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10일 ‘대한민국 직장인 은퇴백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직장인 은퇴백서는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2000만 직장인을 위한 은퇴설계 지침서로 ‘노후생활비, 얼마나 될까’ 등 체계적인 노후준비를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10가지 사항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 직장인 은퇴백서는 장수시대를 맞아 노후준비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3층 연금을 중심으로 한 연금제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또 노후준비에 활용하기 좋은 금융투자상품들도 ‘시니어 재테크 비밀노트’라는 코너를 통해 소개한다.
박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100세 시대가 리스크가 아닌 축복이 되려면 길어진 기대수명만큼 경제수명을 늘려야 하지만 대부분 노후준비를 막연하고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직장인 은퇴백서가 직장인의 노후준비를 위한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89·남) 씨는 1970년대에 회사를 설립해 연평균 매출액이 2000억 원가량 되는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키워냈다. A 씨는 형식적으로 아직 회사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지만, 건강 문제로 6여 년 전부터 실질적인 경영은 사내이사인 장남 B 씨가 담당하고 있다. A 씨는 슬하에
3남 2녀를 두었고, 평생을 바친 회사가 자신이 은퇴한 뒤에도 잘 운영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기업을 운영했던 지인들로부터, 높은 증여세와 상속세 때문에 가업승계를 포기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A씨는
가업을 승계한다면 언제,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할지 걱정이 많다.
상속세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으로 높다. 상속세 최고세율인 50%에 더해, 대기업의 경우는 최대주주 할증까지 적용돼 65%까지 세율이 치솟는다. 성공적인 가업승계는 상속세와 증여세를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전문적인 세법 지식을 지닌 회계사 또는 세무사라 해도, 상속세와 증여세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결코 쉽지 않다. 상속세와 증여세의 주된 타깃인 고액 자산가들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늘 새로운 방법을 찾아왔지만, 과세관청이 그에 맞춰 세법을 개정하거나 제도를 보완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가업승계를 위한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단계적으로 이행하면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있기 때문에 미리 포기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IBK경제연구소의 ‘우리나라 가업승계 현황분석(2019)’에 따르면, 창업자가 CEO인 중견·중소기업 5만1256개사 중 CEO가 60세 이상인 잠재적 가업승계 기업은 1만7021개사로 약 33.2%에 달한다. 만약 구체적인 가업승계 대책이 수립되지 않으면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주식 이전이 어려워져 후계자가 회사를 물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또 가업승계가 이루어질 때 부과되는 막대한 세금 때문에 회사의 주요 재산을 헐값에 팔아버리거나 승계를 포기하는 일까지 생길 수 있다.
가업승계의 첫걸음은 기업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종업원 수와 현금흐름, 리스크와 전망, 보유 주식, 개인 명의의 부동산과 부채, 후계자의 경영 소질, 소유 주식과 경제적 능력, 예상 상속세와 증여세 액수 및 이를 부담할 수 있는 현금 등의 자산, 그리고 마지막으로 후계자 외 가족들과의 분쟁 가능성 등을 살펴봐야 한다.
현황을 살펴본 다음에는, 아들딸 등 친족에게 회사를 물려줄 것인지, 전문 경영인 등 외부 후계자에게 승계할 것인지, 기업인수 또는 합병 등을 통해 제3자에게 매각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
장남에게 물려주고 싶은 A 씨의 사례처럼 친족에게 회사를 승계하기로 결정했다면, 다른 후계자 후보들, 회사 임직원들, 거래처 등 기업 경영과 관련된 사람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들에게 경영자의 결단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가족 간 갈등이 생기면 상속 분쟁, 유류분 분쟁 등으로 이어져 가업승계가 복잡해지고 가족관계가 해체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
그다음으로 들여다봐야 할 부분은 소유권과 경영권 이전 절차다. 이 시점에서는 절세 전략이 가장 중요하다. 후계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세금이 부과된다면 기업 유지가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업승계를 위한 절세 방안에는 중·장기적 전략과 단기적 전략이 있다. 중·장기적 절세 방안의 가장 일반적인 예는, 1세대가 오랜 기간을 두고 2세대에게 부동산이나 주식, 현금 등을 증여하는 것이다. 사전에 주식 등을 증여하지 않고 회사가 크게 성장한 뒤에 증여하면 증여세 부담 역시 커지기 때문이다. 가업승계를 목적으로 가업의 주식 또는 출자지분(100억 원 한도)을 증여받을 때는, 일정한 조건과 범위에서 증여세를 10%(과세표준 30억 원 초과금액에 대해서는 20%)로 낮춰주는 과세특례가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중·장기적 절세 방안도 있다. 기업 가치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마친 후 향후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분리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를 후계자에게 증여하는 방법이다. 이밖에 후계자가 세운 별도 법인과 기존 회사를 합병하는 방법,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법, 신설회사를 세우고 기업공개를 기대하는 제3자 투자를 받는 방법, 현물출자와 유상증자 등을 거쳐 국내외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법 등이 있다.
한편 가업승계와 관련한 단기적인 절세 방안으로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른 가업상속공제가 있다. 예컨대 매출액 3000억 원 미만의 중견기업으로서 오랜 기간 피상속인이 경영한 기업은, 그 기간에 따라 최대 500억 원 상당의 가업상속재산에 대해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오늘날 가업승계는 단순한 부의 대물림이 아니다. 기업의 존속, 장인정신 계승, 고용시장 안정과 같이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사안이다. 가업승계를 잘 연구하고 미리부터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김성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2002년부터 판사로 활동. 2015년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한정후견개시사건을 담당했고, 2018년부터 2019년 2월까지는 상속재산분할사건, 이혼과 재산분할 등에 관한 가사항소사건을 담당하는 합의부 재판장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법무법인 율촌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상속, 후견, 가사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정년퇴직이라…. 이건 뭐 생전 장례식이다.” 우치다테 마키코의 소설 ‘끝난 사람’에서 정년퇴직을 하는 주인공 다시로의 말입니다. 자기 사업체가 아닌 이상 퇴직은 누구나 거쳐야 합니다. 정년이 연장되더라도 본질은 변화 없습니다. 그래서 주된 직장에서 퇴직할 때 무엇을 준비해둬야 할지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재무적 준비뿐 아니라 비재무적 준비도 중요합니다. 여기서 그 몇 가지를 알아볼까 합니다.
퇴직 사춘기 대비
소설 ‘끝난 사람’의 주인공 다시로가 구직센터를 찾아가니 마침 조건이 괜찮은 곳이 있어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사무실에 8명 남짓이 앉아 있는 회사였지만 자신을 최대한 낮춰 채용해주면 열심히 해보겠다고 합니다. 사장은 도쿄대학교 법학부 출신이 자기 회사에 오면 할 일이 없을 것 같다고 합니다. 기술도 없는 일류대 출신은 쓸모가 없습니다. 다시로는 모교를 방문해 벤치에 앉아 펑펑 울고 맙니다.
주인공은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마음먹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일거리가 생기면서 대학원 진학은 무한 연기됩니다. 그러다 문화센터 등록처에서 여자를 만납니다. 63세의 주인공이 39세의 미혼 여성을 만났으니 가슴이 쿵쾅거립니다. 끝난 인생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것 역시, 결론은 헛물입니다. 다시로는 그냥 밥 잘 사주는 아저씨였던 셈입니다.
다시로는 피트니스에서 젊은 벤처 사업가를 만납니다. 사업가는 그를 고문으로 초빙합니다. 그런데 사업가가 급사를 하면서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 자리를 덜컥 맡습니다. 결과는 대참사입니다. 회사가 미수금을 받지 못해 파산을 하게 되고 대표이사인 관계로 자신의 돈으로 은행 대출금 10억 원을 상환합니다. 아내의 은퇴자금까지 날려버리게 되죠. 이 일로 이혼 직전까지 갑니다.
아내는 가출하고, 회사는 파산하고, 은퇴자금 10억 원도 날리고, 맘 설레게 하던 39세 아가씨는 동상이몽이었습니다. 이제 주인공은 아버지의 구부정한 뒷모습을 생각하며 아버지가 느꼈을 고독을 이해합니다. 퇴직 후 사춘기처럼 방황하던 주인공은 방향을 잡습니다. 20~30대에 할 일과 60~70대에 할 일이 따로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우리도 주인공 다시로처럼 퇴직 후 사춘기를 앓습니다. 10대 사춘기처럼 퇴직 후에 좌충우돌하고 고독을 느끼고 분노하고 눈물을 흘립니다. 이를 ‘물 빼기 3년’이라고도 합니다. 이 변화 과정을 무탈하게 넘겨야 합니다. 자신이 평생 쓰고 있던 가면(페르소나)에 집착하지 말고 다른 가면으로 잘 바꾸는 게 필요합니다. 노후의 변신은 절대 무죄입니다.
노후의 행복 조건
노후에는 이제 행복하게 살겠다고 마음먹습니다.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게 아니니 실천을 해야 합니다. 행복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걸 같이 먹을 때’ 혹은 ‘여행을 할 때’ 등과 같이 구체적 방법들을 이야기합니다. 경제학자들도 행복의 이유를 분석합니다. 브루노 프라이(Bruno Frey)가 쓴 ‘행복, 경제학의 혁명’에는 경제학자들이 찾은 행복의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 행복을 노골적으로 추구할수록 반대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멋있는 파티를 계획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파티 후에 실망이 컸다고 합니다. 행복하려면 지속적인 만족감을 얻어야 하는데 더 강한 만족감이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행복은 단기적인 희열 추구 혹은 희열의 연이은 추구가 아니라 장기적인 ‘좋은 삶’의 결과물일 수 있습니다.
둘째, 돈은 일정 수준까지만 행복에 중요하고 그 이상에서는 중요한 변수가 아닙니다. 이를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 Paradox)’이라고 하는데,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스털린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2000년 초에 실시한 세계가치조사를 보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가 될 때까지 삶의 만족도는 올라갑니다. 그러나 1만 달러를 넘어서면 1인당 국민소득과 삶의 만족도 사이의 상관관계가 거의 사라져버립니다.
셋째, 행복해지려면 일을 해야 합니다. 일과 행복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실업은 삶을 극도로 불행하게 만듭니다. 이혼이나 별거 등 다른 어떤 사건보다 안정감을 떨어뜨린다고 합니다. 돈이 있어도 일하지 않으면 불행해진다고 합니다. 건강상태가 나빠지고 사망률도 높아지고 자살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합니다. 실업 상태에 빠진 사람들은 많은 ‘비금전적 비용’을 지불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내재적 속성을 가진 활동에 의도적으로 자신의 자원을 배분해야 합니다. 내재적 속성은 타인과의 연결, 자신의 유능감, 자율성, 참여 등과 관련되어 있고 외재적 속성은 재화의 소비, 지위, 소득, 명예 등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내재적 속성은 반복해도 지겹지 않고 좋았던 경험의 기억도 오래 지속됩니다. 반면에 외재적 속성은 빨리 지루해지고 경험의 기억도 오래가지 않습니다. 명품 백을 사고 조금 지나면 행복감은 희미해집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까먹고 장기적으로 좋은 삶을 살아가면 됩니다. 그리고 삶의 구조를 다음과 같이 바꾸어나갑니다. 돈은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만 그 이상의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으므로, 돈을 버는 데 집중되었던 자원을 적절히 재배치합니다. 일은 해야 합니다. 금전적 가치 외에 비금전적 가치도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내재적 속성의 활동을 의도적으로 늘려야 합니다.
노후자산 지키는 삼총사
행복이라는 비재무적인 문제를 봤다면 이제 재무 솔루션을 보겠습니다. 노후 재무설계의 포인트는 수명에 맞게 자산 수명도 길게 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단번에 해결해주는 전가의 보도 같은 상품은 없으며 연금자산, 투자자산, 보험자산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우선, 종신연금은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지급하므로 나의 수명과 자산 수명을 일치시킬 수 있습니다. 한편, 공적연금은 매년 연금 지급액을 물가에 연동해서 올려주기 때문에 구매력이 유지됩니다. 공적연금은 장수리스크와 구매력리스크를 없애주기 때문에 노후에 가장 적합한 자산입니다. 공적연금을 가급적 충분히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족할 때는 주택연금이나 민간의 종신연금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투자자산은 수익률이 높으므로 자산 수명이 깁니다. 지금 가진 돈의 4%를 매년 인출하고 2% 물가가 오르는 만큼 인출을 증가시킨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경우 자산운용수익률이 2%이면 25년 만에, 3%일 때는 28년 만에 자산이 모두 소진됩니다. 하지만 4%일 때는 34년, 5%이면 43년으로 자산 수명이 길어집니다. 노후자산은 안정적이어야 함을 감안할 때, 목표하는 투자수익률은 4%를 중심으로 해서 3~5%가 적절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마지막으로, 보험자산은 노후자산을 블랙스완(black swan)에서 보호해줍니다. 블랙스완은 아주 가끔씩 발생하지만 일단 발생하면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것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노후 자산은 중대 질병이라는 블랙스완의 출현으로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수십 년 준비해둔 노후설계가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보험은 생애설계에서 블랙스완의 출현을 막아줍니다. 노후의 보험자산은 생명보험보다는 질병이나 요양보험들이 해당되겠죠.
세 자산 중, 투자자산은 골을 넣는 공격수로 자산 수명을 길게 해주는 주포(主砲) 역할을 해줍니다. 축구에서 공격에 치중하다 보면 골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인생 후반의 실점은 치명적입니다. 그래서 연금자산으로 1차 수비라인을 만들어야 합니다. 연금자산으로 생계를 유지할 소득을 만들어둬야 하는 거죠. 하지만 이 수비만으론 부족합니다. 노후자산의 급격한 변동을 막기 위해서는 2차 수비라인으로 보험자산을 가져야 합니다. 연금, 보험, 투자 이 셋은 노후자산을 지키는 삼총사입니다.
내 연금 내가 만들기
연금처럼 자신이 보유한 금융자산에서도 매월 일정한 소득을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국가나 금융기관이 아닌 자신이 만드는 셀프연금인 셈이죠. 종신연금은 유동성이 없는 데 반해 셀프연금은 언제든 중도에 필요한 돈을 찾아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셀프연금 체계는 퇴직 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배당일이 다른 6개의 리츠(REITs)를 사놓으면 매월 배당금이 들어옵니다. 보유 리츠의 평균배당금액을 감안해 매월 일정한 금액을 인출하면 됩니다. 금융상품을 달리하여 받을 수도 있습니다. 계좌에 주식펀드를 넣어두고 여기에서 매월 확정된 금액을 인출하는 방법입니다. 이 경우 수익률이 높으면 수익금만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수익률이 낮을 때는 원금을 빼 써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변동성이 큰 자산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셀프연금을 만들기에 적합한 금융상품은 수익률이 너무 낮지 않은 현금흐름이 꾸준히 나오는 인컴형 투자자산입니다. 투자자산이지만, 자산가격 상승보다는 배당이나 이자획득이 주목적인 자산이죠. 리츠, 상장 부동산펀드, 회사채, 배당주 등이 해당됩니다.
이런 자산을 담고 나면, 계좌의 수익금과 원금의 일부를 연금처럼 인출할 수 있는 인출 방식을 적용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정액식(定額式)입니다. 예를 들어, 초기 자산의 4%(5억 원이면 연 2000만 원)를 계속 인출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금액이 확정적이어서 이해하기 쉬우나 계좌의 잔고가 언제 바닥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계좌 운용수익률이 높으면 오래 유지되고 낮으면 일찍 바닥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대표적인 방식은 인출기간을 정해놓는(예를 들어 30년) 정기식(定期式)으로 매년 계좌잔고를 잔존 연금기간으로 나눈 금액을 인출합니다. 초기 자산이 5억 원이고 운용수익률이 4%라면, 첫해에는 1666만 원(=5억 원/30년) 인출하고, 둘째 해에는 1733만 원(=5억 266만 원/29년) 인출합니다. 이렇게 되면 마지막 해에는 5197만 원을 인출하고 계좌잔고는 없어집니다. 즉 연금액은 매년 변동하지만 30년 후에 계좌잔고는 정확히 ‘0’이 됩니다. 이는 매월 연금액은 확정적이지만 계좌잔고의 소진기간을 모르는 정액식과 대비되는 방식입니다.
국민연금은 우리가 손댈 수 없고, 민간 종신연금은 유동성이 없어 무작정 많이 하기 어렵습니다. 금융자산으로 내가 스스로 만드는 셀프연금이 노후에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셀프연금과 함께 공적연금, 종신연금을 잘 활용해서 노후 소득을 만들면 좋습니다.
은퇴한 시니어들의 화두는 뭐라해도 ‘일’이다. 300만 원 이상의 연금 수급자들도 돈을 떠나 ‘일’하고 싶어 한다. 재취업, 인생 2모작 등 현역으로 일하고 싶어 하는 시니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일까, 시니어들 사이에서는 노후 불안과 함께 65세 정년연장에 대한 얘기들이 뜨겁게 오가고 있다. 일하는 시니어가 많은 상황에서, 현재의 정년이 60세로 설정되어 있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정년을 연장하는 일은 일견 단순해 보여도 쉬이 풀기 힘든 무수한 문제들이 따른다. 대체 정년연장으로 어떤 변화들이 발생할 것인지 짚어봤다.
정년연장 논의 가속화에 팔 걷어붙인 정부
정년은 누구에게나 오게 된다. 현재 시니어의 생활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소위 ‘불이 붙은’ 이슈는 바로 ‘정년연장’일 것이다. 기존의 60세를 65세로 올려야 한다는 정년연장 화두는 올해 2월 대법원에서 본격적인 포문이 열렸다. 육체 노동자의 가동 연한을 60세로 산정한 원심을 깨고 65세로 늘려야 한다며 판례를 바꾼 것이다.
이어서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정년연장 문제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월 23일에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정년연장의 사회적 논의가 필요함을 밝히고 6월 초에는 TV에 출연해 정부에서 현재 해당 문제를 집중 논의하고 있음을 알리는 등 거듭해서 정년연장 이슈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6월 말에 발표된 60세 이상 고령자의 재고용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정부 시책은 이 문제에 기름을 부었다.
정년 60세, 어떻게 볼 것인가
우리나라의 고령자가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은퇴하는 연령은 남성은 72세, 여성은 72.2세로 알려져 있다. 이것도 2016년 기준이기에 2019년인 현재에는 더 높아졌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는 OECD 35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나이대다. 그런데 한국고용정보원 추산에 따르면,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평균연령은 49.1세에 불과하다. 이는 첫 퇴직을 하는 평균 나이가 49.1세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완전히 일에서 물러나는 72세까지 22년이라는 긴 시간을 재취업 혹은 계약직, 자영업의 세계에서 일하게 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런데다 지난 5월에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35.2%로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65세 이상 인구의 3분의 1이 아직도 일하고 있는 대한민국 현실에서 60세 정년이라는 현재의 기준은 은퇴 시점을 앞당기는 주요한 원인이면서 현실성 없는 기준으로 보인다. 그래서 현실에 맞게 정년도 5년 늘려서 65세로 간단하게 바꾸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이 간단한 해법 뒤에는 엄청나게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적 역학 작용들로 인한 갈등들이 시한폭탄처럼 숨겨져 있다. 올해 769만 명으로 집계된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20년 813만 명, 2024년 995만 명 등으로 늘어 2025년이면 10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청년 일자리와의 상충
100세 시대라는 명칭에 맞게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막대한 수의 베이비부머가 매년 80만 명이 은퇴하기 시작하는 근간에, 60세 정년이라는 기준은 터무니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기준을 보다 현실적인 나이인 65세로 올리는 일의 발목을 잡는 문제는 바로 청년실업이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국내외의 문제들이 중첩되어 경제 침체와 함께 높은 청년실업률이 이어지며 사회적 갈등으로 연결되는 상황이다. 정년연장으로 가뜩이나 부족한 청년 일자리를 시니어들이 빼앗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이 있다.
정년연장의 실현을 통해 노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1차적으로 공무원이나 대기업 근로자 등 소위 ‘좋은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좋은 일자리’는 청년들에게도 ‘좋은 일자리’이며 수년간의 고시 공부를 해서라도 들어가려는 곳이다. 정년연장으로 인한 일자리 축소와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리라는 것을 예상하게 만드는 이유다.
그러나 정년연장이 청년 일자리를 줄인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OECD는 일찍이 1990년대에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조기퇴직의 활성화를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세대 간 비교우위에 따른 고용분리로 인해 기존의 일자리 전쟁 가설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채택했다. 그래서 2005년부터는 양 세대 고용을 늘리는 정책 방향을 권고하고 있다.
이제 정부 입장을 보자. 현행 60세 정년을 유지하는 것은 국가 예산 정책을 위협하는 주원인이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현행 60세 정년 기준은 대부분의 복지 우대 대상 나이를 65세로 묶어두는 근거이기 때문이다. 즉 60세 정년을 유지하면 복지혜택을 받는 ‘노인’의 기준 연령을 낮추게 돼서 대상자 수가 늘어나게 되고 복지 부문의 지출을 늘리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더구나 복지혜택을 받지 않아도 되고 계속 일할 수 있는 건강한 시니어가 늘어나는 현재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까지 겹치면 복지 지출의 단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정년연장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정년연장 정책은 연령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얽혀 있는 문제들이 서로의 급소를 죄고 있는 듯한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다.
노동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들
다음은 기업의 입장을 살펴보자. 국내 기업들 다수는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연공급 임금 체계를 따르고 있다. 따라서 정년연장이 이뤄지면, 65세까지 늘어난 시간에 따라 연공급에 맞추는 기업의 인건비 지출 또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면 60~65세 인구 내에서 정년연장을 보장받으며 일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그리고 젊은이들 사이의 양극화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업들은 무조건적인 정년연장이 임금 지출 상승 및 전체 국민 경제에 피해를 줄 것이라며 반발부터 하는 상황이다.
이 문제의 해소를 위해 정년연장과 함께 노동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다. 60세 이상 직장인의 업무량을 점차적으로 줄여 65세에 은퇴 준비를 하게 함으로써 기업의 비용절감과 함께 청년층의 고용도 추구하자는 것이다. 그렇다. 이것은 임금피크제를 활성화하자는 주장이다. 임금피크제가 정착되기 위해선 시니어 당사자들 전반의 이해와 사회적 동의가 필요하지만 여전히 관련된 갈등들이 이곳저곳에서 펄펄 끓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민연금도 함께 검토해봐야
정년연장 문제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국민연금이다. 현행 60세 정년을 계속 유지하면 소위 ‘소득 크레바스’라고 불리는 소득 단절시기에 대한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기존 60세였던 국민연금 수급시점이 2013년부터 5년마다 한 살씩 상향조정돼 2033년에는 65세로 늘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행 60세 정년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2033년에는 최대 5년 동안 국민연금을 받지 못해 금전적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는 인구가 상당수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65세로 정년연장을 할 경우 국민연금 차원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을까? 지금까지 본 사례들처럼, 당연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일을 하면서도 연금을 받는 사람들로 인해 소득격차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연금공단 입장에서도 연금의 본래 취지와는 다른 성격의 지출이 발생함으로써 재정 부담과 함께 제도의 본질이 훼손되는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물론 2033년이 되면 65세로 수급 시점이 올라가니 65세 정년과 맞춰지겠지만, 그때까지 10여 년가량은 누수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즉 정년연장은 국민연금 제도의 근간도 검토해야 하는 일인 것이다.
선진국들의 대처
정년연장 문제는 전형적인 선진국형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사회 제도가 갖춰지고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노동인구 감소를 겪는 선진국의 사회 변화 추이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선진국들은 대부분 이 문제를 맞닥뜨려야 했다. 그렇다면 그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대처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미국은 1980년대에 이미 정년 개념을 없앴다.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나이에 따라 차별한다는 것은 불가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영국은 이보다 늦은 2011년에 대부분의 직업에서 정년제를 없앴다. 단 영국은 고령자가 직무 역량을 완전히 충족시킬 수 없는 부분적인 일자리들에서는 아직 정년제를 유지하고 있다. 독일은 이미 65세 정년을 적용하고 있는데 곧 67세로 연장할 계획이다. 대표적 장수 국가인 일본은 70세까지 정년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렇듯 선진국들은 정년연장을 피할 수 없는 역사적 순서로 보고 발생할 문제를 해소하는 쪽에 집중해 대처하고 있다.
불가피한 득과 실,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지금까지 열거된 것들만으로도 정년연장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사안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해당사자인 개인과 국가, 기관, 조직의 사정들이 얽히고설킨 상황이다.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있을 수도 없다.
분명한 것은 정년연장의 적용이 이뤄지면 각 이해당사자들이 서로 잃고 얻는 것들이 있으며 그러한 결과를 회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사회적 논의로써 정년연장 이슈를 공론화해, 철저히 사회통합적인 가치 기준에서 조정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매월 25일이면 국민연금이 월급처럼 또박또박 통장으로 들어온다. 이번 달에는 금액이 인상되어 162만 원을 받았다. 받을 때마다 국민연금제도가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생활비로는 부족해 좀 더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국민연금공단에서 발표한 2018년도 수급자 현황을 살펴보니 377만8824명이 연금을 받았고 최고 수령액은 204만6000원이다. 200만 원 이상의 금액을 받는 사람은 극소수인 10명에 불과하다. 그다음 액수는 월 150만 원 이상 200만 원 미만이며 수급자 수는 7477명이다. 내가 이 범주에 든다. 국민연금 총수령자 상위 0.2%에 드는 초고액 수령자 그룹이다. 이 통계를 보면 내가 받는 국민연금 수령액이 생활비로는 부족한 금액이지만 다른 수급자들과 비교해보면 많이 받는 액수여서 투정을 부리기가 미안하다.
수령액이 다른 사람보다 많은 이유는 60세부터 연금을 몇 번 받다가 연금액을 늘리기 위해 연금 수급시기를 65세로 늦춰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식들 모두 출가하고 아내와 단둘이 사는 2인 가족인데도 약간의 문화생활을 포함한 생활비로는 부족하다.
1. 국민연금이 용돈 수준이라면 문제다.
연금수령액 상위 0.2% 범주 안에 드는 수령자도 연금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현행 국민연금제도와 운용에 개선할 점이 있다는 의미다. 월 50만 원 미만의 금액을 수령하는 사람들은 285만9019명. 이들이 전체 수급자의 75%에 달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금액은 연금이라고 부르기에는 보잘것없고 용돈에도 미치지 못하는 푼돈 수준이라 해도 할 말이 없다.
2. 연금으로 생활이 가능해야 한다.
국민연금 제정목적은 노후생활보장에 있다. 이렇게 퍼주다가는 곧 연금이 고갈된다든가 앞으로 더 내고 덜 받으면 연금기금을 언제까지 지탱할 수 있다는 연금 본래의 목적과는 다른 공론이 떠들썩하다. 국민연금이 최저생활비는 될 수 있도록 기준을 먼저 정해놓고 그 방법들을 역으로 퍼즐 맞추듯 풀어나가야 한다.
3. 스스로 하는 자산운용은 위험하다.
국민연금을 받는 은퇴자들이 퇴직금이나 지금까지 모아둔 돈으로 주식이나 창업 등 자산운용을 하려다 실패하면 복구가 어렵다. 곧바로 극빈자 대열에 합류될 수도 있다. 은퇴자가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첫 번째 이유는 자식리스크이고 그다음이 자산관리 실패다. 희망자에 한해 시니어 자산을 연금관리공단에서 받고 연금액을 높여주는 방안을 생각해볼 때다.
4. 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 고민해봐야 한다.
요즘 취업자들이 공무원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두둑한 연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무원 연금 수령액이 국민연금보다 큰 것은 연금보험료를 더 많이 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도 보험료를 더 내고 더 받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불입액 인상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희망자에 한해서라도 즉시 시행해야 한다. 퇴직금을 맡기고 국민연금을 더 받을 수 있다면 나도 그렇게 할 것이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기준 44.5%인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연금액)을 45% 또는 50%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월 보험료도 현행 9%에서 12% 또는 13%를 인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현행 기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당장 생활이 궁핍한 사람들은 보험료 인상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연금 본래의 목적인 노후생활보장을 외면하면 안 된다. 연금보험료를 더 내고 더 받겠다는 희망자만이라도 수용해 편안한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50대 중반의 대기업 임원 출신들이 모였다. 그들은 앞으로 계속 퇴직하는 이들이 늘어날 텐데, 함께 의미 있는 활동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그렇게 40명이 뜻을 같이하기로 했고, 이름을 ‘엔슬(ENSL)’이라고 지었다. ‘Executive Network for Second Life’의 약자다. 그리고 법적 실체가 있는 게 좋을 것 같아 협동조합으로 등록했다. 엔슬협동조합의 탄생이었다. 공덕동 서울 허브센터에 있는 엔슬협동조합의 배영효 이사장, 송덕호 이사를 만나 고수들의 고민과 이념과 가치,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엔슬의 활동은 인생을 향유하고, 사회에 봉사하고, 배움을 추구하는 겁니다.”
지난 4년 동안 엔슬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배영효 이사장은 엔슬은 하나의 실험이라고 밝혔다. 수십 년 동안 한 분야에 몸담고 있다가 퇴직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유익하게 시간을 보내고,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인가는 우리 시대의 커다란 과제임이 분명하다. 엔슬은 엔슬의 방식으로 이런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엔슬이 성공을 거둔다면 다른 많은 사람에게 좋은 선례가 되고 우리 사회에 큰 공헌을 하는 것이 되겠지요. 또한 우리의 시행착오와 경험도 앞으로 같은 길을 걸어갈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행, 지식 나눔, 재취업, 스타트업 투자까지 경험
인생을 즐기고, 봉사하고, 배운다는 차원에서 지난 4년 동안 엔슬은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했다. 여행과 답사, 지식 나눔, 재취업, 창업 멘토링과 스타트업 투자까지, 엔슬협동조합 회원들은 퇴직자들의 도전과 실수와 보람 등을 모두 겪었을 것이다. 그것들이 엔슬협동조합의 유의미한 데이터로 쌓여 있다. 예를 들어 serving, 즉 봉사활동을 봐도 그렇다. 그들의 봉사활동은 이웃돕기 같은 차원의 활동이 아니다.
“기업 경력이 30년 넘는 임원이 많다 보니 그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활동을 벌여왔지요. 최근 창업이 붐이잖아요. 대부분의 창업자가 젊은 친구들이고요. 아이디어와 패기를 가진 창업자라 해도 네트워크나 사업 전개 방식 등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있죠. 그래서 우리 멤버들과는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겁니다. 엔슬은 숙련된 전문가들이 멘토링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아직 규모는 작아 실험적 단계입니다만, 회원들이 일정 금액을 모아 스타트업 투자도 하고 있고요. 창업 멤버들 중 일부는 투자 전문 기업을 창업하기도 했습니다.”
그루라고 해도 끝까지 성장하고 싶어 한다
내부적으로는 투자 기업 형태의 실험도 진행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엔슬은 회사가 아니다. 따라서 엔슬 조직은 위계도 없고, 멤버들이 보상을 받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조직이 유지되느냐?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느냐?’ 하는 질문들이 있을 수 있다.
“조직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어떤 일을 해야만 하고, 그 일을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거겠지요. 기업이라면 계층 구조 아래 급여를 주면서 일을 시키지만, 엔슬은 그런 조직하고는 다릅니다. 멤버들끼리 품앗이를 하면서 일을 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이 있습니다. 서로의 기대도 다르고, 상대에게 강요할 수 있는 관계도 아니고요. 이런 상황 속에서 40명의 멤버가 4년간 활동해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엔슬이 지향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바로 ‘사회적 의미가 있는 일을 하자’이다. 송덕호 이사는 ‘사람과 함께 활동하고자 하는 이들이 오는 곳’이 엔슬이라고 했다.
“퇴임 후 시간 보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죠. 집에서 쉬고 싶고, 돈이 많으니 골프나 치면서 살겠다는 사람은 엔슬에 오지 않아도 됩니다. 공부라든지, 성장하길 원하는 사람이 오면 됩니다. 공부와 성장은 혼자만으론 힘듭니다.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하니까요. 그 니즈를 아는 사람이면 되는 것입니다.”
엔슬은 녹슬지 않는다
2019년의 엔슬은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과거에는 아는 사람끼리 활동을 해왔지만 이제는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일 계획을 갖고 있다.
“2019년의 가장 큰 변화는 신입회원 모집입니다. 지난 4년간은 초창기 멤버들만 활동을 해왔는데 엔슬도 하나의 조직으로서 신진대사를 해야 할 것 같아 신입회원을 모집하기로 했습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상호 작용으로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조직입니다. 품앗이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는 거지요. 그래서 새해부터는 모든 회원이 하나 이상의 역할을 맡기로 했습니다. 무임승차(free riding)를 줄이는 것이 이런 성격의 조직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엔슬의 변화는 어떤 의미를 갖는 걸까. 그 의미는 엔슬의 가치가 학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성장과 배움을 이루려면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든지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든지 해야죠.”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과거의 관계들로 이뤄져 있다. 과거에 어디서 태어났느냐, 학교가 어디냐, 어떤 직장을 다녔냐 등등. 특히 시니어 세대를 이루는 50~60대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창 모임, 직장 선후배 모임, 종교 모임, 기타 취미활동 동호회 등이 인간관계의 주된 축이다. 미래지향적이라기보다는 과거지향적 관계들인 것이다.
“내가 만날 수 없는 사람을 만나야 발전할 수 있죠. 예를 들어 평소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인문학, 물리학, 블록체인 등의 내용을 처음 접하면서 사유를 넓혀가듯 말이죠. 그래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끼리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린 겁니다.”
‘계급장을 떼고 진짜 새로운 사람과 일을 해보자.’ 엔슬은 그렇게 과감한 판단을 내렸다. 물론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가 무조건 장밋빛 미래를 가져오리라는 보장은 없다. 좋은 일도 있겠지만 리스크도 있을 것이다. 기업에서 수십 년간 일하며 온갖 사람들을 다 만났던 베테랑 엔슬 멤버들이 그런 문제들을 인지하지 못할 리가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평적 관계로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게 얻는 게 더 많으리라는 답을 내린 것이다.
당장의 욕구는 인생의 지향점이 될 수 없다
배영효 이사장에게 엔슬의 회원이 될 수도 있는 이들, 바로 곧 퇴임할 베테랑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에 대해 묻자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답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니, 무얼 어찌하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요. 다만 ‘시간을 잘 쓰자’ 정도의 말은 누구에게나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시간을 잘 쓴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아요. ‘Happiness is not a destination. It is a way of life(행복은 목적지가 아니고 삶의 한 방법이다)’ 라는 개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인생은 아무 문제없는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고, 개인마다의 지향점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그런데 그 지향점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보통 정년이 되어 퇴직할 때가 되면 온갖 욕망들에 사로잡히기 마련이다. 배 이사장은 그런 욕망이 지향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보통은 옷을 벗고 나올 때 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욕구가 목적이 아닙니다. 회사에서 빨리 탈출하고 싶은 마음에 생기는 욕구이지요. 억압이 풀리면 그 욕구 역시 의미가 사라져요.”
구루가 되기 위한 출발선에 선 사람들
엔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단어가 있다. 바로 구루(guru)다. 자신들을 구루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직장에서 오래 생활했다는 것만으로 구루라고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엔슬은 구루 모임이 아니라 구루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오는 자리라는 것이다. 즉, 엔슬은 인생의 끝이 아니라 그 반대로, 구루로서의 첫걸음을 지향한다.
“구루가 되려면 우선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많은 지식을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지혜가 중요하죠. 지혜로운 사람은 향후의 변화를 읽을 수 있고 그걸 품을 수 있습니다. 자세히 아는 게 아니라 변화를 마음에 품고 사물을 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배 이사장이 인생의 고수야말로 진정한 구루라고 말하자, 송 이사가 받아서 좀 더 구체적으로설명했다.
“구루가 되기 위해서는 네 가지 포인트가 있다고 봐요. 첫째는 살면서 성장하겠다는 욕구죠. 모든 사람이 성장하려 하지는 않거든요. 둘째는 분야를 정해야 합니다. 분야가 너무 많으니까요. 셋째는 과거와 무관치 않다는 것. 과거를 무시하고 구루가 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걸 경험해보겠다면 즐길 수는 있지만 구루가 되기란 어렵죠. 넷째는 십 년은 더 활동해야 한다는 겁니다.”
4년을 걸어온 엔슬의 새로운 도전은 2019년부터 전개된다. 신입회원은 최근 1~2년 내에 퇴임한 대기업 임원들을 중심으로, 2019년 1~2월에 걸쳐 모집 선발하고, 3월에는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그들이 바라는 구루의 길이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찾는 고수들에게 어떤 모델로 제시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연금 기금고갈 시점이 애초 예상(2060년)보다 3년 빨라진 2057년으로 추정된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국민연금만이 아닌, 연금저축 등 개인연금을 활용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비무환’처럼, 연금저축을 활용해 근심 없는 노후, ‘노후무환’(老後無患)을 맞이하자.
연금저축펀드 비중↑ 연금저축 납입액↓
최근 3년간 신탁 비중은 지속해서 감소하는 반면, 펀드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따라 원금보장 같은 안전성보다는 연금자산을 늘릴 수 있는 수익성 중심으로 금융상품 선택기준이 변화하는 단계로 보인다.
중장년 세대의 연금저축 활용수준은?
노후준비보다는 절세목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더 커 보인다. 연간 납입금액이 0원인 건수가 증가하는 현황을 보면 절세목적마저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연금저축 활용수준이 질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체크포인트① 장기적인 계획 수립
연금저축은 노후를 위한 장기상품으로 10년 이상(최소가입 기간은 5년)을 유지할 생각으로 가입한다. ※중·단기 목돈 마련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활용
체크포인트② 중도해지 안 할 정도의 가입금액 선택
장기 운용해야 하는 연금저축 특성상 현재 경제상황을 고려해 납입금액의 규모는 물론, 시기나 주기도 잘 결정해야 한다.
체크포인트③ 적정수익률 추구
충분한 노후자산을 위해 장기투자를 통해 적정 수익 추구해야 한다.
체크포인트④ 상황에 맞는 수령기간 설정
소득공백기나 장수리스크 등 대비하는 목적에 따라 연금수령 기간을 설정 ※나이 들어 받을수록 절세 효과 커진다.
체크포인트⑤ 세제 혜택 챙기기
다양한 세제 혜택과 그에 따른 조건이 있어 수시로 확인이 필요하다.
법무부 2017년 통계자료를 보면 일반 교도소에서 출소한 6만 2624명 중 3년 이내에 24.7%가 재복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법무부 교정본부 통계에 따르면 출소 후 창업, 취업에 성공한 출소자 1670명의 재범률은 일반 출소자와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대부분 출소자들이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로 생계 문제를 꼽는 만큼 출소자의 취업이 재범을 방지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실에 맞춰 일반 비영리법인 사회적기업에서 출소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영위해나갈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큰 도움을 주는 업체가 있어 화제다. 바로 일반기업으로는 최초로 법무부 인가를 받은 한울배터리 사회적협동조합 이명원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출소자들에게 취업은 사회와 출소자를 잇는 가장 효과적인 가교(架橋) 역할이 되고 있다. 이 업체는 갱생보호대상자와 사회취약계층 채용에 중점을 두고 사회 공익을 실천하는 비영리법인 사회적협동조합이며 예비 사회적기업이기도 하다.
이명원 대표는 “전문기술 습득을 위한 직업훈련이 출소자 취업의 질적 향상과 더불어 재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배터리를 판매하거나 출장 교체 서비스 및 갱생보호대상자와 사회 취약계층을 고용해 기술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며 “갱생보호대상자 및 사회 취약계층의 안정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교정본부의 구인·구직 만남의 행사에 참여하고, 직업 훈련을 통한 창업을 지원하고, 매출 수익금을 갱생보호대상자와 사회 취약계층, 결손가정 청년 등의 사회 진출과 복귀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명원 대표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사업체를 운영하던 중에 부도를 막기 위해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빚을 갚지 못해 결국 1년 형을 선고받는다. 가족을 생각하며 그 절실함에 절망을 딛고 교육을 통하여 기술을 습득하였고, 모범수가 되어 가석방되었다. 출소 후 유통 분야 10여 년, 배터리 분야 9년 등 20여 년에 걸친 사업 경험을 토대로 서울시에서 3000만 원을 지원받고 무담보대출은행에서 1000만 원을 빌려 그 당시 받은 기술교육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확대하기 위하여 사업자 20여 명을 모아 힘을 합쳤다. 이로 인해 배터리업체를 열어 전국 30여 곳에 지점을 내면서 한울배터리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명원 대표는 “나 자신이 전과자였기에 재소자 내면에 엄습하는 현실적 불안감과 두려움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재소자들의 성공적인 사회 복귀를 위한 일자리 창출이 재범률을 낮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일을 하게 된 동기는 갱생보호대상자들은 출소 후에도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다시 방황하며 결국 재범을 하게 되는 상황이 무척 안타까웠고, 당장 먹고살 걱정 때문에, 사회에서의 삶보다 오히려 수감생활이 더 마음이 편하다는 재소자들의 말에 충격을 받아 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자립을 위한 다양한 지원으로 재범을 줄여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설립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한울배터리사회적협동조합은 취약계층과 출소자들의 주요사업 특징과 그중 배터리사업을 대표사업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 출소자의 생계를 위한 일자리 창출, 창업지원, 기술교육 등은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것이 중요하기에 그 일환으로 자동차정비 기술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운영 리스크가 적고, 기술습득이 용이한 차량 및 배터리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주요 사업 분야는 차량용 배터리, 산업용 배터리, 정류기반 배터리, UPS 배터리 설치 및 유지보수로, 조합원 모두가 다년간의 차량 및 배터리 분야의 사업 노하우를 지닌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차량에 관한 모든 상담과 업무가 가능하다. 한울배터리 서울 본점을 비롯해 전국 30여 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조합원 모두 개인사업자를 갖고 있어 분류상 사업자 협동조합인 것이 특징이다. 운영비를 제외한 모든 수익금은 사회복지사업에 환원되고, 갱생보호대상자 및 취약계층 결손가정 청년 등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 다각화와 고용 인원 증대에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한울배터리사회적협동조합은 배터리사업을 위주로 하는 시스템분야에서 2017년에 법무부 고용 실적 1위를 기록했다. 또 한울배터리사회적협동조합은 법무부, 교정본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과 연대하여 갱생보호대상자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쳐오고 있으며, 교정본부와 법무보호복지공단과의 유기적인 연대로 많은 공공단체들이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법무부 사회적협동조합의 인가를 최초로 받은 취지와 공로를 인정받아 ‘2016 대한민국 인물대상(사회공헌부문)’ ‘2018 이노베이션 기업 &브랜드대상’ ‘2018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인물대상’ 등을 수상했다.
이명원 대표는 “회사 운영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시 하는 것은 업무 시 직원들의 안전”이라며 “안전한 작업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사회적 적응 능력 배양과 더불어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나 개인적인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사소한 것이라도 함께 고민하고 들어주며 소통의 시간을 갖는 직장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전한다.
한울배터리사회적협동조합은 향후 출소자들 모두가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올해부터 사업 영역을 확장해 갱생보호대상자들을 위해 기숙사를 설립하여 편안한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비소 개설, 여성 출소자를 위한 크리닝사업부 신설 등을 계획하고 있고, 조합원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해 출소자들의 경제 자립 프로세스 마련을 위한 방안도 꾸준히 마련할 계획이다. 향후 갱생보호대상자들에게 문턱이 높은 일자리, 기업 외면의 본질적 문제점을 분석·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기술교육을 병행·고용을 확대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서 나아가 창업을 위한 단계적인 서비스를 펼쳐나간다는 방침이다.
경사이신(敬事而信)의 마음으로 ‘함께 나눔, 함께 행복, 함께 발전’을 위한 건강한 사회 만들기에 노력하는 이명원 대표는 “갱생보호대상자의 창업교육과 기술교육, 각 구치소 및 교도소 교정본부 산하기관의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에 지속적으로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 밝혔다.
사람은 누구라도 이 풍진 세상을 살아나간다. 그러다가 결국엔 생로병사로 삶을 마감한다. 이어 장례를 치르노라면 인생처럼 허무한 게 또 없음을 새삼 천착하게 된다. ‘때 되면 고작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거늘 왜 그렇게 지독하게 살았을까…’라는 화두를 놓고 고인에 대한 평가까지 ‘난상토론’으로 이어지는 곳이 장례식장이다.
5월 20일 타계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생전 미담이 새삼 세인들의 존경의 대상으로 우뚝하다. 평소 소탈했던 성품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감동을 더하고 있다는 뉴스가 도배를 이뤘다.
“몇 년 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주차장에서 후배 몇 명과 이야기하고 있는데, 한 노신사가 ‘어이쿠 실례합니다’하며 급하게 걸어오길래 길을 비켜드렸다. 노신사는 미안한 듯 멋쩍게 웃었는데, 구본무 회장님이셨다. 그룹 총수가 수행원 없이 다니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작년 화담숲에서 모자 쓴 어떤 할아버지가 더운 날 힘들게 걷던 만삭 임신부를 보고 모노레일을 무료로 타고 내려갈 수 있게 배려해 주더라. 자세히 보니 회장님이셨다.”
“아버지가 LG에서 일할 때 회사 구경을 갔다가 회장님을 만났는데 ‘꼬마 신사님, 커서 훌륭한 사람 돼서 다시 만나요’하며 용돈을 주신 것이 생각난다. 권위 의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쏟아지는 칭찬이 이 같은 주장의 방증이다.
이러한 고인의 ‘추모 글’에서 사람은 과연 어찌 살아야 현명한 것인지를 거듭 되돌아보게 된다. 이는 또한 한진그룹 재벌 총수 일가의 그야말로 ‘무차별 갑질’이 국민들 반감의 정점으로 떠올랐음과 크게 비교된다.
때문에 이를 보자면 두 재벌은 마치 겸손과 교만의 교차로에 서 있는 듯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물컵 갑질’로 시작된 대한항공 사태가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비리 의혹과 사정당국의 전방위 조사, 기업 가치 하락 등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는 건 오너리스크의 자충수가 아닐 수 없다.
오너리스크의 부끄러운 작태는 비단 한진그룹의 경우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생각나는 것만 하더라도 남양유업, (주)피죤, 네이처리퍼블릭, 미스터피자, 호식이 두 마리 치킨 등 그야말로 부지기수인 까닭이다.
‘사람이 미래다’라고 했음에도 정작 20대 1~2년짜리 신입사원들에게까지 희망퇴직을 강요하다 뭇매를 맞은 두산그룹 역시 자유롭지 못했다.
미국 듀크대학교 교수 댄 애리얼리는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이란 저서에서 “사람들은 모두 자기합리화가 가능한 선에서 거짓말과 부정행위를 저지른다”고 했다.
그렇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는 법이다. 거짓말과 부정행위는 언제든 부메랑으로 되돌아와 자신과 심지어 가족까지 벨 수 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널리 회자될 만큼, 임대수익이 나오는 부동산 소유는 수많은 현대인의 로망이다. 근로소득이 줄거나 없어지는 은퇴 전후 세대라면 더욱 그렇다. 이미 포화 상태인 창업 시장에 뛰어드느니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한창 달아오르던 부동산 시장에 최근 냉각 기류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다주택자들에게 칼날을 겨누면서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 시장의 열기가 급속도로 식어가는 분위기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적은 상업용 부동산으로 투자자들의 눈길이 이동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피스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의 2017년 전국 거래 건수는 38만4182건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와서는 거래 건수가 더욱 늘어났다. 1~2월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1%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상가와 오피스텔을 포함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도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올해부터 본격화하고 있고, 시중 금리 인상에 따라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수익률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상가 분양가 3.3㎡당 3306만 원, ‘역대 최고치’… 수익률 눈높이 낮춰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상가 평균 분양가가 역대 최고가인 3.3㎡당 3306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가량 상승한 수치다. 특히 서울 논현동, 마곡동에서 총 7개 단지가 3.3㎡당 평균 4385만 원에서 공급되며 전체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인천(3248만 원/3.3㎡)은 남양주 다산, 하남 미사, 화성 동탄2신도시 등지에서 29개 상가가 분양됐고 그 외 지방은 3.3㎡당 평균 2873만 원 수준에서 공급됐다.
오피스텔 매매 가격도 지난 1분기 0.2% 상승했다. 전 분기 대비(0.33%) 상승폭은 축소됐지만, 0.2% 선을 유지했다. 입주물량 증가, 금리 인상, 규제 강화 등 악재가 겹쳤지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높은 가격’은 투자자의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더욱이 강화된 대출 규제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당국은 3월 26일부터 RTI(Rent to Interest, 임대수익이자상환비율)를 도입했다. RTI는 연간 임대소득이 대출 이자의 1.5배(주택임대업)나 1.25배(비주택)를 넘어야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제한다. 이에 따라 대출이 까다로워지고 한도도 줄어들게 됐다. 상가의 경우 연 임대소득이 연간 이자 비용의 1.5배가 넘어야 대출이 가능하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당장의 대출 제한으로 상가 시장 내 절대적인 수요량은 소폭 감소하겠지만 목 좋은 우량 상가에 한해 자금력 있는 투자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기존에는 꼬마빌딩에 투자할 경우 자기자본 비율이 50% 미만이어도 가능했다”면서 “앞으로는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령 이전에는 자기자본 20억 원으로 50억 원대 꼬마빌딩에 투자하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레버리지 비율을 낮춰 30억 원대 빌딩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경기에 민감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상가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겠지만, 당장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실이 서서히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하고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중금리도 올라가고 있다. 대출은 조이고, 금리가 올라가면 투자자들 입장에선 돈을 빌려오기도 힘들고, 어렵게 대출을 받아도 이자 부담이 늘어 수익률이 떨어진다. 수익률의 눈높이를 조정해야 하는 시기라는 진단이다. 선 대표는 “올해 하반기를 지나 내년 상반기에는 대출 금리가 연 5%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수익형 부동산의 투자 수익률이 지역과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연 5% 안팎인데, 향후 실제 수익률보다 대출 금리가 높은 역전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큰 장' 예상, 도시재생지역 눈길
그렇다면 노후 대비를 위해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연세가 많을 경우 사업이나 창업에 제약이 많아 수익형 부동산이 현실적인 노후 대안일 수밖에 없다”며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예금 금리 이상이며, 투자 대상 선별에 따라 그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선 대표는 “노후 대비 목적이라면 주식처럼 불확실성이 크고 급등락이 심한 대상은 투자 대안이 되기 어렵다”면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시장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노후 대비를 위한 투자라면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도 안정적인 대상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지영 소장은 자금 여력에 따라 상가주택과 오피스텔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했다. 양 소장은 “상가주택은 투자 금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관리가 용이하고 건물의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땅값 상승 등으로 인해 리스크 요인이 적다”고 말했다.
상가주택의 경우 해당 지역의 특성을 잘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 예컨대 대학가일 경우 소형 위주의 상가주택이 유리하고, 1층 상가도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도록 임차 업종을 선별하는 것이 현명하다. 오피스텔은 그동안 공급이 많았기 때문에 기업 등 배후 수요가 받쳐주는 곳, 지하철 개통 예정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을 조언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오피스텔 분양 시장에서는 양극화가 뚜렷했다.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수원호매실동광뷰엘(333실)’의 청약 접수는 3건에 그쳤다. 경남 진주시 ‘신진주역세권줌시티(348실)’는 단 2건만 접수됐다. 반면 경기 화성시 ‘힐스테이트동탄2차(236실)’는 최고 경쟁률 10대 1로 준수한 성적을 보였고, 경기 수원시 ‘광교더샵레이크시티(1805실)’는 26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2분기에는 1만508실이 분양 예정이다. 임대수익뿐 아니라 매각 시 시세 차익을 기대한다면 상가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추천됐다. 올해 상가 투자 유망 지역으로는 신도시와 도시재생지역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선종필 대표는 도시재생 관점에서 서울 성동구 성수동과 은평구 수색동, 택지개발지구에서 하남시 등을 유망 지역으로 주목했다. 선 대표는 “유망 지역이라 해도 가격 요인을 고려했을 때 매력은 달라질 수 있다”며 “신규 분양일 경우 특히 가격을 낮추는 협상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혁 선임연구원은 “노후 대비를 위해 시세차익보다 고정수익에 초점을 맞춘다면, 신도시에 새로 형성되는 상권보다는 기존 상권 중에서 상승세 타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노년 세대가 직접 상가를 관리하려면 주거지에서 30분 안팎으로 가깝고, 평소 잘 알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시재생사업 관련 개선될 여지가 있는 지역, 현재 상권이 크지 않더라도 상승 요인이 많은 곳을 눈여겨보라는 관점이다.
투자 적기에 대해선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를 꼽았다. 양지영 소장은 “현재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대한 리스크 요인도 많고, 가격도 고점에서 조정이 되는 구간이라 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까지 여유를 갖고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 대표는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반기쯤에는 유동성 리스크에 빠진 건물 투자자나 상가 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평소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