는 맥락에서 중장년에 대한 계속적인 직업능력 개발과 적극적인 취업지원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노사발전재단에서는 전국 13개 중장년내일센터를 통해 생애경력설계를 바탕으로 중장년의 경험과 지식이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도록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고용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아울러 노사발전재단은 고용노동부와 함께 매년 ‘다시 시작하는 중장년 우수사례 공모전’을 개최해왔다. 올해도 공정한 심사를 통해 선정된 우수사례들은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자 하는 중장년과 이들의 경험과 지식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게는 내일로 가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 노사발전재단은 앞으로도 중장년이 오랫동안 계속 일할 수 있게 되어 우리 사회의 주요한 노동인구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중장년 취업지원 서비스를 내실있고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 2024-09-0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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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드에이지, 2024 日 국제복지기기전(H.C.R.) 탐방단 모집
- 써드에이지 주식회사는 오는 10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24 일본 시니어 비즈니스 인사이트 & 케어쇼(국제복지기기전)' 박람회에 참가할 탐방단 3기를 모집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탐방은 일본의 초고령화 사회 속 시니어 비즈니스 트렌드를 심도 있게 탐구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한국은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시니어 비즈니스 모델은 한국에게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되고 있다. 써드에이지 이보람 대표는 "일본에서는 이미 50개 이상의 상장 기업들이 시니어 분야를 주력 사업으로 삼아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이번 탐방단은 그러한 기업들을 직접 탐방할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탐방단은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되는 3기와,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진행되는 4기로 나뉘어 운영되며, 현재 3기 모집이 진행 중이다. 4기는 이미 모집이 마감됐다. 모든 일정은 모두투어를 통해 항공과 호텔을 제공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게 운영된다. 써드에이지는 매체의 칼럼 '시니어트렌드'를 통해 일본의 100세 시대 인프라를 소개하며, 돌봄, 여가, 일과 건강, 장례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일본 사례를 상세히 전달하고 있다. 이번 탐방단은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기획되었으며, 참가자들이 일본의 시니어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험하면서 실질적인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이번 탐방은 단순한 해외 연수를 넘어 일본의 선진적인 시니어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탐방 후에는 한국에서의 후속 모임을 통해 참가자들 간의 네트워킹과 협업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모집 대상은 시니어 관련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CEO, 임원, 금융 및 IT 전략 담당자, 요양 복지 사업 관계자 등이며, 신사업 개발자도 참여할 수 있다. 모집 인원은 10명으로 제한되며,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는다. 신청 마감일은 오는 30일이다.
- 2024-08-26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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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 어떻게 변화하나?”
- 지난 16일 써드에이지의 주최로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 세미나가 개최됐다. 최근 써드에이지는 '살던 곳에서 나이 들기(AIP: Aging In Place)'와 관련된 선진 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칼럼을 연재하고 세미나와 포럼을 개최해왔다. 이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 8월 16일 에이슬립 스타트업 공간에서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는 건축 설계사, 주택협동조합 이사장, 헬스케어 기업 관계자, 실버타운 연구소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논의를 펼쳤다. ‘시니어 비즈니스에 새로운 기회를 위해 알아야 할 것’이라는 부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국내외 시니어 주거 비즈니스 주요 사례를 다룬 써드에이지의 이보람 대표의 발표를 시작으로, 시니어 주거 정책 동향과 쟁점을 분석한 강남대학교 박영란 교수, 시니어 하우징 마케팅과 헬스케어에 관한 더클래식500 이종민 전(前)센터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또한, 아시아경제 박유진 기자는 국내 시니어 주거 동향을 취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번 세미나는 1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2편과 3편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2편에서는 시니어 주거 공간의 기획과 운영, 성공과 실패 사례를 다루며, 3편에서는 국내외 은퇴자 마을 사례를 심층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참석자들이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를 통해 시니어 레지던스와 관련된 정책과 산업 동향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졌으며, 향후 관련 분야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써드에이지는 신중년을 위한 일과 여가를 연결하며, 긍정적인 노후 인식 확산과 인생 3막 설계를 선도하는 전문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회사는 신중년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프로커넥트 서비스'를 운영하며, 시니어와 청년 간의 업무 연계 서비스 및 지역 내 창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2024-08-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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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어유, 시니어 칼럼니스트 공개 모집
- 스마트 케어 전문기업 캐어유가 경험과 역량을 갖춘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니어 칼럼니스트를 공개 모집한다. 이번 모집은 시사 및 사회 풍속에 대한 칼럼을 작성하여 건전한 사회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니어 칼럼니스트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체육, 종교, 연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동감이나 비판을 유도할 수 있는 칼럼을 작성하게 된다. 칼럼은 이메일을 통해 캐어유에 제출되며, 내부 검토 후 게재가 확정되면 원고료가 지급된다. 작성된 칼럼은 캐어유의 홈페이지, 밴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다양한 SNS에 실명으로 게재된다. 다만, 중복 게재는 허용되지 않는다. 응모를 원하는 시니어는 캐어유 대표 이메일로 이력서와 샘플 칼럼을 제출해야 하며, 내부 심사를 통해 선발된 인원은 개별 통지를 받는다. 모집 기한은 8월 31일까지이며, 선발 인원에 제한은 없다. 캐어유 관계자는 "시니어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 추후 시니어 인턴 모집 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캐어유는 8월 19일부터 1주일 동안 '인생대학원 교수양성'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과정은 평생 현역 시대를 대비해 인생 전반의 지혜와 경험을 전달할 교수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수료자는 '인생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어 다양한 강좌 프로그램에서 활동하게 되며, 우수 수료자는 '시니어 인턴'으로 채용될 계획이다. 또한, 시니어 인턴 중 활동 우수자 2명은 캐어유의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어 최소 6개월 이상의 근무와 4대 보험 및 급여가 보장된다.
- 2024-07-2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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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폐암 더 이상 두려운 암 아니다
- 국내 사망원인 1위는 단연 암이다. 한해 전체 사망자 5명 중 1명 이상이 암으로 사망한다(2022년 통계청 기준 22.4%). 그중에서도 폐암은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이다. 국내를 포함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암 사망률 부동의 1위를 차지한다. 실제 2022년 국내 폐암 사망자는 1만8584명으로 전체 암 사망자의 22.3%를 차지했다. 인구 10만 명 당 사망자 역시 36.3명으로 단연 많다. 간암(19.9명), 대장암(17.9명), 췌장암(14.3명), 위암(13.9명) 등이 뒤를 잇는다. 폐암이 무서운 암으로 꼽히는 이유는 조기진단이 어렵고 생존율이 낮다는 데 있다. 실제 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초기 발견이 쉽지 않다. 조기에 진단되는 환자는 전체의 5~15%에 불과하다.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 또 폐암으로 진단받고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38.5%에 불과하다(2017~2021년 기준). 그마저도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 이상 전이성 폐암은 5년 생존율이 10% 아래로 뚝 떨어진다. 전체 암의 5년 생존율 72.1%보다 턱없이 낮다. 그만큼 치료가 힘들고 생존율이 낮은 암이 폐암이다. 그러나 최근 폐암 치료에 표적 항암치료나 면역 항암치료 등 새로운 항암 전략이 속속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폐암은 더 이상 두려운 암이 아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금연과 검진을 통한 예방과 조기 발견으로 완치가 가능한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폐암 치료는 면역항암제가 표준치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암 치료의 글로벌 가이드라인으로 불리는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표준치료로 면역항암제를 권고한다. 치료 성적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표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최근 세계폐암학회가 발표한 면역항암제 1차 치료의 장기 생존 치료 성적을 보면 4기 비편평비소세포폐암 환자가 1차 치료로 면역항암제 병용 치료 시 생존 기간이 기존 10.6개월에서 22개월로 2배 증가했다. 또 2년간 면역항암제 1차 치료를 완료한 환자의 80.4%가 4년간 생존했다. 국내 4기 이상 전이성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0%에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면역항암제가 보인 성과는 눈부시다. 더불어 수술 후 재발이 높은 2, 3기 환자에 대한 수술 전·후 항암치료가 도입되며 수술 후 재발률을 낮추는 새로운 치료 방법이 속속들이 연구되고 있고, 곧바로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닌 극복할 수 있는 병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폐암 진단을 받았다고 낙담하거나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완치되지 않는 병이라 하더라도 병원에 열심히 다니면서 잘 조절하면 되는 것처럼 폐암도 자기가 가지고 있는 병 중 하나로 생각하고 본인에게 맞는 치료를 선택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 2024-07-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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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 케어 전문기업 캐어유, ‘인생대학원 교수양성과정’ 개강
- 캐어유가 은퇴 후 인생을 더욱 빛나고 열정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인생대학원 교수양성과정’을 개강한다. 캐어유는 ‘디지털 문해강사’ 과정을 통해 200여 명의 강사를 배출, 서울 경기권을 중심으로 어르신 대상 디지털 격차 해소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키오스크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교육용 키오스크 3종을 렌탈 및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 개강하는 ‘인생대학원’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시니어 세대가 필요로 하는 8개 과목을 5일간 학습하고 실버타운 현장 탐방을 통한 실습 기회를 제공한다. 경제, 거주, 일, 생활과 레저, 건강, 인식, 관계 및 계획과 실천의 8과목은 시니어의 은퇴 후 인생후반전에 대한 궁금증과 해결과제를 다루며, 약 1천 개의 토픽을 통해 풍부한 학습기회를 제공한다. 각 과목에는 워크북이 제공되어 학습 진도 및 주제 이해를 돕는다. 특히 이번 과정에는 ‘교수법’이 추가 과목으로 포함되어 퇴직을 앞둔 직장인이나 이미 은퇴한 사람들이 올바른 은퇴 준비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 은퇴 후 꿈꾸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강 후에는 교수임용고시와 강의 실습, 출석 및 과제 제출 등을 평가해 ‘인생대학원 교수’로 임용되며, 우수 수료자는 캐어유의 정식 직원으로 채용될 기회도 제공된다. 또한, 수강자에게는 캐어유의 온라인 매체에 칼럼을 게재하고 소정의 원고료를 받을 수 있는 ‘시니어 칼럼니스트’로 활동할 기회도 주어진다. 수료자들은 ‘학습동아리’를 운영하여 강의 관련 정보 제공과 네트워킹 활동을 지원받으며, 월 1회 세미나를 통해 새로운 과정 관련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모든 수강자는 캐어유가 운영하는 시니어 커뮤니티 센터 ‘캐어랜드’의 유료 강좌 및 제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우선 초청 기회도 제공된다. ‘인생대학원 교수임용 과정’은 8월 19일부터 22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며, 점심 식사가 제공된다. 8월 23일에는 수료 및 교수 임용식이 예정되어 있다. 과정에 대한 문의는 캐어유에 전화로 문의하거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2024-07-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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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쉰이 넘어 알게 된 것들
- 하버드대학교 출신 작가 데보라 코파겐이 졸업 30주년 동문회에 다녀와서 느낀 점 30가지를 정리했다. 1988년, 학부를 졸업한 그가 2017년 기고한 칼럼에 담긴 인생 교훈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1. 인생을 계획한 대로 살아낸 친구는 한 명도 없다. 2. 교사나 의사가 된 친구들이 대체로 행복해 보였다. 3. 변호사들은 대체로 행복하지 않거나 다른 직업을 찾고 싶어 했다. 4. 금융가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거의 예외 없이 직종을 바꾸고 싶어 했다. 가장 많이 꿈꾸는 분야는 예술이었다. 5. 예술 쪽에서 일한 친구들은 대체로 행복한 삶을 살았다. 다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6.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 그런데 재산이 많을수록 행복하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이 높았다. 7. 가장 채우고 싶은 욕구는 수면욕이었다. 8. 학창 시절 애창곡이 울려 퍼졌는데 다들 그때를 생각하며 즐거워했다. 9. 신입생 때 부끄러움을 타며 잘나서지 않던 친구들이 신기하게도 동창회 간부로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10. 이혼한 친구들은 대체로 이혼한 뒤 만족해했다. 11. 원치 않은 이혼을 한 친구들은 이혼 뒤 훨씬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12. 오랫동안 결혼생활을 유지한 친구들은 부부 사이가 성숙한 관계로 접어드는 계기나 전환점이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13. 거의 모든 친구들이 젊었을 때 얼마나 많은 것을 사사건건 비판했는지 생각하면 놀랍도록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14. 어느덧 쉰을 넘은 우리는 “사랑해”라는 말을 훨씬 더 자연스럽게, 자주, 많이 썼다. 15. 직업, 성취와 관계없이 파티나 강연, 토론에서 하는 말, 찾는 가치는 대체로 보편적인 가치로 수렴하는 것 같다. 사랑, 안식, 지적 자극, 훌륭한 리더십, 지속 가능한 환경, 우정, 안정 같은 것들이다. 16.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된 이들은 그 결정을 잘한 일이라며 만족해했다. 17. 첫 신입생 기숙사 룸메이트와 한잔하는 일은 졸업하고 30년이 지나니 훨씬 더 재밌었다. 18. 호텔에서 자는 것보다 오랜 친구네 집에서 하룻밤 묵는 것이 어느 모로 보나 훨씬 낫다. 19. 배우자가 있는 친구들도 대부분 동문회에 혼자 왔다. 20. 무릎, 엉덩이, 어깨가 성한 친구를 찾기 어려웠다. 21. 안색만 봐도 지난 30년 동안 누가 술을 많이 마셨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22. 외모 면에서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대체로 준수했다. 23. 소득이나 직장에서의 직책, 승진 면에서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대체로 성과가 좋았다. 24.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이 우리 삶에 꽤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25. 하버드 메모리얼 교회 종이 27번 울렸다. 먼저 세상을 떠난 27명을 기리는 의미였다. 26. 학부 시절 합창단원으로 활동한 친구들의 노래는 마치 정기 공연을 했던 것처럼 합이 척척 맞았다. 27. 너무 늦기 전에 소중한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은 것 같다. 28. 자식을 먼저 저세상으로 떠나보내야 했던 부모들도 있다. 29. 죽음이 머지않았다는 사실에 두려워한 적이 있는 이도 있고, 여전히 그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한 이도 있다. 30. 사랑만으로 모든 걸 치유하고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친구가 말한 것처럼 “사랑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힘이 됐다.” “사랑만으로 모든 걸 치유하고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랑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힘이 됐다.” 에디터 조형애 출처 데보라 코파겐 디자인 유영현
- 2024-06-2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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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류분을 둘러싼 분쟁과 논란, “무엇이 문제길래?”
- 우리 민법은 일정한 상속인에게 상속재산 중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비율을 보장해주고 있다. 이를 상속인의 유류분권이라 한다. 유류분 제도는 1977년 민법 개정으로 새로 도입되었다. 참고로 그 전 민법에 의하면, 증여가 무효로 되지 않은 이상 증여받은 사람은 취득한 재산을 반환할 의무가 없었다. ‘내가 벌어 이룬 재산이니 내가 자유롭게 처분하겠다.’ 사유재산제에 바탕을 둔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 상속제도에는 다음과 같은 법적 제한이 있다. [민법] 제1112조(유류분의 권리자와 유류분) 상속인의 유류분은 다음 각호에 의한다. 1.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2.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3.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3분의 1 4.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그 법정상속분의 3분의 1 제1113조(유류분의 산정) ① 유류분은 피상속인의 상속 개시 시에 있어서 가진 재산의 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가산하고 채무의 전액을 공제하여 이를 산정한다. 제1115조(유류분의 보전) ① 유류분 권리자가 피상속인의 제1114조에 규정된 증여 및 유증으로 인하여 그 유류분에 부족이 생긴 때에는 부족한 한도에서 그 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유류분 제도는 왜 도입됐을까? 직접적인 효과 측면에서 보면, 피상속인(고인이 된, 상속재산의 원 소유자를 말한다)의 재산 처분과 무관하게 법정상속분 중 일정 비율을 반드시 상속인에게 귀속시킴으로써 법정상속인의 상속권을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참고로 영미 법계는 유류분 제도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영국에도 피상속인에게 부양이 필요한 가족이 있다면 법원이 상속재산으로부터 일정액을 지급할 것을 명할 수 있는 제도가 있고, 미국 역시 유류분 제도와 유사한 제도를 인정하고 있다. 관련하여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헌법재판소 2010. 4. 29. 선고 2007헌바144 결정] 유류분 제도는 피상속인의 재산 처분의 자유·유언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피상속인의 재산 처분 행위로부터 유족들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를 보장하려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 더 나아가 헌법재판소는 유류분 권리자는 일반적으로 혈연이나 가족 공동생활을 통해 피상속인을 중심으로 긴밀한 유대관계를 가졌던 사람들로서, 유류분은 피상속인이 법정상속에서 완전히 벗어난 형태로 재산을 처분하는 것을 일정 부분 제한해 가족의 연대가 종국적으로 단절되는 것을 저지하는 기능을 갖는다고도 했다.(헌법재판소 2013. 12. 26. 2012헌바467 결정) 유류분 제도는 피상속인의 재산 처분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상속인의 생활기반을 보호하는 제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권리를 제한하면 자연스레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불효막심한 자녀나 가정을 유기한 배우자를 둔 사람이라면 ‘남보다 못한 상속인에게 재산을 주라고? 내 재산 내 마음대로 처분도 못 하나?’라는 기본적인 불만이 싹트고, 서로 간에 다양한 법률적 분쟁이 발생한다. 부동산 가치가 높아지고 고액 자산가들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분쟁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유류분 제도는 유족들의 생존권 보호 측면에서 그 정당성을 수긍할 수 있긴 하지만, 해당 제도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평균수명 연장으로 피상속인 사망 당시 이미 상속인이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굳이 상속재산에 의지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증가해 유족의 생존권 보호를 위한 유류분 제도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데다, 법정 상속인들의 상속에 대한 기대를 보장하는 것보다 피상속인의 재산 처분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유다. 헌법재판소에 유류분 관련하여 다수의 사건이 계류 중에 있는데, 이러한 경향이 반영된 결과다. 유류분 반환 청구 사건의 대부분은 피상속인의 최근친 직계비속들 사이의 분쟁이다. 간단한 사례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실제로는 이보다 복잡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분쟁이 발생하면 법률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사례] 두 아들을 둔 부부가 있다. 아버지는 장남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장남은 아버지와 연을 끊고 살았다. 아버지는 10억 원의 재산이 있었는데, 사망하기 3년 전 차남에게 5억 원을 증여했고, 2년 전 모 재단에 3억 원을 증여했다. 아버지는 사망했고, 남은 상속재산은 2억 원(=10억 원 – 차남 증여분 5억 원 – 재단 증여분 3억 원)이다. 위 사례에서 뒤늦게 아버지 장례식장에 나타난 장남이 유류분 침해를 주장할 경우를 상정해보자. 장남의 유류분은 다음과 같은 산식으로 산정된다. 유류분액 =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A) × 유류분권자의 유류분율(B) 위 사례에서는 상속재산 2억 원과 차남 증여분 5억 원의 합계 7억 원이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A)이다. 2년 전 재단에 증여한 3억 원은 왜 제외될까? 이는 원칙적으로 상속 개시 전의 1년간에 이루어진 증여에 한하여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민법 제1114조 전문) 다만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 권리자에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증여한 때에는 1년 전에 한 것도 포함된다.(민법 제1114조 후문) 3년 전에 증여한 차남 증여분 5억 원이 포함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속인에 대한 증여는 증여 시기를 불문하고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산입한다는 것이 통설과 판례다. 참고로 상속인의 직계비속, 배우자에게 이루어진 증여는 어떠할까? 증여의 경위를 고려하여 실질적으로 상속인에게 직접 증여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역시 산입하고 있고, 실무상 이를 제외하는 경우가 드물다. 위 사례에서 장남의 유류분은 1억 원(= 7억 원 × 1/7[= 법정상속분(2/7)의 1/2])으로 산정된다. 따라서 장남은 1억 원에서 자신이 상속받을 재산(남은 상속재산 2억 원 × 2/7)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유류분 침해로 주장하여, 차남을 상대로 유류분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물론 위 사례에서 어머니 역시 유류분 침해를 주장할 수 있다.) 유류분 포기는 인정될까? 대법원은 “유류분을 포함한 상속의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후 일정한 기간 내에만 가능하고 가정법원에 신고하는 등 일정한 절차와 방식을 따라야만 그 효력이 있으므로, 상속 개시 전에 한 유류분 포기 약정은 그와 같은 절차와 방식에 따르지 아니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다29409 판결)고 판시하여, 상속 개시 전 유류분 포기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장남이 ‘난 아버지 재산에서 한 푼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의기양양하게 집을 나가 연을 끊고 살았다 하더라도, 장남은 원칙적으로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할 수 있다. 물론 장남의 유류분 반환 청구가 신의칙 등에 위반되는지는 별도로 따져보아야 한다. 반면 상속 개시 후에는 유류분을 포기할 수 있다. 대법원도 “유류분은 상속분을 전제로 한 것으로서 상속이 개시된 후 일정한 기간 내에 적법하게 상속 포기 신고가 이루어지면 포기자의 유류분 반환 청구권은 당연히 소멸하게 되는 것이므로”라고 판시하여(대법원 2012. 4. 16. 선고 2011스191,192 결정) 이를 인정하고 있다. 유증(유언에 의한 증여)에 대해 먼저 반환 청구를 하여야 하므로(민법 제1116조) 유증이 있는데도 이를 제쳐둔 채 증여받은 자에 대해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하려면, 유증받은 자에 대해 반환 청구를 하더라도 유류분에 부족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증명해야 한다. 유류분 반환 청구권은 유류분 권리자가 ‘상속의 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 내, 또는 상속을 개시한 때로부터 10년 내에 하지 않으면 시효에 의하여 소멸한다.(민법 제1117조) 부쩍 늘어난 상속 관련 분쟁에서 정답을 찾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가족 간 깊은 유대는 분쟁을 줄일 수 있겠지만, 경제적 이해관계가 개입되는 순간 그 기반은 흔들릴 수 있다. 지혜를 담은 유언장 작성을 통해 분쟁을 최소화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더불어 유류분 제도 개선에 관하여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가 한곳으로 수렴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 이 칼럼은 지난 2024년 4월에 작성되어, 5월호 지면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
- 2024-05-3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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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의 글쓰기 어렵게 만드는 것, “줄이거나 늘리거나”
- 글쓰기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는 분량의 문제다. 쓸 수 있는 만큼, 쓰고 싶은 만큼 쓰면 못 쓸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문제는 정해진 분량만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원고지 10매 분량을 써야 한다고 가정하면, 어떤 이는 원고지 10매가 너무 많아 부담스러울 수 있고, 또 어떤 이는 하고 싶은 말에 비해 분량이 너무 적어 글을 쓰기 어려울 수 있다. 주제에 따라 어떤 내용은 길게 쓰는 게 쉬울 수 있고, 또 어떤 내용은 짧게 쓰고 싶으나 분량에 맞춰 써야 한다. 분량과 관련하여 글 쓰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많이 쓰고 줄이는 것이다. 쓰고 싶은 만큼 몽땅 쓰고 정해진 분량이 될 때까지 줄인다. 다른 하나는 쓸 수 있을 만큼 쓰고 조금씩 늘리는 것이다. 요약으로 쓰기 우선 많이 쓰고 줄이는 방법부터 알아보자. 많이 쓰고 줄이는 걸 ‘요약’이라고 한다. 요약으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쓸거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글쓰기 강의를 하며 만나본 사람 중에는 ‘내가 안 써서 그렇지 쓰기로 마음만 먹으면 책 열 권 분량도 쓸 수 있다’고 자신하는 분들이 있다. 이건 빈말이 아니다. 실제로 그런 분은 막상 쓰기 시작하면 거미가 엉덩이에서 실을 뽑아 그물을 치듯,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글을 써 내려간다. 하지만 이렇게 쓸거리가 풍부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할 필요 없다. 자기 안에 쓸거리가 없는 사람은 밖에서 찾으면 된다. 자료 검색을 통해 쓸거리를 끌어모으면 되는 것이다. 자기 안에 쓸거리가 있든, 검색으로 그러모았든, 다음 할 일은 요약이다. 그러니까 쓸거리 아니면 검색 능력, 그리고 요약하는 역량만 있으면 줄이기로 글을 쓸 수 있다. 요약하는 게 뭐 대수냐고 큰소리치는 분들이 간혹 있다. 학교 다닐 적 선생님 말씀 받아 적고, 교과서나 참고서의 중요한 곳에 밑줄 긋는 등 늘 하던 게 요약 아니냐고 말이다. 맞다. 요약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많이 한 작업 중 하나다. 가장 단순한 요약은 발췌다. 바로 밑줄 긋기와 별표 치기. 다음은 불필요한 걸 버리는 요약이 있다. 중복되거나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걸 버리고 남는 것으로 요약하는 방식이다. 버리는 요약 방식과 반대로 중요한 걸 뽑아내는 요약도 있다. 글을 읽을 때도 어떤 사람은 불필요한 걸 삭제하며 읽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중요한 걸 추출하면서 읽는다. 가장 어려운 요약은 주제를 파악하는 것이다. 주제를 파악한다는 건 글의 배경과 맥락을 통해 글쓴이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찾아내는 일이다. 이처럼 요약에도 발췌하기, 버리기, 뽑아내기, 주제 찾기 등의 방식이 있다. 손쉬운 요약 요령 청와대에 들어간 2000년, 상사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글쓰기는 요약의 역순이다. 요약이 줄이기라면 글쓰기는 늘리기다. 잘 줄이는 사람이 잘 늘릴 수 있다. 군대에서 총기 분해를 잘하는 사람이 조립도 잘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글을 잘 쓰려면 요약 능력부터 키워라.” 그러면서 칼럼을 서른 개 뽑아오라고 한 후 다섯 가지 숙제를 주었다. 첫째, 각 칼럼의 가장 중요한 한 문장에 밑줄을 그어라. 둘째, 각 칼럼을 세 문장 이내로 압축해라. 셋째, 각 칼럼에 중간 제목을 달아라. 넷째, 각 칼럼의 주제문을 파악해라. 다섯째, 파악한 주제문으로 글을 써라. 이렇게 다섯 단계의 요약 훈련을 한 후 글쓰기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자, 이렇게 요약 능력을 키웠다면 이제 실전 요약 글쓰기를 할 차례다. 요약 글쓰기 1단계는 쓸 수 있는 만큼 쓰는 것이다. 2단계는 써둔 것과 관련 있는 내용을 이곳저곳에서 찾아 붙인다. 이때 최대한 양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글쓰기는 ‘생각하기’가 아니라 ‘행동하기’다. 행동으로 양을 늘려라. 양을 늘리는 데는 재능이 필요 없다. 늘어난 양이 재능으로 둔갑하도록 하라. 양은 많을수록, 주제와 관련성이 높을수록, 흔하지 않은 최신 것일수록, 무엇보다 정확하고 믿을 만한 것일수록 바람직하다. 3단계는 요약하는 것이다. 4단계는 요약한 것을 비슷한 내용끼리 분류한다. 5단계는 분류한 덩어리 하나하나를 갖고 글을 쓴다. 6단계는 덩어리를 배열한다. 첫 문장으로 쓰기 많이 써서 줄이는 글쓰기가 있다면, 적게 써서 늘리는 방식도 있다. 이렇게 늘려서 쓰는 방식은 다시 세 가지로 나뉜다. 우선 첫 문장부터 쓰기다. 첫 문장을 쓴 후 계속 이어나가는 글쓰기다. 글을 써본 사람은 알듯이, 좋은 첫 문장이 떠오르면 그 문장이 다음 문장을 물고 오고, 그다음 문장은 또 다른 문장을 낳으면서 줄줄이 글이 써진다. 문제는 첫 문장을 떠올리는 일이다. 글에서 첫 번째 문장을 찾는 일은 머릿속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실타래에서 실마리를 찾는 일과 같다. 내가 처음 글을 쓸 때 하던 방식이 있다. 신문 칼럼 100개에서 첫 문장만 긁어다 빈 문서에 붙인 후, 유형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했다. 그랬더니 첫 문장으로 쓰인 내용이 10여 개 남짓으로 정리됐다. 질문으로 시작한다, 다른 사람의 말이나 글을 인용한다, 최근에 일어난 사건 사고나 최신 트렌드 등을 소개한다, 무언가의 정의를 내린다, 필자가 겪은 일화나 경험을 언급한다, 글의 주제를 밝힌다 등등. 첫 문장은 짧으면서도 전체 내용을 암시하거나 함축해야 한다. 또 그러면서도 글의 내용에 관해 궁금증을 자아내야 한다. 글쓰기는 이런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연결하는 일이다. 좋은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생각나면 글을 상당 부분 완성한 것이나 다름없다. 미국 작가 조앤 디디온이 그랬다. “첫 문장은 대단한 문장일 필요가 없다. 조잡한 문장이어도 좋다. 일단 첫 문장을 써라. 그 문장의 마침표를 찍기 무섭게 다음 문장을 써라. 그러면 된다.” 나는 여기에 한마디를 보태고 싶다. 글을 다 쓴 후엔 다시 첫 문장으로 돌아가 반드시 첫 문장을 손봐라. 그만큼 첫 문장은 중요하다. 보태기로 쓰기 적게 써서 늘리는 두 번째 방법은 야금야금 보태기다. 눈덩이 굴리듯 조금씩 살을 붙여나가는 식이다. 이 방식은 처음엔 진도가 잘 나가지 않으나, 계속 해나가면 속도가 붙는다는 장점이 있다. 나는 이 방식으로 글을 쓸 때는 노트북 화면 정중앙에 내가 써야 할 문서를 갖다놓고 하루에도 몇 번씩 들락거린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침에 들어갔을 땐 아무 생각도 안 나다가 오후에 들어가면 불현듯 떠오른다. 길을 걷다가, 차를 마시다가도 보탤 말이 떠오른다. 이렇게 보태기로 글을 쓸 때 중요한 건 몰입이다. 써야 할 주제에 몰입해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 주제에 관한 책을 읽고, 유튜브 영상을 보고, 누군가를 만났을 때도 이 주제에 관해 말해본다. 그러다 보면 불쑥불쑥 보탤 내용이 추가된다. 먼저 아무거나 생각나는 것으로 글쓰기에 착수한다. 이렇게 시동을 걸어놓으면 우리 뇌는 여기에 살을 붙이고 여백을 채우려고 힘을 쓴다. 이를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한다. 러시아 심리학자 블루마 자이가르닉이 동네 식당에 갔는데, 종업원들이 계산이 끝난 주문 내용은 잘 기억하지 못했지만 아직 서빙하지 않은 주문 내용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처럼 우리 뇌는 끝나지 않거나 진행하고 있는 임무는 그것이 끝날 때까지 잊지 않고 기억한다. 보태 쓰기는 이런 뇌의 특징을 활용하는 글쓰기인 셈이다. 정리하면 보태기로 쓰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글을 쓰는 시간과 시간 사이에 인터벌을 두어 머릿속에 고여 있던 추가할 내용이 그 시간 동안 숙성 발효되도록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읽기와 듣기 등으로 외부에서 자극을 줌으로써 보탤 내용을 떠올리는 것이다. 문단으로 쓰기 적게 써서 늘리는 세 번째 방법은 문단 쓰기다. 문단은 하나의 짧은 글이다. 글쓰기는 어휘에서 시작해 문장으로, 문장이 모여 문단으로, 문단이 쌓여서 완성된다. 긴 글을 쓰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문단 수준의 짧은 글을 쓰는 건 상대적으로 쉽다. 한 쪽짜리 글을 쓰려면 네댓 개의 문단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한 쪽을 쓴다고 생각하지 말고 각각의 짧은 글, 문단 네댓 개를 쓴 후, 이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글을 쓰자는 얘기다. 네댓 개의 글을 생각나는 대로 쓴 후 순서를 부여하면 된다. 통상 우리는 글을 쓸 때 다음에 나올 내용까지 염두에 둔다. 그래서 글쓰기가 힘들다. 그러니 짧은 글 하나만 완성하자는 생각으로 문단을 만들자. 단 문단은 갖춰야 할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문단은 하나의 완성된 글이어야 한다. 그 문단만 따로 떼어냈을 때 홀로서기가 가능한 글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문단의 완결성’이라고 한다. 둘째, 문단은 하나의 메시지를 갖고 있어, 제목을 붙일 수 있어야 한다. 그 하나의 메시지와 관련 없는 내용은 모두 빼야 하며, 한 문단에 메시지가 두 개면 두 문단으로 쪼개야 한다. 그러니까 한 문단은 하나의 주제를 향해야 하고, 모든 문장이 그 주제와 일맥상통해야 한다. 이를 ‘문단의 통일성’이라고 한다. 셋째, 문단 안에 있는 문장들의 관계가 자연스러워야 한다. 이를 ‘문단의 연결성’이라고 한다. 나는 주로 주제 문장을 문단의 맨 앞에 배치한다. 결론부터 내놓고 다음 문장을 쓴다. 두괄식으로 쓰는 것이다. 그게 쓰기도 쉽고, 읽기도 편하다. 개별 문단을 다 쓰고 나면 문단과 문단을 연결해야 하는데 시간 순이나 공간 순으로 할 수도 있고, 인과관계 순으로 할 수도 있다. 개연성 있게, 논리적으로 연결하면 된다. 다만 비슷한 내용의 문단이 중복되거나, 문단과 문단 사이에 내용 비약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사람마다 짧게 쓰기가 편한 사람이 있고, 길게 쓰는 게 쉬운 사람이 있다. 나는 길게 쓰기가 어렵다. 아마도 머릿속에 쓸 말이 많지 않고 자료를 찾는 데도 서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경우엔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할 것이다. 반대로 짧게 쓰기가 어려운 사람은 요약 훈련을 열심히 해야 한다. 그와 함께 시나 광고 카피 등 함축적 문장과 친해지길 권한다. 아무튼 글을 쓰려는 사람은 반드시 두 가지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많이 써서 줄이거나, 조금 써서 늘리거나. 이 두 가지만 할 수 있다면 못 쓸 글은 없다.
- 2024-04-29 0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