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
1, 지리산 청학동서 세상을 만나다
필자는 촌놈이다. 지리산 삼신봉 아래 청학동 계곡에서 세상을 만나서다. 청학동은 경남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일원을 이른다. 삼신봉에서 발원한 맑은 물이 기암괴석으로 둘러쳐진 계곡을 돌고 돌아 섬진강으로 이어진다. 하동읍까지 40리(약 15.7㎞), 진주시까지 100리(약 39.3㎞)다. 지금은 관광지로 많은 사람이 찾지
여름은 무더위[濕熱]가 극심한 계절이다. 노약자는 너무 더워서 사망하기도 한다. 한의학적으로 여름은 콩팥[水]이 약해져서 심장[火]을 제어하기 힘든 계절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건강이란 水火의 균형이 중요한데, 여름에는 火가 극성하고 水가 약해지기 때문에 균형이 깨지기 쉽다는 말이다. 그리고 여름은 피부, 얼굴 등 겉은 뜨거워지지만, 위장 등 속은 차가워
이재준(아호 송유재)
초정(艸丁) 김상옥(1920~2004) 시조시인과의 인연은 198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처녀시집인 을 구하기가 어려워 혹여 선생께선 몇 부 갖고 계실 듯해서 어렵게 전화로 여쭈니, 당신께서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복사한 것만 갖고 있다며, 꼭 구했으면 하셨다.
1947년 ‘수향서헌’에서 1000부 한정판으로 발간한 이 책은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전해인 1996년 4월, 필자는 외국인 친구 4명과 중국 구이린(桂林)을 여행했다. 떠나기 전 한국 친구들은 찡그린 표정으로 한마디씩 하며 말렸다. “공산주의 국가에 외국인들과? 꼭 가야겠니?” “하여튼 못 말려!.” 필자도 내심 걱정이 되었지만 ‘기회는 아무 때나 오는 게 아니야. 왔을 때 잡아야지!’ 이렇게 다짐하며 여행을 강행했
몇 년 전부터 휴가철이 되면 아내는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매년 해외여행을 떠났다. 그때마다 거의 일방적으로 필자에게 통보하곤 했다. ‘가도 되느냐?’가 아니라 ‘간다!’라고 했다. ‘가지 말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예약을 다 마쳐 놓은 상태에서 그냥 참고로 알고 있으라는 식이었다.
은근히 부화가 나 필자도 아내처럼 결행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으나 불가
나는 안경 대신에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여 눈이 나쁘단 사실을 한동안 숨겨왔다. 우리 시절엔 여자가 안경을 쓰는 걸 터부시했었으니까. 예를 들어 택시기사도 안경 쓴 여자를 첫손님으로 받으면 온종일 재수가 없단 말을 공공연하게 했다면 요즘 젊은이들은 믿기나 할까? 맞선 보는 자리에 안경을 쓴 색싯감은 일순위로 딱지를 맞았다는 일화도 믿지 않을 것이다.
근시의
아는 만큼 보인다는 옛 말이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송강(松江) 정철(鄭澈)의 을 우연히 최근 다시 읽어 보니, 과거에는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이 다시 보이는 것이 아닌가? 예컨대, 의 첫머리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江湖애 병이 깁퍼, 竹林의 누엇더니,’
‘강호에 병이 깊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당서(唐書) 에
마침내 소줏고리의 주둥이 끝에 작은 이슬이 맺힌다. 마치 옥구슬 같은 이슬이 한 방울씩 떨어질 때마다 정재식(鄭宰植·53) 예도(藝道) 대표의 표정이 사뭇 심각해진다. 그러기를 잠시, 이슬이 모여 물결을 일으키기 시작하자 부드럽고 무거운 향이 주위를 감싼다. 향기의 끝에서 달콤함이 느껴지자 안심했다는 듯 어머니 유민자(柳敏子·73) 명인이 허리를 펴고 일
책(book)과 사람(人)의 이야기를 담아온 ‘명사와 함께하는 북人북’. 이번 호에는 그 의미를 살려 책을 통해 맺어진 특별한 인연을 소개하려 한다. 바로 박상진(朴相珍·76) 경북대학교 명예교수와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다. 지난해 3월호에서 박 회장은 박 교수가 쓴 를 추천했다. 박 회장은 그전부터 여러 언론을 통해 박 교수의 책을 호평했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