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38%, “중장년 구직자라도 교육 이수하면 채용”

입력 2025-10-31 06:59

50+재단 ‘중장년 정책 인사이트’ 발간… 기업 수요와 구직자 미스매치 진단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31일 ‘중장년 정책 인사이트(Insight)’ 2025년 8호를 발간했다. 이번 호의 핵심 주제는 ‘고용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 속에서 중장년층의 재취업과 경력 전환이 국가 경쟁력의 관건으로 떠오른 현실을 심층 분석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흥준 교수는 정책 칼럼에서 “평범한 직장인이 정년을 맞을 확률은 불과 15% 수준이며, 양질의 일자리는 여전히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집중돼 있다”며 “그러나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중장년층의 역할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수도권 429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중장년 채용을 선호하는 산업군은 도매·숙박·사회복지서비스·교육기관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장년 인력에 대한 기업 만족도가 52.1%로, 불만족(4.5%)을 압도해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보고서는 중장년 채용시장의 현실을 ‘고숙련 미스매치’, ‘기술 전환 격차’, ‘복지환경 격차’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특히 정보통신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에서는 AI·데이터 과학 등 첨단 기술 변화에 대응할 인재가 부족한 ‘고숙련 미스매치’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제조업은 스마트팩토리 등 자동화 전환 과정에서 기존 숙련기술과의 융합이 부족해 ‘기술 전환 격차’가 두드러졌고, 사회복지·교육서비스업은 낮은 임금과 근로환경이 채용의 걸림돌로 지적됐다.

기업들이 중장년 구직자에게 가장 바라는 역량으로는 문제해결능력, 적응성, 그리고 기술 활용 능력이 꼽혔다. 미래직업 역량 측면에서는 ‘기술 이해·활용’(31.6%)과 ‘분석적 사고’(27.6%)가 상위권을 차지해, 디지털 기술 이해도가 재취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신기술 분야 채용 의향’ 조사에서 기업의 38%가 40~50대 구직자가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이수한다면 ‘AI 개발자·데이터 과학자’로 채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제조업을 제외한 전 산업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현상으로, 중장년층이 기술 트렌드에 발맞춘다면 충분히 고임금(300만~400만원 이상) 일자리에 재진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서울대학교 김동호 교수는 텍스트마이닝 기법을 활용해 1만여 명의 서울시 중장년 응답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중장년층이 일자리 선택 및 유지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은 것은 ‘나이’였으며, ‘임금’과 ‘고용 불안’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필요한 지원으로는 ‘적정 임금’과 ‘고용 안정’에 대한 요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김 교수는 “연령 차별 해소와 질 좋은 일자리 확대가 중장년 정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내년 3월 개관 예정인 ‘중장년취업사관학교’를 통해 기업 수요 기반의 기술·직무훈련과 경력진단, 취업 연계, 사후관리까지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재단은 “데이터 기반 정책 설계와 산업별 맞춤형 고용 생태계 조성을 통해 중장년층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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